단재 신채호 선생에 대한 단상

대한의혼 | 2010.03.31 14:25 | 조회 15567

출처: 박덕규 님의 글

어제 밤에는 단재 선생의 [조선상고사]와 총론을 읽다가 잠이 들었습니다. 꿈속에서 낯선 이가 나와 조선상고사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어, 하염없이 듣다가 잠이 깨었습니다.

빼앗긴 우리 산하를 떠나 옛 진한, 고구려, 발해 땅이었던 만주일대를 속절없이 떠돌며, 잃어버린 강토와 잘려진 역사와 매몰된 역사혼을 찾기위해 한평생 고난의 삶을 살으셨던 단재 신채호 선생.

우리 역사가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도대체 무엇이 참이고 거짓인지조차도 모르게 왜곡된 역사의 편린들을 줏어담으며 단재 선생은 분노에 찬 심정을 토해냅니다.


我誤聞時君誤言, 欲將正誤誤誰眞.
人生落地元來誤, 善誤終當作聖人.

나는 그릇 듣고 그대는 그릇 말하고
그릇된 것 고치자 한들 어느 누가 진짜인지
인생이 태어난 게 본시부터 그릇된 것
그릇된 것 잘 쓰면 그게 성인이 되네 그려

[영오(詠誤)]


진외가인 충남 대덕의 산내미에서 태어나, 고향인 충북 청원의 귀래미 마을에서 자란 단재 선생은 약관의 나이에 떠나 온 고향을 그리워하며 먼저 가신 형님의 기일에 시를 지어 바칩니다.

先父遣孤吾兩人, 崎卄載閱甘辛.
歸來洞裡三間屋, 郁里河邊一樹春.
風雨 床同話舊, 詩書滿架不憂貧.
誰知今夜燕南客, 獨坐天涯淚滿巾.

아버님 끼친 아들 우리 형제 두 사람, 기구한 이십 년에 달고 쓴 맛 다 겪었네
귀래동 마을에는 우리 자란 세 칸 집, 옥리하 냇가에 봄이 오면 꽃피고 비바람 불면 상에 누워 옛이야기 같이 하고
서가에는 책이 쌓여 가난 걱정 없었는데, 뉘 알았으리 오늘 밤 이역 만리 길손 되어 하늘가에 홀로 앉아 눈물만 흘릴 줄을

[형님 기일에(家兄忌日)]


1910년 망명하여 만주일대를 유랑하며 떠돌던 때, 고구려의 옛 땅 백두산에 올라 쓴 시에서 당시 선생의 고단한 삶의 피로가 묻어납니다.


人生四十太支離, 貧病相隨暫不移.
最恨水窮山盡處, 任情歌曲亦難爲.

인생 사십 년 지리(支離)도 하다 병과 가난 잠시도 안 떨어지네
한스럽다 산도 물도 다한 곳에서 내 뜻대로 노래 통곡 그도 어렵네

[백두산 도중(白頭山途中)]


단재 선생은 1929년 일제에 체포되어 10년 형을 언도받고 뤼순감옥에 수감됩니다. 이후 건강이 악화되어 보석형을 선고받으나, 보증인이 친일파라는 이유로 거절하고 결국 1936년, 독방 감옥에서 쓰러져 사망하였으니 선생의 향년 57세였습니다.


나는 네 사랑 너는 내 사랑
두 사랑 사이 칼로 써 베면
고우나 고운 핏덩이가 줄줄줄 흘러내려 오리니
한 주먹 덥썩 그 피를 쥐어 한 나라 땅에 고루 뿌리리
떨어지는 곳마다 꽃이 피어서 봄맞이 하리 [한 나라 생각]


우리의 잘려진 역사혼의 무덤은 너무나 깊고 어두워서, 단재 선생의 [조선 상고사]는 민족사학을 밝히려는 이들의 등불이 되고 표본이 되어왔습니다.

역시 한 평생 춥고 배고픈 삶을 살다 외로이 생을 마감한 한암당 이유립 선생 또한, 어린 시절 단재로부터 깊은 감명과 영향을 받았음을 회고하였습니다.

잃어버린 상고사를 되찾기 위한 선생의 피 끓는 열정을 어찌 헤아리겠습니까마는..
대포때 사부님께서 들려주신 단재 선생의 한 서린 일생과 민족관에 대한 도훈 말씀은 아직도 가슴에 잔잔한 여울이 되어 흐릅니다.



"조선의 역사는 무無정신의 역사다."



[독사신론] - 단재 신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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