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용기 (한겨레 칼럼)

진성조 | 2011.08.08 18:30 | 조회 9517
[백승종의 역설] 사회적 용기
등록 : 20110803 19:05

» 백승종 마을공동체문화연구소 대표
오스카 쉰들러는 돈밖에 모르는 사람이었다. 그런 그도 유대인에 대한 나치의 만행이 도를 넘자 삶의 태도를 바꾸었다. 그는 강제노동수용소에 갇힌 유대인을 천명도 넘게 탈출시켰다.
그의 사회적 용기는 후세의 표본이 되었다. 지난달 노르웨이에는 우익 테러의 광풍이 휘몰아쳤고, 그러자 어느 용감한 독일 시민의 활약이 전세계의 주목을 끌었다. 그는 자신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채 30여명의 귀한 생명을 구해냈다.

우리는 불의에 대한 시민의 항거를 사회적 용기 또는 시민의 용기(courage civil)라 일컫는다. 1835년 프랑스에서 처음 등장한 이 개념은 지금까지 많은 시민을 사로잡았다. 프랑스와 독일은 이런 용기를 북돋우려고 법적 장치까지 강구했다. 미국은 정규교육을 통해 그 정신을 함양한다.

사회적 용기는 사회적 안전판이다. 수년 전 유럽 농부들은 곡물의 유전자 조작을 막기 위해 일어섰다. 그들의 저항은 집단적 이기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생태계의 평화와 인류공동체의 안전을 위한 단결이었다.

이런 용기가 공동체의 평화를 지킨다. 2008년 구마모토 시민단체 회원들의 독도 관련 성명서가 좋은 본보기다. 용감한 일본 시민들은 자국 정부에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거짓 주장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진실을 존중하는 일본 시민의 용기는 동아시아의 평화를 지키는 디딤돌이 될 것이다.

최근 물의를 빚은 일본방위백서나 몇몇 일본 의원들의 못난 행태가 동아시아공동체의 평화를 위협하는 것과는 판이하다. 오늘날 국제사회는 물론 시민사회 내부에도 압제, 폭력 및 차별의 무거운 공기가 유령처럼 떠다닌다.

이 안타까운 현실은 더 많은 사회적 용기를 요구한다. 부산이든 제주든 그 어디서든 더는 물러날 여지가 없다. 평범하지만 용기 있는 시민만이 우리 희망이다. 그들이 곧 꽃망울을 터뜨릴 것이다. “나 하나 바로 서면 모두가 산다.” 안창호 선생의 이 말씀을 곱씹으며 다시 희망버스를 기다린다.

마을공동체문화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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