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이순신 같은 사람이 되고 싶으세요?

홍문화 | 2010.10.20 05:12 | 조회 7138

출처

네이버 까페 : KBS대하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글쓴이 : 어언예화

원문 : http://cafe.naver.com/kbsleesoonshin/28109

"이순신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고 친구한테 말했더니 말리더군요.

그 분 일생은 불행하지 않았냐면서.

그렇게 살면 힘들 거라면서.

친구의 말에 어느 정도 공감합니다.

사실 이순신 장군 같은 성격이면 그 당시에는 물론이고 오늘날에도 인간관계에서

그다지 환영받지 못합니다.

너무 맑은 물에 고기가 살지 않듯 사람도 어울려 살려면 적당히 둥글둥글해야 하거든요.

우리는 이순신 장군 같은 사람이 또 나타나길 바라지만

실상 그와 같은 사람을 배척하고 있는 것은 우리 자신일 지도 모릅니다.

왜냐면 곁에 두기 불편한 사람이거든요.

혹자는 이순신 같은 삶을 살되 좀 더 유연하게 살면 되지 않느냐고 하실지 모르지만

제 생각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유연한 삶"을 원한다면 "이순신 같은 삶"은 포기해야 합니다.

그 분이 유연한 삶을 사셨다면 그 분의 삶은 보다 편해졌을 테지만

우리가 이토록 기리는 "거룩한 그 분의 삶"은 기대할 수 없게 되었을 겁니다.

이순신을 한없이 동경하면서도,

이순신을 한없이 숭앙하면서도,

정작 내 자신이 이순신이 되기엔 뭔가 께름직한..

이런 이율배반적인 생각이 들 때마다 내가 과연 그 분을 존경하는 것이 어떤

마음에서인가...라는 슬픈 자괴감이 듭니다.

우리가 우리 시대에도 이순신이 나타나길 바랄 때

우리는 "우리" 아닌 다른 누군가가 이순신의 짐을 짊어지기를 바라는 것은 아닌지...

그 누군가가 마침내 이순신의 짐을 짊어졌을 때

우리는 그를 진심으로 환영할 수 있을지.... 또다른 선조가 되지는 않을른지....

영웅이 나타나길 바라지만,

그 영웅이 감내해야 할 고통을 생각하면,

차라리 내 눈 앞에서 내가 영웅을 알아 보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내가 어찌 감히 그 분의 삶을 따라갈 수 있으리오...라고 생각하는 이면에는

나는 그와 같은 고생을 받아 들이고 싶지 않다 라는 이기심이 자리잡고 있는 것은 아니겠는지요.

1598년에 돌아가신 그 분께 죄스러운 따름입니다.

추가적인 나의 글

불멸의 이순신으로 인해 우리는 이순신의 삶을 다시 되돌아 보게 되었고

그로 인해 이순신 장군의 한은 어느 정도는 해원이 되었다.

불멸의 이순신 까페에서 이 글을 보면서 많은 느낌이 교차하였다.

아마도 대부분의 불멸의 이순신 까페 회원의 공통분모이지 않을까?

하지만 이 글을 통해서 내가 느끼는 감정은 [정말 서글프다] 이다.

이 시대는 새로운 영웅을 원하고 있다. 하지만 어찌보면 그런 자기 모든 것을

희생하는 영웅을 바라면서도 그런 영웅을 시기 질투하는...

만화속 영웅은 없다. 차라리 배트맨이 그나마 조금은 더 인간적이다.

우리 시대에 다가오는 자연개벽, 문명개벽, 인간개벽이 없다면 정말

자기 개인만의 평화로운 삶을 영위하기에 노력하면 되겠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우리가 사는 시대는 우주의 여름에서 가을로 가는

전무후무한 (그 누구도 이와 같은 현상을 목격하지 못했기에) 가을개벽을

목전에 두고 있다.

각자의 가치관, 신념에 따라 행동하겠지만 그 결과는 하늘과 땅 차이를

넘을 것이다. 하지만 죽을때 죽더라도 알고서 죽고 싶다면 깊이 생각하고

판단해야 할 우리 시대의 문제이다.

외면하고, 피하고, 애써 무시하고 싶지만 조만간에 가을 개벽의 실체를 드러내면

어찌할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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