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기TV 드라마 [대물] -처럼 여성대통령 나올려나?

진성조 | 2010.10.15 09:14 | 조회 6445
이광필, '대물' 보며 여성대통령 꿈꾼다
입력시간 : 2010. 10.14. 20:58


글.사진/뉴시스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상상한 고현정 차인표 권상우 이수경 주연의 SBS TV 수목드라마 ‘대물’(연출 오종록)이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13일 방송된 제3회의 경우 전국 26.4%, 수도권 27.1%(AGB닐슨미디어리서치)라는 빼어난 시청률을 기록하며 비, 이나영, 다니엘 헤니, 이정진을 앞세운 KBS 2TV ‘도망자 플랜 B’를 10% 넘게 압도하며 동시간대 시청률 1위에 올랐다.

드라마 ‘대물’은 대한민국 권위의 정점인 대통령, 그것도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여성 대통령을 그렸다는 점에서 의미하는 바가 크다. 드라마에서 고현정(서혜림)은 숱한 난관을 극복하고 여성 대통령에 올라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과 중국에 대해 할 말 다하며 국민을 지키는 용기 있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여줬다.

이 드라마가 뜨면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사람들이 바로 국내 여성 정치인들이다. 그럼, 우리나라에서 여성 대통령이 나올 수 있을까.

해외의 경우 1974년 아르헨티나 이사벨 페론을 시작으로 필리핀의 코라손 아키노, 아이슬란드의 비그디스 핀보가도티르, 에콰도르의 아르테아가, 아일랜드의 매리 로빈슨과 매리 맥컬리스, 스위스의 루트 드라이푸스, 가이아나의 재닛 제이건, 스리랑카의 반다라나이케 쿠마라퉁가, 라트비아의 베가 프라이베르, 파나마의 미레야 모스코소, 인도네시아의 메가와티 수카르노, 필리핀의 글로리아 아로요, 핀란드의 타로야 할로넨 등이 여성 대통령으로 역사에 이름을 올렸다.
1776년 독립 이래 제44대 버락 오바마 대통령까지 대통령제를 시행해 오고 있는 미국에서는 아직껏 여성 대통령이 나오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우리나라에도 여성 대통령은 없었다.
하지만, 최근 국내 정치상황을 보면 그리 요원한 것만도 아니다. 가장 앞서 가는 인물은 역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다. 박 전 대표는 지난 대선을 앞둔 당내 경선에서 대통령 후보를 놓고 현 이명박 대통령과 박빙의 승부를 펼쳤으며, 차기 대통령 후보로 유력시되고 있다. 나경원 국회의원(2선)도 높은 대중적 인기를 기반으로 잠재적인 한나라당 여성 대통령 후보로 분류되고 있다.

민주당에서도 한명숙 전 총리를 필두로 추미애 국회의원(3선), 강금실 전 장관 등이 여성 대통령을 노려봄직한 인물로 거론된다. 드라마에서 서혜림이 앵커 출신이라는 점에 착안해 MBC 앵커 출신 박영선 국회의원(2선)을 대입해보는 호사가들도 있다.

그럼, 최초의 여성 대통령의 탄생은 가능할까. 국민들에게는 여성 정치인에게 갖는 기대 심리가 있다.
가장 큰 기대는 ‘도덕성’이다. 지난 수십년 간 남성 정치인들의 돈과 관련된 온갖 추문을 목도해 온 국민들은 상대적으로 여성 정치인들이 돈에 대해 초연할 것으로 여기는 심리가 크다. 일단 여성들은 돈에 대한 욕구가 남성들에 비해 그만큼 적고, 거물급 정치인들이 가장 돈을 필요로 하는 이유인 계파 정치인들이 없거나 있다고 하더라도 돈으로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 기대를 품고 있다.

또 다른 기대는 여성 특유의 감성 리더십이다. 우리 사회에서 불거지고 있는 온갖 갈등들을 자애로운 모성애와 여성 특유의 온화함으로 달래고 어루만져서 해결해줄 것으로 기대하는 심리다. 지난 시절 총칼, 정치적 구호, 법 등 온갖 수단을 동원해봤지만 동서 갈등, 빈부 갈등, 보혁 갈등 등을 제대로 풀지 못했다. 그래서 일말의 희망으로 주목하는 것이 바로 여성 대통령이다. 이는 곧 우리나라를 수십년 간 지배해 온 ‘독재’에의 회귀에 대한 두려움도 어느 정도 반영된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여성 대통령의 탄생을 위해서는 선결돼야 할 조건들이 아직 많다.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도덕성이나 감성만으로 되는 자리가 아니다 보니 정치력, 국정 운영능력, 경제나 외교국방 등 여성들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고 여겨지는 분야에 대한 지식과 경륜 검증이 필수로 부각될 것이다. 여기에 여성 대통령이 나와줬으면 하는 심리 저편에 숨어 있을 수 있는 뿌리 깊은 남존여비, 남녀차별 심리를 극복하는 것도 선결과제다.

드라마 ‘대물’에서 고현정은 말한다. “나라가 국민을 지켜주지 못한다면 그 나라가 어떻게 나라일 수 있느냐”고. 하지만, 그러한 문제 제기는 누구나 할 수 있다. 문제는 혈맹에 우방이라고 해도 국익 앞에서는 마냥 양보만 할 수 없는 국제 관계에서 정작 필요한 것은 문제 제기가 아닌 해결 능력이다. 드라마는 허구이기 때문에 작가가 쓰는대로, 연출자가 의도하는대로, 연기자가 표현하는대로 흘러간다. 아니, 매일 매일 쪽대본으로 대본이 나오는 요즘 시대에는 시청자 반응에 따라 결말까지 뒤바뀐다.

우리나라의 여성 대통령은 서혜림도, 고현정도 아닌 현실 속 대통령이다. 여성 대통령이 나올 수 있을지도 궁금하지만 그 여성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잘 이끌어나갈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부디 우리나라 여성 정치인들이 더욱 더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국민들이 여성 대통령에 갖고 있는 환상을 꼭 현실화함으로써 여성 대통령이 한 번 뿐 아니라 연이어 계속 나올 수 있는 나라가 될 수 있길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기대해본다.

가수/생명운동가/뷰티그룹 백야 회장 kp501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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