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무게는 몇 그램(g)?

진성조 | 2010.09.12 10:31 | 조회 6335

<영혼의 무게는 정말 21그램일까>

이색 실험 모음 '위험한 호기심' 출간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숀 펜 주연의 영화 '21그램'의 제목 21그램은 영혼의 무게를 의미한다고 한다.

영혼의 무게가 21그램이라는 건 어떻게 알 수 있을까. 1900년 호기심에 실제 영혼의 무게를 재보겠다고 실험을 한 의사가 있었다.

덩컨 맥두걸이라는 이름의 이 의사는 한 결핵환자가 곧 임종을 맞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실험을 하기로 했다. 맥두걸은 실험을 위해 특별히 만든 저울 위에 죽어가는 환자를 올리고는 그가 죽기를 기다렸다.

3시간 40분이 지난 뒤 환자는 마지막 숨을 내쉬었고 맥두걸은 그 순간 "눈금 막대가 분명한 소리를 내며 아래 칸으로 뚝 떨어진 후 다시 올라오지 않았다. 줄어든 무게는 0.75온스(약 21g)였다"라고 기록했다.

과학사를 전공한 저자의 '위험한 호기심'(한겨레출판 펴냄)은 맥두걸의 실험처럼 호기심에서 비롯된 69가지의 이색적인 심리실험을 모아 소개한 책이다.

책에는 우리가 한번쯤은 상상해 봤을 호기심을 실제 실험했던 사례들이 가득하다. 영화나 TV드라마에 나오는 이야기처럼 주인이 위험한 상황에 빠지면 애완견이 주인을 구해줄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주인이 심장마비에 일으키는 상황을 가정해 실제 개들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 지켜본 실험도 있고 바퀴벌레가 정말 핵전쟁이 일어나도 지구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확인하기 위해 바퀴벌레에게 방사선을 쏘는 실험도 있다.

그러나 저자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그저 '별종들의 서커스 향연'이 아니라 '호기심을 주체할 수 없었던 사람들'이다.

"앞으로 등장할 연구자들은, 심지어 가장 희귀한 족속, 가장 별난 사람들도 한 가지 덕목을 공유하고 있다. 모두 자신들을 둘러싼 세상을 눈여겨보고, 본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기보다는 그에 질문을 던졌다는 사실이다. 질문들은 아주 이상한 것이었을 수도 있다. 심지어 바보 같은 질문이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가장 위대한 발견들도 당시에는 멍청하게 생각된 질문을 기꺼이 던졌던 사람들이 해낸 경우가 많다"

특별한 과학지식이 없어도 술술 쉽게 읽어나갈 수 있지만 책에 등장하는 실험들은 엉뚱해 보이긴 해도 심심풀이 장난으로 이뤄진 것이 아닌, 과학자들과 심리학자들의 '진지한' 실험들이라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 김명주 옮김. 327쪽. 1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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