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산을 독립운동에 바친 이회영 선생-KBS 특집드라마

진성조 | 2010.08.28 15:38 | 조회 7111

끝나지 않은 국치…우당은 무어라 할까
K1 5부작 드라마 ‘자유인 이회영’
만주 항일무장투쟁 행적 등 조망
한겨레 김진철 기자기자블로그

» 왼쪽부터 <자유인 이회영>에서 정현섭 역을 맡은 홍일권, 여성 아나키스트 홍정화 역을 맡은 이아이, 우당 역의 정동환, 기무라 준페이 기자 역의 안재모, 흑색공포단 행동대장 백정기 역의 권오중(왼쪽부터).
친일파 자손들이 고개 쳐들고 떵떵거리고 사는 대한민국. 3800명을 헤아리는 반민족행위자를 사형으로 단죄하고 지금 이 순간에도 나치 부역자를 추격하는 프랑스와 견주는 일은 무의미하게, 또한 무력하게 느껴질 정도다. 생을 던져 옳음을 구했던 항일운동가들은 여전히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끝나지 않은 ‘국치’ 속에 국치일은 어느덧 100돌, 한국방송이 모처럼 우당 이회영 선생을 소재로 특집 드라마를 만들었다. 29일부터 방송되는 5부작 특집 드라마 <자유인 이회영>(극본 곽인행, 정형민, 이미호 연출 신창석·밤 9시55분)이다.

이회영은 누군가. 일제와 친일 앞잡이의 협업 아래 국권을 강탈당한 1910년 겨울 우당은 시영·건영·석영·철영·호영 등 다섯 동생과 식솔 40명을 이끌고 만주 벌판으로 떠난다. 신라·고려·조선에 걸쳐 대대로 문벌이 높다는 ‘삼한갑족’(三韓甲族) 경주 이씨 백사공파의 자손이,

백사 이항복 이래 영의정만 9명을 낸 집안이, 오랜 세월 쌓아온, 오늘날 셈으로 수백억원에 이르는 재산을 모두 정리하고 망명길에 올랐다. 그 자체로 상상하기 어려운 일인데다, 당시 대부분의 내로라하는 양반들이 재산과 관직 등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일제에 투항하고 협력했던 것과 견줘봐야 할 만한 일이기도 하다.

우당은 만주에 신흥무관학교를 세워 무장투쟁 독립운동의 틀을 닦았고, 아나키스트 운동에 동참해 마지막 한순간까지 일제에 무력으로 대항했다. ‘무력으로 빼앗긴 나라는 무력으로 되찾아야 한다’는 일관된 신념으로.

이 드라마가 더욱 흥미로운 것은, 일본인 기자의 시선으로 우당의 행적을 쫓는다는 것. 일본 명문대를 졸업한 종군기자 기무라 준페이는 자부심과 소명이 넘치는 저널리스트다. 그는 우연히 우당의 그림자를 조우하면서 감당하기 힘든 진실과 만나고 갈등한다.

일본 명문가의 후손이자 조선총독부 최고 실세의 아들이 그와 전적으로 반대편에 서 있는 우당을 취재하며 변해가는 모습이 상당히 극적으로 그려질 전망이다. 특히 5부작 구성에 따른 속도감 있는 전개와 아나키스트들이 벌이는 액션신 등이 볼거리를 채워줄 듯하다.

신창석 피디는 “모든 드라마를 사명감을 갖고 만들지만 이 드라마는 특히 그렇다. 역사적 인물을 발굴하고 물질주의 시대에 경종을 울리는, 진정으로 자기 일생과 영혼을 바쳐 조국을 위해 희생한 이회영 선생에 대해 조망한다는 것은 단지 드라마를 넘어서 가슴 뭉클한 무언가가 있다”고 말했다. 우당 역은 정동환이, 기무라 기자는 안재모가 맡았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사진 한국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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