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청년 '대니 서'를 아십니까?

진성조 | 2010.08.30 15:17 | 조회 6138
아름다운 청년의 사소하지만 위대한 실천기
한겨레
중학진로독서 /
[난이도 수준-중2~고1]

■ 이 책, 알고 보면 재미있다!

작가 미국에서 살고 있는 한국계 이민 2세. 열두살 나이에 ‘지구 2000’이라는 환경단체를 만들어 회원이 2만6천여명에 이르는 미국에서 가장 큰 청소년 환경단체를 이끌었다. 1995년 열여덟살 때, ‘알베르트 슈바이처 인간존엄상’을 받았다.

이 상은 평생을 사회사업에 바친 사람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영예와 권위를 상징하는 상이다. 98년에는 <피플>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 50인’에 선정됐다. 현재 ‘대니 서 미디어 벤처’를 설립해 환경 보호에 대한 티브이(TV)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환경 컨설턴트로 활동중이다. 2002년 <아름다운 청년, 대니 서의 집>을 펴냈다.

내용 대니 서는 1998년 8월 미국의 권위 있는 신문 가운데 하나인 <워싱턴 포스트>에 ‘탐욕의 시대에 보기 드문, 세계에서 가장 경이로운 인물’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됐다.

<피플>은 “대니 서는 외모도 귀엽고 잘생긴 미남이기도 하지만 마음속 깊이에서 솟구쳐 오르는 내면의 아름다움이 돋보인다”고 했다. 이렇듯 많은 언론이 대니 서에게 경이로운 인물, 아름다운 인물이라는 제목을 달아 소개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을 꼼꼼히 읽어보면 그가 왜 아름다운 청년으로 불리는지를 알 수 있다. 원제목은 ‘Heaven on Earth’이다. 제목대로 이 세상을 낙원으로 만들고 싶은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실천하는 사람이다. 이 책을 쓸 당시 스물두살. 그는 이 책에서 열두살 때부터 9년 동안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자신이 실천해 온 사례들을 100가지 이상 소개한다.





그는 지상에 낙원을 만들기 위해 하루에 15분의 시간만 투자해도 된다고 말한다. 그가 작은 기적이라고 부르는 실천사항들은 정말 소박하면서도 단순하다. 여행을 할 때 호텔에서 주는 샴푸·린스·구강청정제 등을 모아서 집 가까운 노숙자 보호소에 가져다주는 일, 다락방에 쌓아둔 옛날 동화책을 모아서 공공 도서관에 기증하기 등이 그것이다.

책에 소개된 방법들은 단지 머릿속으로 떠오른 아이디어를 알려준 것이 아니라 그가 직접 실천해 보고 경험한 것들이라는 점에서 더욱 감동을 준다. 또 이 책은 “실제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고 싶다”는 그의 말을 증명하듯 곳곳에 봉사자들의 생생한 체험담도 들어 있다.


■ 깊이 생각하기

대니 서는 “지상의 낙원을 만들고자 하는 것은 이제 내가 살아가는 이유이며 따뜻한 샤워나 모닝커피처럼 생활의 필수적인 부분이 되었다”고 말한다. 그는 또 이렇게 강조한다. “중요한 건 학벌이나 국적, 인종이나 나이가 아니다. 중요한 건 세상을 바꾸기 위한 개개인의 역량이다. 사람들은 노력은 않고 불평만 한다. 지금 우리가 사는 곳에 불평, 분석만 하는 일은 이제 그만 멈춰야 한다. 행동해야 한다. 내가 변해야 세상도 변한다.”

그의 이런 삶의 철학은 냉소적인 편의주의에 젖어 있는 젊은이들에게 세상은 행동함으로써 바뀔 수 있다는 비전을 갖게 해 주고 희망을 준다. 또 그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의 지휘자라는 말을 듣는다. 테크놀로지와 박애주의, 패션과 환경보호주의의 결합을 믿고 이런 운동이 성공할 수 있다고 확신하는 새로운 리더라는 것이다.

그가 어떻게 이런 일을 할 수 있었을까. 그는 대학에서 학문을 깊이 연구하거나 인생의 경험을 많이 한 것도 아니다. 그는 책을 읽으면서 독학으로 배웠으며, 많은 미디어들을 면밀히 관찰해 새로운 생각들을 도출해 내는 한편, 미디어를 활용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효과적으로 추진했다.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의식하고 그것을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이용할 줄 아는 영리한 신세대 환경운동가인 것이다.

그는 자선을 요청하는 우편물을 보낼 때에도 어떻게 하면 많은 사람들이 우편물을 읽게 할 것인지를 생각했다. 그래서 강설량이 많은 지역에 우선적으로 우편물을 보냈다. 폭설 때문에 사람들이 외출할 수 없을 때 우편물을 받는다면 지루해서라도 소식지와 모금 호소문을 더욱 상세하게 읽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일기예보에 맞춰 우편물을 보낸 결과 23%라는 놀랄 만한 회신율을 기록했다. 보통 비영리단체는 회원들로부터 2% 정도의 회신만 받아도 성공인데 말이다.

또 그는 생각은 많이 하되, 효율적으로 행동에 옮겼다. 최소 시간에 최대 성과를 올리자는 게 그의 원칙이다. 한 달 동안 하루 중 단 한시간만을 할애하면서도 그는 3만달러라는 거액의 돈을 모금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비평가들과 프로듀서들에게 전화를 걸어 그들이 읽지도 않고 버릴 예정인 책들을 모아 헌책방으로 가져가 팔아도 되겠느냐고 물었고, 그런 방법으로 2500달러를 모으는 데 세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니 서 스토리가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이유는 그가 늘 성공적인 삶을 살아왔기 때문만은 아니다. ‘지구 2000’이라는 전국적인 규모의 환경 단체의 회장직을 그만둔 뒤 그는 갑자기 의기소침해지고 자신이 쓸모없는 존재라는 생각이 들면서 우울증을 앓았다. 하지만 그는 자선단체에 거액을 기부하고, 혼자서 집 근처 공원을 청소함으로써 우울증을 극복했다. 작고 사소하지만 뭔가 도움이 되는 일을 함으로써 자신의 영혼을 고양시킬 수 있음을 깨달은 것이다.


■ 책 속에 나 있다

대가 바라지 않고 봉사 좋아하는 사람은 ‘사회형’

남을 돕고 봉사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직업흥미 유형은 ‘사회형’

직업 심리학자들은 사람들이 자신이 어떤 일에 흥미를 가지고 있는지를 이해함으로써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직업을 선택하는 데 도움을 받으며 자신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어떤 일에 흥미를 갖고 있는가가 그 사람의 재능이나 능력을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흥미를 알면 그에 부합한 직업을 탐색해 볼 수가 있다.

1920년대 스트롱(Strong)이라는 학자에 의해 시작된 직업흥미 검사에서는 사람들의 직업흥미 유형을 현장형, 탐구형, 예술형, 사회형, 진취형, 관습형 이렇게 여섯 가지로 구분한다.

사람들은 이 여섯 유형 중에 한두 가지에 흥미를 갖고 있는데, 대니 서처럼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돕는 것에 흥미가 많고, 대가를 바라지 않고 봉사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사회형’에 속한다. 그러니까 이 책에서 대니 서가 실천한 많은 사례들을 볼 때 가슴이 뛰었거나, 감동을 받는 데 그치지 않고 당장 그대로 실천해 보고 싶었다면 직업흥미 유형이 사회형일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직업흥미 이론에 따르면 사회형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함께 일하는 것을 좋아하고, 다른 사람의 잠재력을 키워주는 것을 좋아한다. 친절하고 관대하다는 말을 자주 들으며 다른 사람의 처지와 감정을 잘 이해하고 공감할 줄 안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자기가 맡은 일을 성실하고 책임감 있게 처리하고 민첩하게 문제를 해결한다.

사회형은 교육, 사회봉사, 의료봉사, 종교 활동 분야에 관심이 많다. 따라서 유아부터 초중고 교사와 특수교사, 평생교육사, 사회복지사, 청소년 상담원, 직업상담가, 간호사, 물리치료사, 의료기술자, 임상병리사, 신부, 목사, 수녀, 종교학자, 종교음악가 등의 직업과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대니 서는 책 속에서 “세상을 변화시키는 길은 자원봉사단체나 급식소에서 시작되는 게 아니다. 그것은 남을 돕고 싶다는 진솔한 감정을 똑바로 직시하는 데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말한다. 본인부터 남을 돕는 일을 좋아해야 한다는 뜻이리라.

그는 먼저 자신이 어떤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은지를 찾으라고 말한다. 그런 다음 “나는 동물 보호를 위해 일하고 싶다”처럼 하고 싶은 일을 적고, 이를 위해 실천할 사항을 구체적으로 적어 잘 보이는 곳에 붙인다.

“질 좋은 겨울 윗도리 100벌을 구세군에 기증하기 위해 수집하여 다음달 15일에 전한다.” 이렇게 말이다.

대니 서는 또 자원봉사 활동을 조직할 때는 사람들을 자기 쪽으로 불러 모으려고 하지 말고 이미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가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학교나 공원, 놀이터, 공공장소, 병원 등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어딘지를 직접 찾아보고 여럿이 힘을 모아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모색하라고 말한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을 찾아서 선행을 하라는 뜻이다. 남을 돕고 싶다는 마음에서 그치지 말고 행동함으로써 스스로를 성장시키라고 말하는 것이다.


■ 나대로 책 읽기

“나는 세상이 변하길 상상만 하고 있었다”

영서중 2학년 지영요

아름다운 청년 대니 서라는 이름을 처음 들은 건 중학교 1학년 도덕 시간이었다. 그가 어떻게 환경운동에 관심을 가졌고 그동안 무슨 일들을 해왔는지를 동영상을 통해 알 수 있었다.

그때 인상에 남았던 것은 커피콩과 비누용액을 사용해 직접 만든 비누와 못 쓰는 비디오레코드판을 이용한 접시 등이었다. 그땐 잠깐 스쳐 지나가는 사람이었는데 이번에 <작은 실천이 세상을 바꾼다>는 책을 통해 대니 서를 더욱 가까이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은 정말 꺼내도 계속 나오는 마법의 주머니 같다.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생각해낸 수많은 아이디어들이 놀랍고,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열정도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서 가장 감명 깊었던 것은 그가 겨우 열두살의 나이에 지구를 고치자는 거창한 목표를 세우고 ‘지구 2000’이라는 단체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그 단체는 그냥 동아리 수준이 아니었다. 숲을 개발하려는 건설업자에 맞서 싸우고 고래 사냥 반대 운동, 모피 판매 금지 운동 등을 벌였다. 방송에 나가 자신들의 의견을 당당히 말하고 지역 의원들에게 청원서를 제출했으며, 대사관을 찾아가 정식으로 항의하기도 했다.

나보다 어린 나이에 환경운동을 시작한 그와 나를 잠시 비교해 보았다. 나는 책이나 방송을 통해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는 있었지만 습관처럼 쓰레기를 버리고, 물을 낭비하고, 샴푸를 많이 쓰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대니 서에게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려고 그토록 애를 쓰고 있는데 나는 귀찮다는 이유로 그와 반대되는 행동을 계속하고 있으니 말이다. 마치 열심히 쓰레기를 줍고 있는 사람 옆에서 보란 듯이 쓰레기를 버리는 꼴이다.

그는 우리와 같은 나이였을 때 공부는 못해도 목표의식을 가지고 자신의 일을 자신 있게 추진했다. 그런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믿고 행동으로 옮기는 그의 결단력과 목표를 이룰 때까지 밀고 나가는 추진력이 부럽다. 나는 아직까지 그냥 상상으로만 생각할 뿐 실천으로 옮기려는 의지가 약하다.

또 한 가지 마음에 와 닿았던 점은 그가 열여덟살에 우울증을 겪었다가 극복한 이야기이다. 지구를 아름답게 만들자며 외치고 다니던 그가 스스로를 쓸모없고 가치 없는 존재라고 생각했다는 것은 얼른 믿어지지 않는 일이다. 하지만 그는 자기가 모아둔 큰돈을 자선단체에 기부하고 집 근처 공원에 나가 청소를 하면서 위기를 극복했다. 남을 도움으로써 자신을 도운 것이다.

요즘 나는 인간의 심리에 관심이 많다. <괴짜 심리학>이란 책에서 스탠리 밀그램이라는 유명한 심리학자가 권위에 대한 복종을 알아보는 실험을 한 결과를 보면서 인간의 본질에 대해 알아보고 싶어졌다. 왜 어떤 사람들은 비인간적인 명령도 맹목적으로 따르는 건지, 또 어떤 사람들은 대니 서처럼 지상에 낙원을 만들기 위해 평생을 헌신하는지 정말 궁금하다.

대니 서가 잠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우울증을 겪었다가 남을 도움으로써 극복한 것을 보면서 나도 심리학을 공부하여 사회에 적응하지 못해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나중에 내가 심리치료사가 되었을 때 대니 서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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