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을 몰아세우고 내치는 학교

진성조 | 2010.09.02 17:47 | 조회 6310

저는 학원에서 과학도 가르쳐보았고, 지금도 과학과외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경험상 교육이란 무엇인가? 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학생들 나이엔 호기심이 왕성한 사춘기 성장통을 겪는 시절이라, 이런저런 작은 사고도 치기 마련이고, 우리들도 그 나이때 다 그렇게 겪어 왔었고요.

그런데, 지금의 대한민국의 학교는 학생들을 올바르게 키우는 요소보다 과열경쟁과 비정한 교육분위기로 인해, 학생들만 1년에 100~200명 이란 자살학생의 숫자가 나온다는 등의 부정적 요소가 더 많은것 같습니다.

최근 자율고,특목고 등으로 인한 경쟁대열에서 밀리고 있는 공립학교 들에서 비정한, 전혀 교육적이지 않은 '학생 내몰기식 퇴학처분'이 만연하고 있는데요. 공립학교에서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걸까요?

결국 새로운 세상 , 후천세계- 즉 우주 가을문명의 교육인 '사람을 대인군자로 만드는 교육(대학?)'이라야 진정한 참교육이 실현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지금 선천문명의 교육의 장점도 많지만, 대체적 흐름은 '잘 먹고살수 있는 기술자나 소인배를 길러내는 교육형태' 에만 머물고 있다고 생각해봅니다. 유교경전 <대학大學>속의 뜻도 크고 참된 인간의 도리를 배우는 것에 관한 고전 이란 점에 있습니다.

하루는 성도들에게 이르시기를 “이 세상에 학교를 널리 세워 사람을 가르침은 장차 천하를 크게 문명케 하여 천지의 역사(役事)를 시키려 함인데 현하의 학교 교육이 학인(學人)으로 하여금 비열한 공리(功利)에 빠지게 하므로 판밖에서 성도(成道)하게 되었노라.” 하시니라.
<큰공부를 이루지 못하는 선천의 학교교육> --증산도 도전 2편 88장



# 공리 : 공과 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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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경쟁’ 내몰린 공립고, 가벼운 일탈에도 ‘퇴학’ 양산
[학생 내치는 학교] 쫓겨난 ㅇ고 신입생 10명은 지금
한겨레 송채경화 기자 메일보내기
지난 3월31일, 서울 강북의 공립고인 ㅇ고 신입생 10명이 한꺼번에 퇴학처분을 받았다. 친구의 체육복을 훔치거나, 수학여행을 가서 사고를 쳤다는 게 이유였다. 입학한 지 한달 만이다. 새 학기가 시작됐지만, 아이들은 제자리를 찾지 못한 채 방황하고 있다.
한 번의 ‘일탈’로 16살 소년들이 감당해야 하는 현실은 가혹했다. 하지만 학교는 다른 학생들을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호소한다. 자율형사립고, 고교선택제 등으로 공립고가 소외됐고, 이런 상황을 벗어나려 몸부림치다 보니 낙오하는 아이들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아이들을 내칠 만큼 ‘위기에 빠진 공립고’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기사는 취재를 바탕으로 기자가 독백으로 재구성했다. 이름은 모두 가명이다.)

» 퇴학생 10명 어떻게 지내나

“물 흐린다” 손쉬운 선택… 경쟁교육이 낳은 살풍경

■ 1만5000원에 퇴학처분을 받은 명준이 여름방학이 끝났다. 지난 3월 함께 학교에 입학했던 친구들은 모두 학교로 돌아갔다. 그렇지만 나는 아침마다 마포의 한 일식집으로 출근한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학교에서 퇴학처분을 받은 뒤 곧바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처음 일했던 식당에선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일주일 만에 쫓겨났다. 나이가 어려 술 파는 곳에서는 받아주지 않았다. 겨우 일식집 주방 일거리를 구했으나 요즘엔 일도, 공부도 통 손에 잡히지 않는다. 학교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뿐이다.

3월11일, 나는 민석이가 훔쳐온 체육복을 대신 팔아줬다. 당시 학교 5층에 체육복 판매업체가 들어와 바깥 문구점보다 싸게 옷을 팔고 있었다. 누군가 체육복 사이즈가 맞지 않는다며 환불을 요청하자, 업체는 두말없이 돈을 내줬다. 소문이 학교에 순식간에 퍼졌다. 체육복 도난사고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때 민석이가 나에게 훔친 체육복을 내밀며 “나는 한 번 환불해 얼굴을 알 수도 있으니 나 대신 팔아주면 3만1000원 가운데 1만5000원을 주겠다”고 했다. 그렇게 1만5000원을 벌었지만, 우리의 잘못은 곧 들통났다. 나를 포함해 6명이 적발됐고, 학교에서는 우리에게 다음주로 예정돼 있던 수학여행에 참가하지 말라고 통보했다.



3월31일, 결국 나는 민석이와 함께 학교 선도위원회에서 퇴학처분을 받았다. 반성문을 쓰고 무릎 꿇고 빌었다. 어머니도 학교로 찾아와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빌었다. 소용없었다.
학교에서는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면학 분위기를 흐린 학생을 용서할 수 없다. 2주의 시간을 줄 테니 전학 갈 학교를 찾아보라”고 했다. 어머니가 나보다 더 힘들어했다. 어머니는 “형편이 어려워 더 무시당하는 것 같다”며 울었다.

한번 실수에 “퇴학”…알바·PC방으로 내몰린 ‘꿈’
체육복 절도 등 이유 입학 한달만에 가혹 처분

정든 친구들과도, 프로그래머 꿈과도 ‘먼 이별’
“학교가 날 버렸다” 불신·분노 감정 북받쳐 올라

자퇴한 뒤 새로 입학한 실업계 고등학교는 너무 무서웠다. 몸에 문신을 한 형들이 학교 엘리베이터에서 담배를 피웠다.

한 끼에 1000원인 급식은 단무지 반찬만 나왔다. 그마저도 형들의 식사가 끝나야 먹을 수 있었다.

수업시간에 떠드는 아이들이 많으면, “오늘 수업하지 말까요” 하며 교실을 나가는 선생님도 계셨다.

나와 민석이는 3주 만에 자퇴서를 내고 나왔다.

어머니는 나와 동생을 힘들게 키웠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내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이혼했다.

한때 무역회사를 다녔던 어머니는 우울증으로 회사도 그만둔 채 집안에서 지내야 했다. 그래도 중학교 2학년 때까지는 아버지가 양육비를 보내줘 학원도 다닐 수 있었다.

그때만 해도 내가 문제아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한창 수학에 재미를 붙이던 중2 1학기 때는 중간고사와 수행평가 모두 100점을 받았고, 수학은 전교 1등도 했다.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점수를 받는 일이 재미있었다.

그러다 아버지가 보내주는 양육비가 끊기고 사춘기가 찾아오면서 성적이 곤두박질쳤다. 중3 때는 친구들과 피시방에 들락거리다 게임에 중독이 됐다. 게임을 끊어보려고 노력했지만, 이틀밖에 참지 못하고 다시 컴퓨터 앞에 앉는 일이 되풀이됐다. 하루에 꼬박 11시간을 게임만 하기도 했다.

고등학생이 됐다. 정말로 다시 시작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었고, 그보다 더 성적이 좋아진다면 내가 좋아하는 사촌형처럼 임용고사를 준비해 선생님이 되고 싶은 맘도 있었다. 하지만 3월31일 이후 내 꿈은 자꾸 멀어져가는 것 같다.

두 번의 자퇴 뒤 어머니는 내가 다시 ㅇ고에 다닐 수 있도록 교육청에 호소하기도 했지만 소용없었다. 나와 함께 학교를 나온 민석이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피시방, 당구장, 노래방 등에서 시간을 보낸다.

요즘엔 자기도 걱정이 되는지 내년에 복학을 하려고 영어학원에 다닐 거라고 했다. 민석이는 “교복 입은 애들만 보면 부럽다”고도 했다. “학교가 원망스럽고, 내년엔 다른 학교에서 공부 열심히 해 꼭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나 역시 지금 할 수 있는 건 아르바이트와 내년에 학교를 다시 가기 위해 공부를 하는 것뿐이다. 그렇지만 남은 기간 내가 잘 버틸 수 있을까? 불안하다. 시간이 한꺼번에 흘러 이 생활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 범일이와 친구들의 전학·알바 악순환

나도 명준이와 같은 날 학교에서 퇴학처분을 받았다. 명준이는 학교 다니는 나를 부러워할지 몰라도, 나 역시 개학을 해도 학교에 가기 싫을 만큼 괴로운 건 마찬가지다.

퇴학처분을 받은 뒤 4월 전학을 온 이곳 ㄷ고에는 친한 친구가 별로 없다. 이번 방학에는 그나마 처음 입학했던 ㅇ고 친구들과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7월 말에는 이 친구들과 강원도 삼척으로 놀러가 신나게 물놀이도 했다. 다시 ㄷ고로 돌아오니 한숨밖에 나오질 않는다.

학교가 너무 멀어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도 힘들고, 적응을 잘 못하고 겉돌다 보니 성적도 점점 떨어졌다. 지난 3월의 실수만 아니었어도, 지금 내 학교생활이 이 정도는 아니었을 텐데….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났던 지난 3월17일, 나는 유리박물관 전시물에 손을 댔다. 불빛에 반짝이는 유리 물고기들이 너무 예뻤다. 그걸 갖고 싶은 마음에 몰래 물고기를 떼어내 숨겼고, 친구들에게 자랑했다. 친구들이 모여들었다. 우리를 안내하던 여행사 가이드가 이를 보고 물고기를 빼앗아 박물관 직원에게 돌려줬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선생님은 그날 밤 나와 유리 물고기에 손을 댄 5명의 친구들을 불러 모았다. 우리는 선생님에게 두들겨 맞은 뒤 경위서를 썼다. 두들겨 맞을 때만 해도 내가 퇴학당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3월31일, 나를 포함해 4명이 퇴학처분을 받았다. 함께 퇴학을 당한 성일이 아버지는 화가 나서 박물관에 전화를 했다. 이 사건이 퇴학을 시킬 정도로 심각한 일이냐고 따졌다고 한다. 박물관 사람은 “유리 조형물이 부서지거나 없어지는 것은 종종 일어나는 일이고, 퇴학까지 시키는 것은 좀 심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민호 어머니도 “아이가 잘못한 것은 인정하지만, 입학하자마자 한 번의 실수로 퇴학까지 시키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고 학교에 호소했다. 우리도 잘못했다고 빌었다. 하지만 학교의 결정은 변하지 않았다.

이 사건으로 평범했던 내 짧은 인생은 크게 바뀌었다. 어머니는 내가 퇴학을 당하지 않게 하려고 내 주소를 친척집으로 옮겨 ㄷ고로 전학시켰다. 이사를 가지 않은 편법이었고, 나는 나대로 새로운 학교에 적응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새 학교 친구들 사이에 내가 끼어들 자리는 없었다.

교과서도 달랐고, 내 마음 한구석에는 ㅇ고 선생님들에 대한 섭섭함과 불신, 분노 같은 복잡한 감정이 수시로 왔다갔다했다. 학교 분위기를 위해 나와 친구들을 내쫓았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한 번 전학해 학교를 다니는 나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재준이는 지방에 살다 고등학교를 다니기 위해 중학교 때 서울로 올라왔는데, 이번 사건으로 다시 지방으로 내려가게 됐다. 서울에 있는 어머니·누나와 떨어져 아버지와 둘이 살게 된 재준이는 다시 서울로 올라올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 일부러 지방의 그 학교에는 적응하지 않고 있다. 그 탓인지 재준이도 점점 더 망가져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재준이는 이번 사건으로 여자친구와도 헤어졌다.

부모님이 다른 학교를 알아봐준 우리와 달리, 전학을 갈 학교를 구하지 못해 결국 퇴학을 당한 준수는 서울 홍대 앞 떡볶이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지낸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일해서 한 달에 70만원을 번다고 했다.

준수는 학교 밖에서 보내는 1년이라는 시간이 너무 갑갑하고, 내년에 다시 후배들과 같은 학년으로 생활해야 하는 것도 걱정이라고 했다.

그때 함께 퇴학처분을 받은 뒤 학교를 두 번씩 전학 다닌 친구들, 그리고 ‘문제아’로 찍혀 피시방에 의지하는 친구들…, 나를 포함해 우리들은 나중에 어디서 무슨 일을 하게 되더라도 2010년 봄을 쉽게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분명 잘못했지만, 학교에서 버려졌다는 느낌 때문에 받은 상처는 쉽게 아물 것 같지 않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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