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받은 지구…기후 대재앙 현실로

상생도군 | 2010.08.14 13:18 | 조회 5512

지구촌 곳곳 기상 이변
폭염·물난리로 전세계 몸살
한반도도 찜통더위·소나기
북극빙하 붕괴 온난화 상징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 변화가 몰고 온 재앙이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한반도 역시 예외가 아니다. 찌는 듯한 무더위가 연일 계속되는가 하면 아열대 지방에서나 볼 수 있었던 소나기가 내리는 횟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서울 면적의 40% 크기의 거대한 얼음 덩어리가 지난 5일 그린란드에서 떨어져 나와 북극해를 지나 남쪽으로 내려오고 있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AP 통신은 이 빙하가 석유 탐사와 해상 운송이 활발한 캐나다 뉴펀들랜드 부근까지 남하하면 타이타닉호 침몰과 같은 엄청난 충돌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하고 있다. 이 빙하는 1962년 이후 북반구에서 발생한 최대 규모로 바로 지구 온난화의 상징이 될 것이란 것이다.

기상 이변이 몰고 온 자연 재해는 홍수, 산사태, 혹서, 산불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중국 서북부 간쑤(甘肅)성 간난(甘南) 티베트족 자치주의 저우취(舟曲)현은 지난 8일 폭우와 함께 일어난 산사태 탓에 멀쩡했던 마을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최소 127명이 사망하고, 주민 4만5000명이 긴급 대피한 상태다.

러시아 모스코바 일원에서 일어난 산불은 푸틴 총리까지 직접 소방 헬기를 몰고 진화 작업에 나선 가운데 지난 8일 49건이던 산불이 갈수록 확산돼 830건으로 늘어나는 등 겉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8월 평균 기온이 섭씨 24도 수준이던 것이 연일 38도까지 수은주가 치솟는 등 130년만의 최고 혹서까지 이어지는 등 최악의 여름을 보내고 있다.

이밖에 독일 동부와 체코, 폴란드, 리투아니아 등 유럽은 물론 인도와 파키스탄 등지에서 폭우로 인한 홍수로 수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기후 재앙은 직접적인 1차 피해 뿐 아니라 심각한 2차 피해까지 야기한다.

세계 3위 곡물 수출국인 러시아의 유례없는 폭염과 주요 곡창 지대인 인도 펀자브 지역의 폭우 피해로 곡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 5일 극심한 가뭄에 따른 수확량 감소를 예상해 연말까지 밀을 비롯한 곡물 수출을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또 러시아 정부는 시민들의 사재기로 식료품 폭등 조짐이 보이자 쇠고기, 돼지고기, 생선, 우유, 버터, 빵 등 기초 식료품의 가격을 통제하고 나섰다.

홍수 지역은 세계 어디를 막론하고 전염병 발생의 위험을 안고 있다. 동물 시체나 각종 생활 쓰레기들이 그대로 방치돼 콜레라 등 각종 수인성 전염병에 노출되기 마련이다.

한반도는 올 여름 내내 찜통 더위에 시달리고 있다. 덥고 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평년보다 강하게 발달했기 때문이다.

지난 9일 오후부터 남해안 지역에 영향을 미칠 제4호 태풍 '뎬무'도 무더위를 누그러뜨리지 못해 찜통 더위는 다음달 초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기상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7월1일부터 8월8일까지 총 39일 동안 일평균 기온이 1971년부터 2000년까지의 평균보다 높은 날이 무려 34일이나 많았다. 8월에도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평년 대비 더운 날이 이어지고 있다.

7월의 전국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0.8도 높은 25.3도로, 한 달(31일) 중 평년보다 더웠던 날은 모두 26일이었다. 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열대야도 최근 11년 이래 가장 많았다. 올해 6월부터 8월8일 사이에 열대야 발생일수는 6.3일로 2000~2010년 평균(3.7일)과 비교할 때 2배에 가까웠다.

기상청은 평년보다 무더운 날이 많은 것은 인도네시아 부근 해역에서 형성된 강한 대류(deep convection) 현상에 의한 에너지가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을 강화시켰고, 적도에 치우쳐 발달한 이 고기압을 따라 서태평양의 덥고 습한 공기가 우리나라로 직접 유입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일부 학자들은 이를 '라니냐'의 초기 현상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태풍이 지나갔어도 한반도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한가운데 들어 낮 동안 기온이 더 올라갈 전망이다.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에 위치했던 7월 동안 덥고 습한 공기가 지속적으로 유입됐다면 이제부터는 바람도 적고 해가 쨍쨍한 날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예년보다 오래 유지되면서 고온 현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반도의 이상 고온 역시 지구 온난화의 영향 때문이다.

지구 온난화에 대한 경고는 이미 30년 전 시작됐다. 월러스 스미스 브뢰커 컬럼비아대 교수가 처음으로 '지구 온난화'의 개념을 거론하면서 앞으로 기후 변동성이 커지면서 걷잡을 수 없이 피해가 커질 것이라고 예측한 것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지구 온난화는 단순히 더운 지역을 더 덥게, 추운 지역을 따뜻해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날씨의 변동 폭이 더 커지면서 생활 패턴의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물론 예측 불가능한 자연 재앙을 불러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스포츠한국

이창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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