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고에서 사회의 첫발을 내디디며

피리 부는 사람 | 2010.08.11 20:40 | 조회 8638

지난 7월 19일에 이곳 대전에 도착해서 여장을 풀고, 근무하는 곳에 야간 경비를 보시는 분의 도움으로 그 분이 거처하시는 원룸에 새 보금자리를을 잡고 전에는 경험해 보지 못했던 새로운 일인 문고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다음 날인 첫날 출근해서는 화장실 청소를 먼저 시작하고 나서 다음날 부터 유리창 청소와 화장실에 비치할 방향제 그리고 거품이 잘 나는 향균비누를 구비했고 그 뒤로 20여일간 문구와 진열장과 가판대에 꽂혀 있던 책들을 하나둘 모양을 갖추고 정리해 나갔습니다. 정리해 가면서 과거와는 조금 세종문고에 다른 느낌이 들 수 있도록 바꾸는 작업을 했더랬습니다. 20여일쯤 지나자 과거와 조금 달라진거 같다는 느낌이 드는지 문고를 찾으시는 여러 분들에게 물어 보았더랬습니다.

다행히 많이 깔끔해지고 진열이 잘되었다는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처음에는 문구류를 정리해 나가기 시작했더랬죠.

같이 일하고 계시는 분들도 하나 둘 조금씩 문구가 깔끔하게 정리되어 나가고, 확실히 변화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는 이야기를 해주시더라구요. ^-^

오늘 외국어와 회화 코너까지 정리하며 세종문고에 대한 정리가 큰 틀에서는 끝났습니다.

재밌는건 처음에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시던 같이 일하시던 두분이 문고가 바뀌는 느낌이 들면서부터 적극적으로 문고를 정리 하시기 시작하셨다는 거였습니다.

처음 한 사람이 변화하기 시작하더니 다른 한분도 변해가시는 거였습니다.

아마 마음 속에 가지고 있었던 자신이 일하고 있던 문고에 대한 생각들이 정리가 되면서 문고가 이렇게 변했으면 좋겠다는 두분의 열망이 드러나게 되신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문고일을 정리하는 한편으로 세종문고 3층에 있는 세종기획 사무실에 자리를 요청하고 적당한 자리를 물색하고 또 쌓여있던 짐들을 정리하고 컴퓨터를 들여 놓고, 통신선을 연결하고 또 쓸고 닦아 책장을 정리하고서 완전히 하나의 자리를 만드는데 꼬박 7일이 걸렸습니다. 아무튼 나만의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는게 참 뿌듯했습니다.

고향인 김해를 떠나 이곳 대전까지 와서 뿌리를 내릴때까지 근 31년이 걸렸네요.

집에서 독립하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공간을 찾는다는게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어머니를 비롯한 가족들은 집에서 가까운 곳에 일터를 정하고 같이 생활하시기를 바라셨지만, 저는 제 개인의 삶에 변화를 주고 싶었습니다.

늦게까지 계속 공부했던 탓에 대학원을 졸업하고 군복무를 마치고 다시 사회에 발을 담그기 위해 준비하기 까지 어느덧 20개월이 걸렸습니다. 유치원부터 대학원까지 20년 가까이 공부만 하고서 집에서 떠난 것도 세상 공부를 하기 위해 대학, 대학원, 군복무를 위한 시간이였습니다. '이러다가 내가 내 자신 스스로 홀로서서 세상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집을 떠나 멀리 이곳 대전까지 오게한 원동력이었던 것 같습니다.

어느 철학자는 인간은 세상에 문득 던져진다고 이야기 했었습니다. 빈손을 쥔채 세상 속에 태어나 성장하면서 세상과 나의 대결이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현장에서 펼쳐진다는 것이지요.

문고 일을 하고 새로운 서적들을 접하면서 내가 가진 역량과 세상과 어떻게 조우할 것인가에 대해 곰곰히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간 지식인으로서 살아왔었다면 앞으로 가야할 길은 그 지식을 바탕으로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문화인이 제가 지향해 나가야 할 길인듯 싶습니다.

도기 140년 8월 11일 수요일
피리 부는 사람, psuk0304@naver.com


오직 내가 처음 짓는 일

"이제 온 천하가 대개벽기를 맞이하였느니라. 내가 혼란키 짝이 없는 말대(末代)의 천지를 뜯어고쳐 새 세상을 열고 비겁(否劫)에 빠진 인간과 신명을 널리 건져 각기 안정을 누리게 하리니 이것이 곧 천지개벽(天地開闢)이라. 옛일을 이음도 아니요, 세운(世運)에 매여 있는 일도 아니요, 오직 내가 처음 짓는 일이니라. 부모가 모은 재산이라도 항상 얻어 쓰려면 쓸 때마다 얼굴이 쳐다보임과 같이 쓰러져 가는 집에 그대로 살려면 무너질 염려가 있음과 같이 남이 지은 것과 낡은 것을 그대로 쓰려면 불안과 위구(危懼)가 따라드나니 그러므로 새 배포를 꾸미는 것이 옳으니라."

새 배포를 꾸미라

10절 하루는 형렬에게 일러 말씀하시기를 “망하는 세간살이는 애체없이 버리고 새 배포를 꾸미라. 만일 아깝다고 붙들고 있으면 몸까지 따라서 망하느니라.” 하시니라. - 증산도 『道典』 2 편 42 장


4절, 42:4 천지개벽. 여기에서는 총체적인 의미로 봐야 한다. 곧 천지 변화 질서의 주재자이신 상제님께서 신도의 조화권능으로 천지 안에 깃들어 있는 일체의 생명력을 상생의 대도로 조화시켜 가장 이상적인 삶의 길, 새 역사의 질서를 열어 주시는 근원적인 대개혁의 역사(役事)를 의미한다.

10절, 42:10 애체없이. ‘아낌없이’란 뜻의 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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