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묵직한 상상력의 미로같은 이야기. 인셉션

상생도군 | 2010.07.23 15:21 | 조회 6885

감독에게 있어 자신의 작품을 통해 매번 평단은 물론 관객들에게까지 좋은 평가를 얻어내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여러 가지 이유로 관심받기는 쉽지만 그렇다고 좋은 평가까지 항상 동반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다르다. 적어도 이제껏 보여줬던 그의 작품들은 그러했다. 놀라운 단편들로 영화계에 입문하여 경악스러운 장편 데뷔작으로 ‘천재감독’이라는 수식어를 얻어 낸 그는 내놓는 작품들마다 관심과 호기심을 한 몸에 받았으며, 뿐만 아니라 평단과 관객들로부터 하나같이 칭찬을 들어왔다. 그런 그가 또 하나의 작품을 자신의 칭찬 일색 필모그래피에 당당하게 박아 놓았다. 바로 영화 [인셉션]이다.

등장부터 심상치 않았던 천재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이번에는 현실과 비현실, 의식과 무의식, 꿈과 기억을 통한 상상력으로 거대한 담론을 만들어내다!!

모든 예술가들에게 있어 상상력은 가장 중요하게 필요한 덕목이다. 특히, 머릿속 이미지를 영상으로 옮겨 놓는 ‘영화’를 만드는 감독들이야말로 상상력은 가장 큰 재산이자 장기가 된다. 어떤 이는 마냥 기괴한 상상을 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고차원적인 테크놀로지의 세계를 그리기도 한다. 그렇다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상상력은 어떠한가? 기괴하다고 하기에는 평범하고, 그저 고차원적이기 보다는 현실적인 색깔도 강하다. 그렇지만 그의 상상력 속에는 분명 자신만의 고집과 뚝심이 존재한다. 그렇게 현실과 비현실, 의식과 무의식, 시간과 기억이 뒤엉켜 거대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간다. 단기 기억 상실증이라는 이색적인 소재로 시간과 기억을 비틀었던 장편 데뷔작인 [메멘토]로 세계적인 극찬을 받았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2008년 여름, 전 세계 극장가를 떠들썩하게 했던 영화 [다크 나이트]로 자신만의 상상력을 가미시킨 배트맨 시리즈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그리고 2년 만에 내놓은 신작 [인셉션]에서는 그간 그가 보여주었던 다양한 상상력의 모습을 한데 복합시켜 보다 큰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

한 남자가 파도에 떠밀려 와 해안가에서 눈을 뜬다. 그의 이름은 ‘코브’다. 이 남자는 타인의 꿈속에 침투해 생각을 훔치거나 새로운 생각을 심어 넣는 이른바 ‘추출자’다. 영화 [인셉션]은 타인의 꿈속에 침입하여 그의 생각을 훔쳐볼 수 있는 미래라는 배경적 가정 하에 시작된다. 그리고 주인공인 코브는 이 분야에 있어서 최고의 실력을 가진 인물이다. 이런 그가 한 남자로부터 표적(추출대상)을 의뢰받고, 최고의 팀원들을 구성해 이른바 작전명 ‘인셉션’이라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언제나 그러했듯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작품 속 플롯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이번 영화 역시 현실과 비현실, 의식과 무의식, 꿈과 기억을 넘나들며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인물들은 현실을 벗어나 수시로 비현실의 꿈속으로 침투하고, 그리고 다시 그 꿈속의 꿈을 거쳐 가며 고단계로 넘어가기도 한다. 대강의 설정만 봐도 꽤나 복잡하고, 또 이색적인 설정이 아닐 수 없다. 영화는 시작과 함께 이러한 가정과 설정들을 차근차근 풀어놓고, 설명해 가기 시작한다. 그렇기 때문에 관객들은 시작과 동시에 잠시도 한 눈을 팔거나 다른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 조금의 단서라도 놓치게 되면 후반으로 이어지는 스토리 전개의 맥락을 이해하기 힘들어 지거나 심지어 영화를 다시 봐야하는 불상사가 생길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치밀하게 계산되어진 꼼꼼하고, 촘촘하며 복합적인 플롯!! 감독의 상상력에 범죄스릴러의 긴장감을 덧입히다. 거기에 인물 중심의 감성드라마를 부각시켜 내적 깊이까지 더하다!!

현실과 꿈속의 가상공간을 오가는 설정, 상대방의 꿈속에 침투하여 그의 무의식과 맞서는 설정 등은 흡사 워쇼스키 형제의 [매트릭스]를 연상케 하기도 한다. 하지만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셉션] 속 상상력은 그보다 한층 부드럽고, 친절하며, 보다 감성적이다. [매트릭스]가 신화와 고전 등을 혼합해 가며 지극히 철학적인 가상세계를 선보인데 반해, [인셉션]의 가상세계는 한 인물의 내면을 중점적으로 비춤으로써 보다 내적인 감성드라마로 풀어내고 있다는 점이 그 차이를 가진다. 이러한 점은 관객들로 하여금 보다 쉽게 이야기에 접근하고, 공감하며 따라갈 수 있게 만들어 준다. 그러니 혹여 [매트릭스] 풍의 음울하고, 난해한 분위기를 예상했다거나 내심 걱정까지 했다면 안심해도 되겠다. 영화 [인셉션]은 앞서 말했듯이 크게 두 가지 이야기를 중심축으로 전개된다. 코브를 중심으로 결성된 팀이 ‘인셉션’이라는 작전을 수행하는 과정을 그린 범죄스릴러가 그 하나고, 아내에 대한 죄책감에 사로 잡혀 있는 코브의 내면에 중점을 둔 드라마다 다른 하나다. 이렇게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전혀 다른 분위기의 두 이야기를 하나로 깔끔하게 묶어가며 시종일관 치밀하게 계산된 연출력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전작인 [메멘토]로 치밀하고 촘촘하게 계산된 스토리 전개력과 [다크 나이트]를 통한 탄탄한 스릴러적 감각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던 놀란 감독은 이번에도 그 재능을 제대로 발휘해 보였다. 주인공이자 추출 전문가인 ‘코브’를 비롯하여 그의 오랜 친구이자 작전의 세부사항을 담당하고 있는 ‘아서’, 아버지의 도움으로 알게 된 천재 건축 학도이자 꿈속 세계를 설계하는 ‘아리아드네’, 꿈의 세계에서 자유자재로 자신을 변장해 가며 임무를 수행하는 ‘임스’, 특수한 약물을 제조하여 사람들이 꿈의 세계로 접속하도록 도와주는 ‘유서프’, 그리고 작전의 의뢰자인 ‘사이토’로 이루어진 멤버들의 작전 수행과정은 잠시도 지루할 틈 없이 타이트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특히, 꿈속의 꿈, 또 그 속의 꿈으로 연결되어 가며 다단계 과정의 작전이 수행되는 후반 1시간가량은 상당히 긴박감 넘치며, 잠시도 스크린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재차 강조하지만, 후반에서 몰아치듯이 전해주는 긴박감 넘치는 스릴러적 재미를 제대로 만끽하기 위해서는 영화의 시작과 함께 풀어가는 갖가지 낯선 가정들과 용어들에 대한 이해가 필수조건이다. 그러니 영화의 시작과 동시에 어느 한 장면, 어느 한 대사도 절대 놓치는 일이 없길 바란다.

그리고 영화를 보며 주시해야 하는 이야기는 바로 코브와 그의 아내 사이에 존재하는 진실이다. 사실 이 이야기가 앞서 말한 인셉션 작전의 전개보다 관객들로 하여금 꼼꼼한 이해를 필요로 하는 것이기도 하다. 극중 코브의 아내인 ‘맬’은 상당히 입체적인 성격으로 등장한다. 때로는 온화하고 부드러운 아내의 모습으로, 때로는 거칠고 날카로운 팜므파탈의 모습으로 등장하며 극의 긴장감을 높여주는 인물이다. 코브에게 있어 아내의 존재는 그가 인셉션 작전을 수행하게 된 원인이자 목적인 동시에 한편으로 그의 무의식 깊숙이 자리 잡힌 죄책감의 근원이며, 인셉션 작전의 방해요소이기도 하다. 이러한 이유로 극중 둘 사이의 스토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호기심을 자아내는 요소이기도 하다. 코브와 맬 사이의 진실에 얽힌 호기심, 그리고 아내를 향한 코브의 감정이 ‘인셉션’이라는 작전이 주는 긴장감에 더해져 보다 내적인 깊이를 더해주고, 또 드라마틱한 재미를 높여준 셈이다. 이처럼 영화 [인셉션]은 복합적인 이야기들이 꽤나 복잡하게 얽혀 있다. 그렇지만 놀란 감독은 그러한 다양한 요소들을 자신의 상상력 하나에 기대어 하나의 거대한 담론을 만들어 냈다. 또한 그것들은 서로 치밀하게 계산되어진 틀 속에서 꼼꼼하게 연결되고, 촘촘하게 나열되어 관객들마저 감독의 상상력 속으로 고스란히 흡입되도록 만드는 힘을 보여준다.


단순한 오락적 유희물이 아닌, 묵직한 상상력의 미로같은 이야기!! 미리 알고 가면 오히려 더 빠르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다. 관람을 위한 참고용 용어 설명 및 몇 가지 Tip!!


※ 스포일러가 아닙니다.

영화 [인셉션]을 단순한 오락적 유희물로만 생각하고 극장을 찾게 된다면 그 묵직함에 꽤나 당황할지 모른다. 그렇다고 해서 고리타분한 철학적 사조들까지 들먹여 가며 해석해야 할 만큼 난해하고, 심도 있는 스토리를 보여주는 것 또한 아니다. 분명한 것은 아는 만큼 보인다는 옛말처럼 영화 역시 그러하고, [인셉션]이란 작품은 더 그러하다는 것이다. 일단 영화 속에 등장하는 몇 가지 가정들과 낯선 용어들에 대한 예습은 영화 관람에 큰 도움이 될 만하다. 그만큼 영화 [인셉션] 속 가상세계는 요소요소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만의 철저하고 치밀하게 구상된 상상력으로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영화 속 가정들과 용어들은 작품 속에서도 대사들을 통해 간단명료하게 설명해주지만 관객들이 그것들을 일일이 메모해가며, 암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말이다. 그러니 대강이라도 알고가면 보다 편한 마음으로, 더욱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으리란 생각에 필자가 조금이나마 팁을 줄까 한다. 일단 영화 [인셉션]의 배경적 전제는 기계를 통해 타인의 꿈속에 침투해 그의 생각을 훔치거나 새로운 생각을 심어 넣어 그를 전혀 다른 사람으로 만들 수 있다는 미래이다. 그리고 몇 가지 용어들에 대해 말해볼까 한다. 먼저 제목인 ‘인셉션’은 타인(표적)의 꿈속에 침투해 새로운 작전을 심는 작전, 즉 극중 대기업의 후계자인 ‘피셔’라는 인물의 꿈속에 침투하여 그가 가진 생각을 새로운 생각으로 바꿔 놓으려하는 코브와 그 일행의 작전명을 말한다. 이 작전에서는 표적이 된 인물이 그 상황이 꿈임을 눈치 채서는 안 되며, 새롭게 심어 넣으려는 생각이 표적의 무의식에 깊게 뿌리 내려 표적 자신의 생각이라고 믿게 만들어야 한다는 규칙이 존재한다.

그리고 극중 주인공 코브를 일컫는 ‘추출자’에서 ‘추출’이란 표적이 꿈을 꾸는 동안 경계가 허술해진 그의 무의식 상태에 들어가 생각을 훔치는 것을 말한다. ‘킥’이란 현실에서 떨어지는 느낌이나 충격을 받고 꿈에서 캐어나 현실로 돌아오도록 하는 것을 말하는데, 꿈에 접속하는 모든 단계에서 주로 음악이 사용되기도 한다. ‘토템’은 주사위나 추처럼 다른 사람 모르게 항상 지닐 수 있는 자신만의 작고 묵직한 물건으로 이것을 통해 타인의 꿈속에 있는 것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다. 한편, 킥이 아니더라도 꿈속에서 죽게 되면 꿈에서 깨어나게 되는데, 다만 접속 시 투여한 진정제의 약효가 강력하면 꿈속에서 죽어도 깨어나지 못하게 된다. 이럴 경우, 꿈의 밑바닥이라 일컫는 ‘림보’에 빠지게 되는데, 여기에 빠지면 뇌가 멈출 때까지 빠져나올 수 없다. 그리고 ‘찰스’는 표적으로 하여금 타인의 침투를 경계하는 자기 자신의 무의식과 스스로 맞서게 하려는 계략 인데, 이것은 영화 속 상황을 통해 쉽게 이해 가능한 사항이다.

그 외에도 영화 속에는 수많은 가정들과 규칙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그것을 필자가 일일이 언급한다면 분명 스포일러다. 왜냐하면 영화는 그러한 가정들과 규칙들을 알아가고, 그것들로 엮인 이야기를 풀어가는 재미가 큰 영화이기 때문이다. 그것들을 하나씩 알아가는 과정 또한 흥미로우며, 그렇게 치밀하게 짜인 각본을 완성해 낸 감독의 상상력과 연출자로서의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고 말이다. 무엇보다 이러한 요소들로써 단순한 SF 첩보 스릴러 정도에 지나치지 않았을 스토리임에도 놀란 감독의 시종일관 흐트러짐 없는 고집과 뚝심 있는 연출력은 관객들로 하여금 영화가 던지는 질문과 그 묵직함에 감탄하게 만들기도 한다. 갖가지 요소들과 다양한 이야기들을 하나의 커다란 유기적 몸체로 만들어 낸 놀란 감독은 그 몸체를 통해 관객들에게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져주기도 한다. 바로 현실의 삶과 꿈이 지닌 연관성, 꿈과 기억, 그리고 생각의 모호한 경계와 유기성, 마지막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에서 꿈을 꾼다는 것에 대한 의미 등이 그것이다. 영화 [인셉션]을 통해 관객들이 얻게 되는 질문과 그 해답은 각자 다를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엔딩을 보며 이러한 해답을 얻었다.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 속의 삶은 우리가 꾸는 꿈의 연장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즉, 멈추지 않는 추의 회전처럼 우리가 살고 있는 의식 속 현실과 우리의 무의식 속 꿈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끊임없이 돌고 돌며 회전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것이다. 극중 아서의 대사 속에 등장하는, 영원히 오르기만 하는 ‘펜로즈 계단’이나 끝없이 이어져 있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말이다.


6개국 로케이션으로 실제 촬영 된 실감나고, 스릴 넘치는 영상미!! 묵직하고 웅장한 매력을 더해준 한스 짐머의 음악과 특별한 매력을 지닌 에디뜨 피아프의 명곡!! 이 모든 것을 위해 아이맥스로 관람할 것을 추천한다!!

거두절미하고 영화의 비주얼적 재미를 만끽하고자 한다면 가까운 극장의 아이맥스 상영관을 이용하길 권장하는 바이다. 이미 전작인 [다크 나이트]를 통해 자신만의 상상력으로 가득한 고담시를 창조해냈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도 기발한 가상공간으로 관객들을 놀라게 한다. 무엇보다 컴퓨터 그래픽을 최소화하고 실사화면으로 촬영된 화면들은 보는 내내 리얼리티를 더해주는 데, 특히 6개국을 오가며 촬영된 영상을 보는 재미 역시 솔솔하다. 사이토가 ‘인셉션’을 제안하는 장면이 촬영된 일본의 도쿄, 코브와 아리아드네가 대화를 나누던 카페를 촬영한 프랑스의 파리, 시위자들의 폭동과 ‘임스’를 만나던 장면에서 등장한 모로코의 해안도시인 탕헤르, 영화의 하이라이트이기도 한 호텔에서의 무중력 액션이 촬영된 영국, 극중 피셔의 꿈속에서 빗 속 차량 추격전을 펼쳤던 미국의 LA, 인셉션 작전의 3단계가 펼쳐졌던 캐나다 캘거리의 설원이 바로 그 장소들이다. 요즘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는 3D효과와 CG배경보다 더욱 실감나는 화면이 완성된 것은 무엇보다 6개국을 오가며 촬영된 각각의 시퀀스를 빛내준 로케이션의 결과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은 [다크 나이트]의 그것 못지않으며, 오히려 기대 이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엇보다 영화 [인셉션]은 극중 주인공 코브의 대사처럼 꿈속에서는 무엇이든 만들어 낼 수 있고, 어떤 건물이든 창조해낼 수 있으며, 무슨 일이든 가능하다는 것을 영상으로써 실현시킨 셈이다. 영화 속에는 상당히 기발하고, 흥미진진하며, 스릴 넘치는 장면들이 여럿 등장한다. 그 중에서 아리아드네가 만든 꿈속 세계에서 거리가 뒤집혀 접히는 장면이나 파리의 카페에서 대화를 나누는 코브와 아리아드네의 주변이 폭발되는 슬로모션 장면, 극중 아서가 꿈속 호텔에서 펼치는 스릴 넘치는 무중력 액션과 캐나다 설원에서의 스키 액션 등은 상당히 강렬한 스펙터클과 리얼리티를 느끼게 한다. 이외에도 영화는 빈틈없이 화려하고 거대한 비주얼을 선보이는데, 그런 이유 때문에 아이맥스 상영관의 넓고, 선명한 화면으로 감상하길 추천하는 것이다. 또한 영화음악을 담당한 한스 짐머의 스코어 역시 영화의 묵직한 무게감을 더해준다. [배트맨 비긴즈], [다크 나이트]에 이어 이번에도 놀란 감독과 호흡을 맞춘 그의 음악은 영화가 지닌 묵직함과 더불어 웅장함까지 선사하며 영화의 매력을 한층 높여주었다. 그리고 극중 인셉션의 임무를 수행하는 팀원들의 ‘킥’을 위한 용도로 흘러나오는 에디뜨 피아프의 명곡 ‘Non, Je Ne Regrette Rien’도 반갑다. 이 곡은 영화 속에서 자주 들려지는데, 이 곡은 극중 인물들의 현실과 꿈을 연결 짓는 중요한 역할을 해주기도 한다. 더욱이 극중 코브의 아내로 출연한 프랑스 여배우 마리온 꼬띠아르에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안겨주었던 영화 [라비 앙 로즈]의 실제인물인 에디트 피아프의 곡이기에 새삼 더 특별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누구하나 뒤쳐지지 않는 연기와 매력으로 환상적인 연기 앙상블을 이루다!! 특히... 디카프리오의 묵직함, 죠셉 고든 레빗과 톰 하디의 색다른 개성, 마리온 꼬띠아르의 변화무쌍한 매력을 확인해보길!!

어느 누구도 뒤쳐지거나 부족함이 없다. 각자 제 역할을 기대 이상으로 해냈다. 바로 영화 [인셉션] 속 다국적 배우들로 이루어진 화려한 출연진들에 대한 코멘트다. 국내 메인 포스터의 맨 윗줄을 한가득 채워 놓은 배우들의 이름만으로도 관객들의 영화에 대한 기대치는 한껏 부풀어질 것이다. 어느 정도 영화를 많이 본다하는 관객들이라면 그들의 이름쯤은 쉽게 알만한 배우들이니 말이다. 먼저 포스터의 맨 위에 홀로 새겨진 이름의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만으로도 영화 [인셉션]은 충분히 기대와 호기심을 갖게 만든다. 그에게 있어 이젠 연기파 배우라는 수식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게다가 외모까지 여전히 출중하니 금상첨화가 따로 없다. 꾸준히 묵직하고, 굵은 캐릭터로 자신의 연기 색을 만들어 온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이번 영화에서도 특유의 남성적이고, 무게감 있는 연기로써 ‘코브’라는 캐릭터의 내면을 완성도 있게 표현해 냈다. 특히, 그의 가장 최근작인 [셔터 아일랜드]에서의 연기 이미지와도 사뭇 흡사한 그의 모습에서는 어느덧 중견배우로서의 중후한 무게감마저 느껴진다. 특히, 140분이라는 시간을 전혀 흐트러짐 없이 채워주는 그의 카리스마는 실로 대단하다.

그리고 수많은 배우들 중에서도 인상적인 캐릭터로 색다른 매력을 선사한 죠셉 고든 레빗과 톰 하디가 눈에 띈다. 얼마 전 [500일의 썸머]라는 영화로 연기력은 물론 매력까지 인정받은 죠셉 고든 레빗은 이번 영화에서 상당히 시크한 매력을 발산한다. 겉모습부터 행동까지 깔끔하고 세련된 그의 모습은 [500일의 썸머] 속 매력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우리나라 관객들에게는 꽤나 낯선 영국배우인 톰 하디의 개성 넘치는 연기도 인상적이다. 여자 분장까지 하며 다양한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극중 ‘임스’ 역의 톰 하디는 영화 속에서 빠질 수 없는 감초 배우다. 그리고 출연자 중 유일한 동양배우이자 세계적인 일본배우이기도 한 켄 와타나베 역시 특유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와 노인분장까지 선보이며 영화의 무게감을 더해준다. 뿐만 아니라 놀란 감독과는 각별한 인연을 자랑하는 마이클 케인이 극중 코브의 아버지로 살짝 등장하여 반가움을 안겨주고, 묘한 눈동자가 매력적인 배우 실리언 머피가 극중 인셉션 작전의 표적인 ‘피셔’로 출연하여 극의 재미를 더해준다. 또,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두 여배우 마리온 꼬띠아르와 엘렌 페이지의 매력도 영화를 가득 메운다. 영화 속에서 가장 입체적이고, 개성 강한 캐릭터인 ‘맬’을 연기한 마리온 꼬띠아르는 부드러운 여성적 이미지부터 차갑고 날카로운 팜므파탈에 이르기까지 카멜레온처럼 변화무쌍한 매력을 선보인다. 거기에 천재적인 두뇌로 인셉션 작전에서 꿈속 세계를 설계하는 건축학도로 출연한 엘렌 페이지의 당찬 매력 역시 빠지지 않는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어느 하나 부족함이 없다. 그렇다고 해서 지나칠 정도로 넘치는 것 또한 없다. 우리는 무엇이든 부족하거나 넘침 없이 적당한 것을 최고요, 최적이라 여긴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인셉션]은 그 진리를 너무도 정직하게 보여준다. 영화 [인셉션]을 통해 보여주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상상력은 기발함과 동시에 묵직함마저 보여준다. 하지만 지나치게 난해하거나 자기중심적이지 않다. 그래서 누구나 공감하고, 또 이해 가능하다. 그리고 이번 영화에서 보여주는 플롯구조는 지극히 복잡하고 다층적이지만, 그것을 풀어가고 설명하는 과정이 치밀하고, 꼼꼼하며 체계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감독들의 영화처럼 괴팍하거나 불친절하지 않다. 너도나도 3D 타령을 해대며 기술적인 자랑만을 일삼는 요즘 영화 [인셉션]에서 보여주는 화려한 비주얼과 음악은 거창한 기술 없이도 충분히 고차원적인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음을 확인시켜 준다.

마지막으로 영화 [인셉션]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거창하고, 무거운 영화가 아니다. 그렇다고 마냥 오락적으로 웃고 즐기기만 할 수 있는 가벼운 영화 또한 아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군데군데 오락적인 요소들을 다분히 심어 놓으면서도 자신만의 묵직한 상상력과 뚝심, 그리고 고집을 깊숙하게 심어 놓았다. 마치 영화 속에서 새롭게 창조된 꿈속 세계로 표적을 불러들이는 것 마냥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자신이 설계하고, 창조해 낸 미로 같은 상상력의 세계 속으로 관객들을 끌어당긴다. 그렇게 관객들은 기분 좋게, 또 신기할 정도로 자연스럽게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에 의해 ‘인셉션’ 당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어쩌면 관객들은 영화가 끝난 후, 수많은 고층 건물들과 사람들로 뒤덮인 극장 밖 세상을 보며 묘한 기분에 사로잡히게 될지 모른다.

앞서서 일부 설정들에 빗대어 워쇼스키 형제의 영화 [매트릭스]를 비교했지만, 그보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필모그래피 속 작품들이 이번 영화 [인셉션]을 설명하는데 더욱 효과적이며, 적당하다고 여겨진다. 영화 [인셉션]에서 보여주는 묵직한 상상력과 치밀하고 꼼꼼하게 짜인 전개는 그의 장편 데뷔작인 [메멘토]를 닮아 있다. 140분이라는 시간을 시종일관 긴박감 넘치게 끌어가는 스릴러와 기발하고 강렬한 비주얼은 그의 전작인 [다크 나이트]에 견주어 부족함이 없다. 물론 초창기의 신선함이나 [다크 나이트]로 보여준 폭발적인 괴력까지 느껴지길 바란다면 그것은 관객들 스스로의 욕심일 뿐이다. 오히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영화 [인셉션]을 통해 자신의 욕심보다는 자신의 장기를 십분 발휘하여 ‘최적의 결과물’을 완성해 냈다. 바로 웅장한 꿈이요, 거대한 미로와 같은 한 편의 영화를 창조해 낸 것이다.

twitter facebook me2day 요즘
2,390개(295/160페이지)
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회원게시판 이용수칙] 관리자 50268 2023.10.05
공지 상생의 새문화를 여는 STB 상생방송을 소개합니다. 환단스토리 210492 2018.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