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 누비는 치료로봇’ 세계 첫 생체실험 성공

운영자 | 2010.05.17 17:03 | 조회 7183

전남대 로봇연구소, 전자기 구동장치 개발해 시연

이근영 기자

» 전남대 로봇연구소가 개발한 지름 1㎜, 길이 5㎜ 크기의 혈관치료용 마이크로로봇(점선안)과 3.6㎜ 크기의 치료용 공구. 전남대 로봇연구소 제공


공상과학영화 <마이크로 결사대>(1966년)나 <이너스페이스>(1987년)에서처럼 초소형 기기가 혈관 속에서 막힌 혈관을 뚫는 일이 10년 뒤면 현실에서 가능해질 전망이다.
전남대 로봇연구소 박종오 소장(기계시스템공학부 교수)은 16일, 살아 있는 동물의 혈관 안에서 치료용 마이크로로봇을 자유자재로 이동시킬 수 있는 3차원 전자기 구동장치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지난 13일 저녁 전남대병원 심장센터에서 지름 1㎜, 길이 5㎜의 마이크로로봇을 실험용 돼지인 미니피그 혈관 안에서 움직이는 과정을 시연했다. 또 드릴 모양에 지름 3.6㎜, 분당 회전수(rmp) 1200~1800인 치료용 공구로 막힌 모조 혈관을 뚫는 장면도 공개했다.

이스라엘·일본 등 세계 각국에서 혈관치료용 로봇 개발에 나서고 있고 오스트레일리아 모나시대학은 올해 압전소자를 이용한 마이크로로봇을 개발했다고 보고했지만, 강한 혈류와 혈압이 맥동하는 생체 안에서 실험에 성공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마이크로로봇에 직접 구동장치를 붙이려 한 기존 연구에서 발상의 전환을 했다. 생체 바깥에서 자석의 엔(N)극과 에스(S)극이 밀고 당기는 원리를 이용한 구동장치로 영구자석 ‘네오디뮴’으로 만든 실린더 모양의 마이크로로봇을 움직이도록 했다. 혈관을 뚫는 드릴 장치에는 자석을 가로로 넣어 바깥에서 자기장을 걸어주면 회전하도록 프로그래밍한 뒤 컴퓨터를 보며 조이스틱으로 게임하듯 작동시킬 수 있도록 했다.

박종오 소장은 “2014년까지 기계적 완성품을 개발한 뒤 5년 정도 임상시험을 거치면 2020년께는 실제 치료에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남대 의대 정명호 심혈관내과 교수는 “현재의 카테터(심도자)로는 완전히 막힌 관상동맥(만성완전협착)을 뚫거나 혈관 벽에 쌓인 세포 찌꺼기(혈전)를 제거하는 데 많은 한계가 있다”며 “마이크로로봇은 이들 질환을 치료하는 새로운 대체기술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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