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田十舞, 문화재적 가치 충분하다

신상구 | 2021.05.27 03:07 | 조회 3859

                                                 대전십무(大田十舞), 문화재적 가치 충분하다

    
          첨부사진1
                                                                             사재동 충남대 명예교수

    최근 대전연정국악원 대공연장에서 정은혜의 '대전십무', 그 공연을 보았다. 기실 이 작품은 대전의 자연과 인문, 인물들이 빚어낸 전통문화의 구체적인 10개 분야를 소재로 창작해 낸 무용이다. '본향', '계족산 판타지', '갑천, 그리움', '유성학춤', '대바라춤', '한밭 규수춤', '대전양반춤', '취금헌무', '호연재를 그리다', '한밭북춤'의 각 편은 독자적 작품이면서 전체적으로 장편을 이루며 문학적으로 조직돼 큰 효과를 내고 있다.

    첫째, 그 주제·내용의 설정이 중후하고 값지다. 우리 문화 예술의 이상, 진·선·미·성의 경지를 내세우고 그 윤리·덕목을 이념으로 실천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예술작품 전반에서 추구하는 주제·내용과 보편적으로 상응하는 터다.

    둘째, 그 구성이 효과적으로 잘 짜여 있다. 우선 그 배경이 사실적으로 배치됐다. 이것은 그 사건 진행, 서사적 문맥의 진전에 맞춰 각양각색으로 생동하게 펼쳐진다. 등장인물의 성격과 기능을 개성적으로 특색있게 부여하고 '발단'에서 '예건의 설명'-'유발적 사건'-'상승적 동작'- '절정'-'하강적 동작'-'대단원'의 동선을 효율적으로 밟아 나갔던 터다.

    셋째, 그 표현이 사실적이고 섬세하다. 그리고 아름답다. 배경의 표현이 움직이는 시각예술의 경지를 이루고 등장인물의 의상이 성격·기능, 그 특징을 십분 살리도록 적절히 설계돼 있으며, 분장도 매한가지로 이에 부합된다. 마침내 그 춤사위가 변화무쌍하고 역동적이며 섬세한 몸짓으로 표현된다. 이 춤사위는 각 편에서 공통되기도 하고 특성화되기도 하면서, 서사적 충격과 서정적 감명, 마침내 진·선·미·성의 융합적 예술세계를 창출하는 것이다.

    '대전십무'는 거의 20년에 걸쳐 작품별로 평균 50여 회의 공연을 하였으며 소헌의 예술감독·안무에 의해 대전으로부터 국내, 외국에 이르기까지 많이 공연됐다는 사실은 무용사 내지 공연예술사적인 의미가 매우 크다. 그 의미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이 무용작가가 그만한 명품·대작을 창작해, 예술감독으로 안무해 장기간에 걸쳐 이만큼 널리 공연해 온 공적이 너무도 크다는 점이다. 한 사람 무용 전문가의 염원과 열정, 그 역량이 얼마나 대단하며, 값지고 보람찬 일인가.

    둘째, 이 작품이 그만큼 공연되면서 이 무용예술을 오래 널리 유통·보급하고 발전·대중화시켰다는 점이다. 우선 이 대전 문화계, 무용예술이 저조한 이 현장에서, '대전의 무용'을 창작해 꾸준하고 성실하게 지속적으로 공연해 이를 보급하고 시민화했으니, 이 지방 무용예술사 내지 공연문화사 상에 기여한 바가 실로 크다고 하겠다. 나아가 이 작품이 외국에서 공연·공인됨으로써, 세계적 작품으로 진출하는 길을 열게 됐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 하거니와, 그만큼 이 작품이 세계적 수준의 명품, 그 공연임을 실증하는 터라 하겠다.

    셋째, 이 작품이 그만한 공연과정에서 그 작가의 창작이념과 안무정신에 따라 점차 완성도를 높여 왔다는 점이다. 그것은 그 작가 소헌이 그 많은 공연에서, 그때 그때 그 작품의 공연마다 보다 완벽한 작품, 최선의 공연을 위해 그 능력과 열정을 다 바쳐 왔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실제로 이 작품들은 발전을 거듭, 완전에 가까운 '대전십무'로 집대성된 것이 사실이다. 그러기에 이 모든 관중들이 감동·공감하고, 저명한 무용평론가들이 한결같이 높게 평가하는 터다.

    이상과 같이 소헌 정은혜가 대전의 전통에 입각하여 공들여 창작한 '대전십무'는 대전의 무용, 명품으로서, 그 대본과 공연을 통하여 한국의 빼어난 작품으로 행세했다. 이 작품이 오랜 기간 널리 공연되면서, 완전한 작품·공연을 이룩, 대전무용과 한국무용의 발전에 기여하고 세계적 진출의 길을 열었다. 그리고 이 작품은 대전 문화, 무용문화재로 정립됐다. 그러기에 대전시 문화당국과 문화시민들은 이를 높이 평가하고 육성·발전시키는 데에 최선을 다해야 될 것이다. 그리고 한국무용계와 문화재당국에서는 이 작품과 그 공연을 국가무용문화재로 공인해, 그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보호·진흥시켜야 할 것이다. 나아가 이 작품이 해외에 진출해 한국무용의 실상과 위상을 선양하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
                                                        <참고문헌>
   1. 사재동, "대전십무(大田十舞), 문화재적 가치 충분하다", 대전일보, 2021.5 26일자.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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