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다운 나이 듦이란

신상구 | 2021.02.12 08:59 | 조회 3676


                                                                                   나다운 나이듦이란


    요즘 어떻게 나이 들어가는 것이 바람직한 나이듦인가에 관한 논의가 다양하고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책도 나오고 잡지나 신문에도 관계기사가 나오고 유튜브에도 소개되고 있다. 학술논문도 여러 분야에 걸쳐서 제출된다. 내용은 대체로 비슷하다.
   주로 중장년세대의 관점에서 ‘나이듦=노화=고령화=퇴화=열화(劣化)=약화’로 보고 그와 같은 바람직하지 못한 변화‧ 증상‧상황을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은가에 대한 방법의 탐색인 경우가 많다. 내가 보기에는 대부분의 견해들이 좋게 이야기해서 만병통치약 같은 일반론이고, 비판하자면 공리공론에 불과하다.
    그래서 나 나름의 생각을 해보았다. 결국 나답게 나이 들어가는 것이 그런대로 무난할 것 같다. 할 말은 많지만 이번에는 용기 있는 나이듦에 대하여 세 가지만 이야기 해보려한다. 반론, 반박이어도 환영이고 평언 또한 환영이다.
    첫째는 외로움을 두려워하거나 불안해 하지 않고 정면 대처하는 가운데서 의미를 창출하기 위한 모험을 감행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외로움을 잘 견디어 나가면서 뜻있게 활용하면 오히려 새로운 ‘가치공창(Value co-creation)’을 위한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 있지 않은가?
   결코 외로움에 굴복하거나 패배해서는 안 된다. 나이 들면 외롭다고 말하지만 젊을 때도 외롭지 않은 때보다 외로운 때가 더 많았는데, 그 절실함을 느끼지 못했거나 느꼈다 해도 불충분했던 것뿐이다. 삶이란 기본적으로 외로운 것이다.
나이 들어간다는 것은 외로움에 익숙해진다는 것이기도 하다. 나이 들어 외롭다고 호들갑 떨지 말고 의젓하게 견디도록 하자.
   둘째로 청소년세대나 중장년세대에게 따돌림 받거나 무시당하거나 혐오의 대상이 된다 해도 너무 슬퍼하거나 자멸‧ 자책‧ 자포하지 말자. 그들도 머지않아 똑같이 나이 들어 같은 처지에 놓이게 되면, 같은 경험을 하게 되는 인생살이의 자연스런 과정이라고 여기고 초연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지고 달관할 수 있도록 하자.
   환심을 사고 호감을 갖게 하고 비위를 맞추기 위해서 아부할 필요가 없다. 나이에 걸맞는 마음가짐과 몸가짐을 반듯하게 견지하면 언젠가 나이듦이 가져다주는 신체적, 심리적, 영성적 변화의 실상을 그들도 알게 되겠지. 그들은 다만 아직 나이가 덜든 상태에서 나이든 인간의 애환을 충분히 깨닫지 못한 것뿐인 것이다. 너무 탓하지도 나무라지도 말자.
    셋째는 결국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데 기품 있게 수용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태어났으면 나이 들어가다가 죽게 되는 것이 생명의 어길 수 없는 법칙이다. 인간의 품위가 최종적으로 등급이 매겨지는 것은 어떻게 죽느냐에 달려있다.
   평소에 자기 나름의 생사관을 어느 정도 정리해둘 필요가 있다. 일반론이 아니라 나 자신의 생사관이 중요한 것이다. 그것은 인식의 문제라기보다는 자각의 문제요 그것을 의연하게 수용하는 용기의 문제다.
   결국 나다운 나이듦이란 외로움을 의미 있게 견딜 수 있는 용기, 혐오당해도 굴하지 않을 수 있는 용기, 그리고 죽음을 의연하게 맞이할 수 있는 용기, 즉 용기 있게 삶을 엮어가는 것이다. 비겁하지 말자. 굴종하지 말자. 절망하지 말자.
                                                                                       <참고문헌>
   1. 김태창, "나다운 나이 듦이란", 동양일보, 2020.10.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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