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과학자의 첫 노벨화학상 수상이 고배를 마시며 아쉽게 다음을 기약한 가운데 우리나라 과학자의 수상 가능시점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장에서는 당장은 시기상조라며, 보다 장기적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조성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지난 7일(현지시간) 에마뉘엘 샤르팡티에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박사와 제니퍼 다우드나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를 올해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해당 분야는 현택환 기초과학연구원(IBS) 단장 서울대 석좌교수가 수상 후보에 오른 것으로 알려져 기대를 모은 바 있지만, 올해도 수상은 불발됐다. 한국인 과학자의 노벨상 수상이 지금까지 한 명도 없었던 터라 과학계의 목마름과 국민적 아쉬움이 적잖다.
노벨상은 수상자는 물론 국가의 국격과 국가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을 만큼 전 세계가 주목하는 상이다. 이 같은 노벨상 수상을 위해 한국 과학기술은 얼마나 전진해 있을까? 과학계에선 한국의 과학기술이 단시일 내 큰 발전을 이룬 것은 사실이지만, 기초과학 분야의 연구축적과 투자가 아직 부족한 실정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출연연 기관 관계자는 “노벨상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될만한 인물이 나오는 것도 몇 년 전에 비해선 괄목할만한 성과라는 생각이 든다”면서도 “흔히 비교되는 일본에 비해 우리나라는 기초과학분야에 투자한 기간이 그리 길지 않다”고 언급했다.
한국 과학자의 첫 노벨상 수상 가능성 시점에 대해선 10년 가량의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과학계는 내다본다. 화학계 관계자는 “기초과학에 투자한지가 오래되지 않아서 축적의 힘이 필요한 것 같다. 기초과학은 어느 정도 에너지가 응집이 됐을 때 성과가 창출되는 분야라 정부와 국민이 믿고 기다려주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한국인 첫 노벨상 수상은) 10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가주도 연구개발 사업을 수주해야 하기에 본의 아니게 한 분야에 집중 못 하는 부분이 발생할 수 있다”며 “당장은 돈이 되지 않더라도 지속적 연구로 새로운 분야를 창출해내는 연구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단기간의 연구 성과에만 집착하지 말고, 긴 호흡으로 투자해줬으면 좋겠다”고 고언했다.
<참고문헌>
1. 곽진성, "고배 마신 한국과학, 노벨상 배출까지 아직 ‘먼길’", 금강일보, 2020.10.12일자. 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