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포의 사도' 이존창이 태어난 천주교 성지 예산 여사울

신상구 | 2020.11.28 15:40 | 조회 3763

                                                      '내포의 사도' 이존창이 태어난  천주교 성지 예산 여사울

▲ 시도기념물 제177호 예산 여사울 이존창 생가터 전경. 문화재청 제공
▲ 성모마리아상. 문화재청 제공
▲ 성모마리아상. 문화재청 제공

   예산, 부여, 보령, 홍성, 심지어 청주 지방에서 까지 서울로 가는 가장 가까운 길은 예산군 신암면 신종리 여사울에서 배를 타고 아산만을 건너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곳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상거래도 활발하여 경제적으로 풍족하였다. 집들도 큼직한 기와집이 많아 흡사 '서울 같다'고 하여 '여(같다는 뜻의 如)서울' 이라고 했는데 '여 서울'이 '여 사울'로 변형된 것이다.

   이 여사울이 충청도는 물론 우리나라 천주교 역사에 큰 영향을 끼쳤다. 충청도 최초의 천주교 신자요 내포의 사도라 불리는 순교자 이존창(루도비코 곤자)의 고향이 바로 여사울이기 때문이다.

   이존창은 1759년 비교적 부유한 양반가정에서 태어나 과거에 응시하기 위해 열심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 권일신으로부터 천주교 교리를 배우고 '루도비코 곤자'라는 세례명으로 영세를 받게 된다. 권일신은 한국 최초의 천주교 신자로 중국에서 영세를 받은 이승훈으로부터 영세를 받은 인물.

   이렇게 천주교에 입교한 이존창은 매우 열성적이어서 이승훈 등과 '가성직제도'(假聖職制度)에 참여할 정도였으며 고향 여사울로 내려와 포교에 전념했다.

   이렇게 하여 여사울 일대에서 300가구가 천주교에 입교할 정도였으니 그 당시 300가구라면 그 지역 모두가 신자촌이 됐다는 이야기다.

    그 가운데는 한국 최초의 신부인 김대건 신부 부모들도 포함되었고 그래서 그에게 붙여진 이름이 '내포의 사도'다.

이존창은 여사울을 근거지로 삼고 충청도 일대를 무대로 전교활동을 하는 한편, 북경에 밀사를 보내 중국의 주문모 신부를 영입시키는 등 한국 천주교의 중심적 지도자 역할을 했다.

 
▲ 유적비. 문화재청 제공
▲ 유적비. 문화재청 제공

    그러나 1791년(정조15년) 신해박해 때 이존창은 관헌에 검거되었는데 죽음 직전에 이르러 배교(背敎)를 함으로써 목숨을 건진다. 배교를 하여 감옥에서 풀려났으나 그는 이 때문에 심한 정신적 갈등을 겪는다. 그리하여 내포를 떠나 집을 부여 홍산으로 옮기고 이 지역은 물론 전라도 지방까지 포교활동을 벌였다. 그가 배교에 대한 양심의 가책으로 죽을 각오로 활동을 벌이는 데 1795년 다시 관헌에 체포, 6년에 걸쳐 천안에서 연금생활을 해야 했다.

    그런 가운데 1801년 신유박해가 일어나자 이존창은 서울로 압송되었다. 모진 고문과 회유가 있었으나 이번에는 배교하지 않고 끝까지 신앙을 지켜 함께 구금됐던 정약종 등과 함께 사형 선고를 받았다.

    그는 곧 바로 공주에 있는 감영으로 이송되었고 지금의 공주 중학교 앞 황새바위에서 1801년 4월9일 참수되었다.

    이존창 말고도 여사울에는 김광옥(안드레아)와, 그의 아들 김희성(프란치스코)같은 순교자도 있다. 부자가 다 순교의 길을 걸었는데 2014년 교황이 한국에 왔을 때 이들을 복자품에 올렸다.

    김광옥은 이곳 면장을 지낼 정도로 지역 유력인사였으나 이존창으로부터 교리를 배우고 순교까지 한 것이다.

    여사울 출신으로 대표적인 순교 성인으로는 홍병주(베드로)와 홍영주(바오로)형제를 빼놓을 수 없다.

    1840년 홍병주 성인이 참수형을 받은 이튿날 동생 홍영주 성인도 당고개에서 참수되었다. 이리하여 천주교 대전교구는 여사울을 성지로 가꾸었으며 충남도는 충남도 기념물 177호로 지정했다. 이곳에서는 철제 십자가상, 성모상, 묵주 등이 발굴되어 그 시절의 역사를 말해주고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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