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작가(1)- 이지성

진성조 | 2011.03.29 09:24 | 조회 78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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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탁이 만난 사람]‘리딩으로 리드하라’ 쓴 베스트셀러 작가 이지성

ㆍ“독자가 자기 얘기처럼 감동받게 ‘서민체 글쓰기’가 나의 경쟁력”

<리딩으로 리드하라>의 저자 이지성씨가 인문고전 독서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인문고전을 맹렬하게 읽어 작가의 두뇌를 가지게 됐다는 그는 인문고전을 번역서가 아닌 원전으로 보면서 한 글자도 남김없이 그대로 베껴쓰고, 통(通)할 때까지 사색하는 방안이 좋다고 독자들에게 추천했다. | 권호욱 선임기자


<꿈꾸는 다락방>의 저자 이지성씨는 ‘출판계의 아이돌’로 불린다. 가요계의 아이돌 스타만큼이나 출판계에 열렬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다고 해 붙여진 별명이다. 실제 이 작가의 독자층은 젊은이, 그중에서도 20대 초반 여성이 주류다. 이들은 다른 어떤 연령층보다 도서 구매력이 강하다. 이 집단을 지지층으로 확보하고 있으니 그는 책만 내면 성공이 보장되는 보증수표 작가인 셈이다.

<꿈꾸는…> 같은 자기계발서란 어떤 면에서 내용이 뻔한 책이다. 이런저런 논리와 사례가 들어 있지만 한마디로 압축하면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걸 위해 어떤 책에서는 아침형 인간이 돼라 하고, 어느 저자는 적극적으로 사고하라 하며, 어느 대목에선 대인관계를 원만하게 맺으라고 충고한다. 그래서 지식인 중에는 이런 책일랑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러나 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는 보통 사람들, 세파에 힘겨워 하는 서민들, 인생의 기로에서 방황하는 젊은이들은 이런 이야기에 감동받고 열광한다. 지식인들이 나누는 알아듣기 힘든 말보다 생활에 도움되고 피부에 와닿는 실용적 이야기들이기 때문이다. 개그우먼 조혜련씨는 <쓰는 순간 인생이 바뀌는 미래일기>라는 책에서 “일본에서 방송활동 중 딜레마에 빠졌을 때 나를 다시 일으켜세운 게 이지성의 책이었다”고 했고, 방송인 현영씨, 소녀시대 서현, 여자축구 여민지 선수도 이 작가의 책을 읽고 꿈을 키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최근엔 한나라당 홍정욱 의원이 이씨의 인문고전 독서법에 관한 책 <리딩으로 리드하라>를 ‘강추’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리며 “비서진 전원 필독! 이 선생 덕에 20년 만에 플라톤 읽느라 밤샘. 교육의 좌표를 제시하는 명저입니다”라고 적기도 했다.

이씨의 나이 올해 서른일곱. 인생의 반환점도 채 못 돈, 일천하다고 할 수밖에 없는 연륜(年輪)이다. 세칭 명문대 출신의 화려한 스펙을 가진 ‘엄친아’도 아니고 매혹적인 문장을 구사하는 문필가도 아니다. 그런데도 그의 책은 언제부턴가 출간만 되면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른다. 최대 히트작 <꿈꾸는 다락방>은 215쇄를 찍으며 100만부 이상 팔렸고, <여자라면 힐러리처럼>(38만부), <스물여덟 이건희처럼>(18만부), <리딩으로 리드하라>(14만부) 등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얼마 전 화이트데이(3월14일)를 앞두고 교보문고에서 선물용 도서코너를 매장에 별도로 만들었을 때, 그곳에 진열한 책이 다름 아닌 이 작가의 신간 에세이집 <스무살 절대 지지 않기를>이었다.

지금은 많은 출판사에서 그의 원고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지만 4년 전만 해도 그는 무명 작가였다. 출판계에 그의 이름 석자를 아는 사람이 없었다. 책 한 권 내려면 출판사로부터 수많은 퇴짜와 수모를 당해야 했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베스트셀러 작가 대열에 오르게 된 원동력은 무엇일까. 대체 어떤 사람이기에, 어떤 구상으로 어떤 작법(作法)으로 글을 쓰기에 젊은이들의 마음을 헤집어놓는 걸까. 서울 성동구 약수동 그의 자택을 찾아 차 한 잔 앞에 놓고 마주앉게 된 것은 이런 궁금증 때문이다. 우선 그의 작가 이력에 대한 질문부터 던졌다.

- 일찍부터 작가가 되겠다고 마음먹고 치열하게 준비해왔다고 들었습니다. 숫자가 꼭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책은 언제부터 내기 시작해 지금까지 모두 몇 권이나 냈나요.

“20대 중반에 시집 두 권을 낸 게 처음입니다. 그 후 모두 25권을 썼습니다.”

- 그 책들이 다 성공한 것은 아니죠?

“물론입니다. 지금도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초기에는 특히 참담한 실패의 연속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시집이 서점에 깔린 지 한 달 만에 출판사 사장이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2000부 찍었는데 하나도 안 팔린다고, 저보고 모두 사라고 해요. 돈도 없고 그럴 의사도 없다고 했더니 그럼 반품 들어오는 거 낙도에 보내겠다고 합디다. 창고에 보관하려면 보관비 든다면서. 두 권의 시집이 다 이런 과정을 거쳐 낙도로 갔습니다. 제 첫 작품이 낙도에서 근무하는 군인들의 라면받침대로 쓰인 셈입니다.”

- 검증되지 않은 작가는 출판사 잡는 데 당연히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요.

“그렇죠. 제가 <18시간 몰입의 법칙>이란 책을 낼 때였습니다. 당시 저는 초등학교 교사였는데 하루 3시간밖에 안 자면서 나름대로 심혈을 기울여 원고를 썼어요. 그러고는 서점에 가서 출판사를 조사했죠. 책 뒤에 보면 출판사 주소와 전화번호, 편집자 e메일 주소가 있잖아요. 이걸 보고 자기계발서를 한 권이라도 낸 적이 있는 국내 모든 출판사 명단을 작성해 원고를 등기우편으로 보냈습니다. e메일로도 보내고요. 그런데 아무 데서도 응답이 없더군요. 그래서 전화를 걸어 일일이 물어보았어요. 그랬더니 하나같이 ‘노’라고 하는 거예요. 하는 수 없이 원고를 상당부분 고쳐 쓴 다음 이번엔 80군데를 추려 보냈어요. 역시 응답이 없더군요. 또 차례로 전화를 걸었죠. ‘노’ ‘노’, 75번째 출판사에서 거절하는 말을 들었을 때 눈앞의 풍경이 일그러지면서 귀에서 ‘삐’ 하는, 라디오 주파수 잘못 돌렸을 때 나는 소음이 들리더군요. 마지막 5곳에 전화를 돌리면서 설마 설마 했죠. 그런데 끝까지 ‘예스’하는 곳이 없었어요.”

- 그럼 그 책은 어떻게 나왔나요.

“정말이지 죽어버리고 싶더군요. 공중전화 부스에서 나와 집으로 가는 길에 하늘을 향해 삿대질을 하며 하느님을 원망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곰곰 생각해보니 출판사는 나름대로 합리적 선택을 한 것이었어요. 자기계발서란 성공을 가르치는 건데 아무것도 내세울 게 없는 초등학교 교사가 성공을 이야기하니 공감이 가겠어요? 그런 생각이 들어 원고를 다시 들여다보면서 내용을 또 수정하고 제목을 바꿨죠. 이번에는 중소출판사 20곳에 보냈어요. 그중 한 곳에서 받아줘 출간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천신만고 끝에 세상에 나온 이 책은 지금까지 7만부 가까이 팔렸다. 초판 발행이 2004년 10월이었으니 연간 1만부가량 꾸준히 팔리는 스테디셀러가 된 것이다. 그 후에도 이 작가는 책을 낼 때 원고를 먼저 작성한 다음 출판사 여러 곳에 보내고 화답이 오는 곳에서 출간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최초의 독자인 출판사 편집자를 감동시키지 못한다면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이걸 작가의 ‘진검승부’라고 표현했다.

- 그 같은 진검승부 방식으로 성공한 책이 어떤 게 있나요.

“2007년 10월 나온 <여자라면 힐러리처럼>이 그렇게 성공했습니다. 제가 다른 책은 원고를 다 쓴 다음 출판사에 보냈는데, 이 책은 절반만 써서 보냈어요. 그런데도 대형출판사 5곳에서 곧바로 연락이 오더군요. ‘신문에 광고 24회를 하겠다’고 제안하는 곳도 있었어요. 아, 뭐가 되려나 보다 싶었죠. 아니나 다를까 출간 1주일 만에 베스트셀러 종합순위 7위에 오르고, 두 달 만에 20만부가 팔려나가더군요.”

작가 이지성의 봄날은 그렇게 시작됐다. 무명작가로서 14년 7개월간 설움받은 뒤였다. 그의 원고를 쓰레기통에 집어넣었던 유명 출판사 편집자들은 그제야 “그때 제가 미쳤나봐요”라고 미안해하며 러브콜을 보내왔다. 곳곳에서 강연을 해달라는 요청이 쇄도했고, 서점에는 ‘이지성’ 이름만 보고도 책을 사는 독자들이 생겨났다. 한 예로 <꿈꾸는 다락방>은 <여자라면…>보다 다섯 달 먼저 나왔으나 그다지 주목을 끌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여자라면…>을 본 독자들이 저자의 다른 책을 찾아 나서면서 판매량이 급증, <여자라면…>을 능가하는 판매부수를 기록했다. 교사를 그만두고 오직 글만 쓰는 전업작가로 나섰다. 지금까지 팔린 이지성의 책을 모두 합하면 180만여권. 인세수입만 18억원에 이르는, 국내 보기드문 초대형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것이다.

- 작가로서 성공비결이 어디에 있다고 보시나요. 문장이 유려하다는 말은 안 나오는데요.

“저는 문장을 일부러 다소 거칠게 씁니다. 독자들이 읽고 이건 나의 얘기다, 나를 위한 얘기다 라고 느껴야 하는데 거친 문장이 거기에 적합하기 때문이죠. 그걸 저는 서민체라고 부릅니다. 서민체는 저의 경쟁력입니다.”

- 대형 베스트셀러를 내면서 경제적으로도 활짝 펴졌겠습니다.

“아버지가 사업을 하다 망해 집안에 빚이 4억원 있었어요. IMF 외환위기 때 전 재산을 경매당했죠. 굉장히 어려웠는데 인세받아서 그 빚 다 갚고 여기 사는 이 아파트 전세 얻고, 자동차도 하나 장만했죠.”

- 성공한 기분이 어떻던가요.

“꿈에 그리던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는데 왜 그런지 공허하게 느껴집디다. 인세가 많을 땐 월 1억원이 들어오는데 기쁘지가 않은 겁니다. 성공한 사람들이 왜 자살하는지 그때 이해가 되더군요. 하루는 부산의 어느 대기업에서 강연을 하고 KTX를 타고 서울로 오는데 나 자신이 너무 추잡스럽게 느껴지는 거예요. 두둑한 강연료에 선물까지 받았는데 내가 이러려고 작가가 됐나 하는 자괴감이 밀려들어요. 내가 자기계발서를 쓸 때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빈곤의 고리를 끊도록 도와주려 한 것이지, 부자를 더 큰 부자로 만들어주기 위한 것은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그래서 어떻게 했나요.

“그때부터 1년간 강연을 일절 안 나갔어요. 그리고 저의 팬들이 만든 카페에 가입해 1년에 책 365권 읽기 같은 주제로 무료특강을 했어요. 그러니 기분이 좀 좋아지고, 기부하는 마음도 살아나더군요. 그래서 빈민가에 인문고전 도서관 100개 짓기, 아프리카와 아시아에 학교 및 병원 100개 짓기 같은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리딩으로 리드하라>는 제가 필생의 공력을 들여 쓴 책인데, 지금까지 이 책에서 받은 인세 전액을 이 프로젝트에 넣었습니다.”

<리딩으로…>는 동서고금의 위인이나 지도자들의 사례를 예시하며 인문고전 독서에 지혜의 길이 들어 있다고 역설하는 내용이다. 이 책에서 그는 인문고전은 짧게는 100~200년, 길게는 1000~2000년 이상 된 ‘지혜의 산삼’이라고 표현한다. 천재의 두뇌에 직접 접속하는 게 처음에는 어렵게 느껴지지만 어느 순간 기막히게 재미있으면서 독자의 두뇌를 혁명적으로 변화시켜준다고 설명한다.

- 인문고전이 좋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실제 고전을 읽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너무 어렵잖아요.

“그건 우리가 너무 쉬운 책만 읽어서 그렇습니다. 미국에선 사립학교 초등생들도 플라톤의 국가론을 읽고 독후감을 씁니다. 우리는 TV 드라마만 보기 때문에 어렵다고 느끼는 겁니다. 교육이 잘못된 겁니다.”

- <리딩으로…>에 보니 저자 본인도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책이 인문고전이라고 고백해 놓았던 데요.

“저도 물론 그랬죠. 제가 인문고전을 처음 읽은 게 성인이 되었을 때였으니까요. 아무리 읽어도 무슨 말인지 몰라 머리에 쥐가 나더군요. 그때 나는 좋은 대학도 못 나왔는데 천재들이 쓴 책을 읽어 머리를 좀 바꿔보자 하는 심리가 있었어요. 일종의 열등감에서 시작한 것이죠. 그래서 모른다고 포기하지 않고 맹렬히, 전투적으로 읽었습니다. 그게 주효했죠. 자꾸 읽다보니 두뇌가 바뀌는 느낌이 오더라고요. 한 번 어려운 책을 이해하고 나니 일반적인 책은 무척 쉽고 글도 쉽게 써집니다. 마치 군대에서 특수훈련을 받고 나면 일반 훈련은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요.”

- 어느 책에 보니 국내 최고의 독서가 중 한 사람으로 이 작가님을 꼽았더군요. 그런 분으로서 책의 정의를 내려달라고 하면 무어라 말하겠습니까.

“책은 미래죠. 현재를 보려면 리모컨이나 마우스를 찾으면 됩니다. 하지만 미래를 보려면 책을 읽어야 합니다.”

- 책의 주제가 힐러리 장관에서 이건희 회장까지 다양합니다. 전혀 다른 분야의 글을 어떻게 쓸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주요 인물에 대해서도 오래전부터 관심을 갖고 자료를 모으고 연구를 해왔습니다.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힐러리에 대한 책과 자료는 모두 읽었을 거예요. 지금은 고 정주영 회장에 대한 책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이 분에 대한 자료도 17년 전쯤부터 모아왔죠.”

- 책 주제는 어디서 아이디어를 얻나요. 출판사에서 콘셉트를 주고 이런저런 책을 써달라 요청하나요.

“아닙니다. 전적으로 제가 생각해 씁니다. 저는 일간신문을 6개 구독하면서 한 달에 100만원어치 책을 삽니다. 주간지 월간지 등 잡지도 다 봅니다. 신문 잡지 보는 것은 작가로서, 아니 민주시민으로서 해야 할 기본이니까요. 그렇게 읽고 보고 하다보면 쓰고 싶은 책이 매일같이 한 권씩 생깁니다. 현재 제 머릿속에 구상 중인 책이 수십권 됩니다.”

성공한 작가가 되었지만 그의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자기계발 외에 시 에세이 교육 종교 인문 등 5개 분야에서 베스트셀러를 내어 세계적인 작가가 되겠다는 게 그의 목표다. 과연 가능할까? 생생하게 꿈을 꾸면 이루어진다는 그의 믿음이 현실로 나타날지 두고볼 일이다.

◇ 원치 않던 교대 다니며 작가 꿈…
정용진 부회장에 인문고전 지도도


이지성씨의 이력에서 비범한 구석을 찾기는 어렵다. 겉보기엔 보통 아이들처럼 큰 말썽없이 학교를 다녔고, 가장 안정적 직업으로 꼽히는 초등학교 교사를 지냈을 뿐이다. 본인 스스로 ‘매우 평범한 두뇌를 가졌다’고 고백하기도 한다.

적지않은 교대생이 그렇듯 그 또한 애초부터 교대를 원해서 간 것은 아니다. 부모 권유로 진학했으나 학교 수업을 외면하다보니 임용고시를 볼 성적이 안되었다. 다른 진로가 없어 법대에 편입했으나 법학 공부에도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그럭저럭 법대를 마치고는 ‘이러다 내가 무얼 할 수 있겠나’ 하는 암담한 심정으로 군에 입대했다고 한다.

제대후 운이 좋아 교사가 됐다. 김대중 정부가 초등교사를 대거 명예퇴직시킨 뒤 인력이 모자라자 다시 채용한 것이다. 모집인원 1200명에 지원자가 1100명, 전원 합격이 보장된 시험이었는데 이씨는 여기서 903등을 했다. 제대후 보름 만에 교사 발령을 받았고, 2008년 2월 퇴직할 때까지 7년 동안 교단생활을 했다.

그후엔 집안의 빚이 문제였다. 아버지가 진 빚을 갚을 능력이 있는 사람이 가족 중에 없었다. 그가 받는 월급은 채권자가 압류해갔고, 그는 빈민가 옥탑방 생활을 벗어날 수 없었다.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길은 파산을 신청하는 것인데 그러면 생계수단인 교사직을 버려야 했다. 빚에 짓눌린 모습을 보고 동료교사였던 여자친구는 “아무래도 당신과는 안되겠다”며 이별을 통보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그가 포기하지 않고 키워온 게 작가의 꿈이다. 교대 다닐 때부터 작가가 되겠다고 결심한 그는 다른 모든 것을 희생하면서 책에만 매달렸다. 그의 표현을 빌리면 ‘눈이 빠져라 책을 읽고 몸이 부서져라 글을 썼다’. 도서관에서 남들 시험 준비할 때 사르트르의 <존재와 무>를 베껴썼고, 동료 교사들이 회식할 때 원고를 썼다. 하루에 한 권 이상 책을 읽지 않으면 밥과 잠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자기 규칙을 만들어 실천했다.

그렇게 노력해 작가의 꿈을 이룬 이씨는 요즘 인문고전 독서교육에 열심이다. 서울역 쪽방촌 아이들의 공부방을 매주 찾아 논어를 읽힌다.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의 독서 멘토 역할도 맡고 있다. 정기적으로 만나 인문고전 독서법을 지도하고 때때로 숙제도 내준다. 정 부회장의 어머니 이명희 여사가 EBS에 나온 이씨의 강연을 보고 아들에게 꼭 필요하겠다 싶어 연결시켜주면서 시작된 일이다.

◇ 약력

△1974년생 △전주교대 △전북대 법대 △2000년부터 성남 서현초·상원초 교사 △2008년 2월 퇴직


<이종탁 사회에디터>


입력 : 2011-03-28 21:23:37수정 : 2011-03-29 00: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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