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란 무엇인가 - 1. 무엇을 정의라고 부를 것인가?

피리 부는 사람 | 2010.09.07 18:04 | 조회 5619

때가 오면 나에게 절하게 되리라

하루는 형렬이 여쭈기를 “세상 사람들이 선생님을 광인(狂人)으로 여기나이다.” 하니 크게 웃으며 말씀하시기를 “신축년 이전에 민생을 가련히 여겨 광구천하하려고 사방으로 주유(周遊)할 때 인정과 풍속을 살피려고 많은 사람들을 만났느니라. 그 때에는 상(相)을 평하고 사주와 점을 보아 주면, 신인으로 공대하여 어떤 이는 소까지 잡아 대접하였거늘, 그것은 내가 허언(虛言)으로 행세한 것이요 신축년 이후에는 천지의 말로 행세하는데 도리어 광인으로 여기는도다. 광인은 입경(立經)도 못 하고 건사(建事)도 못 하나니 때가 오면 나를 헐뜯는 자들의 눈에 먼저 눈물이 흐르고, 나를 헐뜯는 자들이 먼저 나에게 절하리라.” 하시니라. 하루는 형렬에게 말씀하시기를 “세상이 너무도 악하구나. 이 시대를 지내려면 남에게 폭을 잡히지 않아야 하느니라. 너는 광(狂)이 되지 못하니 농판으로 행세하라. 나는 광인으로 행세하리라.” 하시니라.

149:5 입경. 성인이 사물을 판단하는 기준을 세우는 것.

증산도 『도전』 2:149장


파스칼은 『팡세』에서 "피레네 산맥 이쪽의 정의는 저쪽의 불의다"고 하여 정의의 상대성을 갈파한 바 있습니다.

모든 상황에서 모든 것이 완벽할 정도로 옳바른 해답이란 것이 존재할까요?

삶에 해답이 존재하지 않듯 완벽한 정의라는 것도 소설에 불과합니다.

그러다 가끔씩 법의 영역에서 생각하면 이 세상이 왜 이렇게 악한 시대가 되었는지 생각해 봅니다.

약 4천 300년전 요(堯)가 이복 형인 지를 죽이고 천하를 무력으로 얻은 후 창생의 눈물로 9년 홍수가 일어났습니다. 요가 지를 죽인 것은 옳은 일이며, 창생을 도탄에서 건지기 위해서 지를 죽였다는 대의명분을 들고 일어났다면 과연 요가 행한 행동은 정의인가 물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요는 자신의 아들인 단주에게 제위를 물려주지 않고 순에게 제위를 물려주며 바둑을 만들어 바둑이나 두는 소일거리로서 평생을 지내게 합니다. 단주를 따르던 무리들은 순에게 항거하였으나 이내 곧 진압됩니다. 순은 형벌을 창시하여 법률제도를 만들어낸 최초의 장본인 이였습니다.

이후 2천 2~300년전 순자와 한비자로 이어진 법가 사상가들에 의해 형벌은 정교하게 다듬어 집니다.

서양에서는 2천 500년전 소피스트들의 딜레마라는 말까지 등장하며 치열한 논리적 법률 싸움이 진행된바 있습니다.

오늘날까지 수많은 법률적 논쟁들이 동서양을 통해 그 모습을 완연히 드러나게 된 연역이 바로 이들로 부터 비롯되었습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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