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디와 톨스토이의 가치관과 인생관

신상구 | 2020.04.11 14:47 | 조회 4811

   

                                                               간디와 톨스토이의 가치관과 인생관


   내 나이가 되면 건강을 위한 여러 가지 충고를 받는다. 먼저 넘어지지 말아야 한다. 낙상은 치명적이다. 또 감기에 걸리면 안 된다. 저항력이 약하기 때문에 폐렴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지금과 같이 감염병(코로나19)이 성행할 때는 절대로 외출해서는 안 된다는 당부이다.
   그런 애정 어린 권고를 받기 때문에 지난 두 달 동안은 '은거생활'을 했다. 오늘은 오후 날씨도 따뜻하고 건강상태도 좋아 보여 오래간만에 뒷산 길을 걷기로 했다. 힘들기는 했으나 벤치가 있는 곳까지 왔다.
    바로 언덕 아래에는 내가 즐겨 올려다보곤 하는 활엽수가 있다. 봄철이 되니까 잎사귀가 대부분 떨어져 있었다. 새싹이 피기 위해서는 자리를 양보해야 하고, 낙엽이 되어서는 다른 나무들과 숲을 자라게 하는 비료가 돼야 한다. 나를 포함해 모든 인생이 그래야 하듯이….
    나는 중학생 때, 간디를 존경했고 톨스토이 작품을 애독했다. 한때는 간디에 관한 내 글이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그의 정신세계를 찾아보고 싶어 두 차례 인도를 방문했다. 간디는 말년에 종교 때문에 분열되는 인도의 통합을 위해 힌두교 제전에 참석하러 가는 길 위에서 세상을 떠났다. 한 젊은이가 앞으로 다가와 무릎을 꿇고 축복해 주기를 원했다. 그의 머리 위에 손을 얹었을 때 젊은이가 총격을 가했다. 간디는 한평생 진실을 위해 거짓과 싸웠고, 폭력이 사라지고 사랑이 넘치는 사회를 위해 생애를 바쳤다. 몇 해 전에는 그의 동상이 영국 국회의사당 앞뜰에 섰다. 영국의 어떤 정치 지도자보다 인류의 존경을 받는 인물로 기억되고 있다.
    톨스토이는 세상을 떠나기 얼마 전 아무도 모르게 정처 없이 집을 나섰다. 기차를 타고 가다가 한 시골 역에 내려 역장실로 들어가 추위를 피하고 싶었다. 화덕 불을 쬐면서 "좀 더 많은 사람을 사랑하고 싶었는데…"라는 말을 남겼다. 그는 당시 귀족들이 꿈꾸는 법관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성경을 읽으면서 '삶의 의미'를 찾으려고 작가의 길을 택했다. 많은 재산과 농토를 소유한 삶을 부끄럽게 후회하면서 살았다. 인생의 참의미와 가치를 찾아 정신적 순례의 길을 택했다.
    긴 세월이 지난 오늘 그들이 나에게 남겨준 교훈은 무엇이었는가. 먼 길을 떠나는 사람은 많은 짐을 갖지 않는다. 높은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는 무거운 것들은 산 아래 남겨두는 법이다. 정신적 가치와 인격의 숭고함을 위해서는 '소유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된다. 소유는 베풀기 위해 주어진 것이지 즐기기 위해 갖는 것이 아니다. 간디와 톨스토이가 나에게 남겨준 교훈은 '정신적으로는 상류층으로 살지만, 경제적으로는 중산층에 머물러야 행복하다'였다.
                                                                            <참고문헌>
​​   1. 김형석, "은거생활 두 달…처음으로 봄 길을 걸었다", 조선일보, 2020.4.11일자. B2면.



twitter facebook me2day 요즘
1,202개(72/80페이지)
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회원게시판 이용수칙] 관리자 51743 2023.10.05
공지 상생의 새문화를 여는 STB 상생방송을 소개합니다. 환단스토리 212132 2018.07.12
135 [역사공부방] 코로나 19 이후 페미니즘 향방 신상구 4338 2020.05.11
134 [역사공부방] 한국의 선진국 조건 신상구 4058 2020.05.11
133 [역사공부방] 주류경제학의 문제점 고찰 신상구 5811 2020.05.11
132 [역사공부방] 침체된 대전 원도심 개발 민간영역 보존 동참 필요 신상구 4143 2020.05.10
131 [역사공부방] 대전역세권 개발 호재 신상구 4191 2020.05.10
130 [역사공부방] 민족종교의 요람 계룡산 신도안 신상구 5088 2020.05.10
129 [역사공부방] 대전 지역문화콘텐츠 기초자료 확보, 중앙시장 해방촌 기록화 사진 신상구 4675 2020.05.07
128 [역사공부방] 역사 대중화 이끈 재야사학 이이화 선생 별세 신상구 4115 2020.05.07
127 [역사공부방] 유관순 열사 항일독립의식 깨운 고 사애리시 선교사, 국민훈장 동백장 추서 사진 신상구 4416 2020.05.07
126 [역사공부방] 사랑의 사회학적 담론 신상구 4585 2020.05.06
125 [역사공부방] 순암 안정복 선생의 생애와『동사강목』이야기| 신상구 5320 2020.05.04
124 [역사공부방] ‘인물 평전’ 30권 펴낸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 이야기 신상구 4266 2020.05.04
123 [역사공부방] 의암 손병희 선생의 생애와 업적 신상구 6950 2020.05.04
122 [역사공부방] 조선조 성종의 불꽃놀이 취향 신상구 3942 2020.05.03
121 [역사공부방] 어린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꾼 소파 방정환 선생의 생애와 업적 신상구 9347 2020.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