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대 '한중관계 브리핑'] '공포의 균형' 깬 사드

환단스토리 | 2016.07.16 13:50 | 조회 4775

[원광대 '한중관계 브리핑'] '공포의 균형' 깬 사드

             
최근 한국 국방부가 2017년 말까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를 완료할 것으로 정식 발표하며 국제 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 국내에서는 사드 배치에 대한 반대 운동이 일고 있고, 일부 정치가들은 공개적으로 사드 배치를 반대하며 국민 투표에 따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한국의 사드 배치에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으며, 여러 차례 경고하고 있다. 그렇지만, 7월 13일 한국 국방부는 성주를 사드 배치 지역으로 발표하는 등 확고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한국이 국내외 여론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드를 배치하려는 이유는 북핵 위협에 대응하여 국민의 안전을 지킨다는 것이지만, 이는 표면적인 이유일 뿐이며 실제로는 여러 방면의 많은 원인이 존재한다. 

첫째는 미국의 압력이다. 한국을 미국이 주도하는 미사일 방어(MD) 체제에 편입시키는 것은 미국의 동북아 전략 목표 중 하나였으며, 오랜 기간 미국은 지속적으로 한국에 압력을 행사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기, 한국은 미국의 이러한 요구에 대해 회피하는 자세를 보였다. MD에 가입한다면 남북 관계의 개선과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 미국의 지속적인 압박으로 협조하는 자세를 취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주변국들의 입장을 고려해 '한국형 미사일 방어 체계(KAMD)'라는 이름으로 MD에 가입했다. 박근혜 정부 이후 발생한 북한의 수차례 핵 실험은 미국이 한국을 MD에 가입시키려는 새로운 원동력이 되었다. 

북한의 제4차 핵 실험 이후 한국은 사드 문제에서 더 이상 숨김없이 이 체계를 운용할 것임을 명확하게 밝혔으며, 이는 미국이 주도하는 MD 체계에 가입한다는 것을 공포한 것과 다를 바 없다. 

둘째는 중국에 대한 실망이다. 박근혜 정부는 한중 관계의 개선에 많은 노력을 하였다. 전략적으로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고, 경제적으로 한중 협력을 더욱 강화했던 것 외에도, 정치적으로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즉, 한중 관계를 강화함으로서 중국이 한반도 통일 문제에서 한국의 입장을 지지하고, 한반도 비핵화에서도 중국이 '한국의 제안'에 적극 협력할 것으로 기대했던 것이다. 

하지만, 한반도 통일 문제에서 중국은 여전히 남북이 각각 자주적으로 평화롭게 통일하는 것을 지지하는 등 변함이 없었다. 이는 한국 정부의 기대와는 매우 다른 결과였다. 북핵 문제에서 시진핑(習近平) 정부는 북한에 대한 제재를 표명하였으며, 이는 한중 정치 관계가 지속적으로 강화될 수 있었던 원인 중 하나이다. 그러나 동북아지역의 평화와 안정, 그리고 자국의 이익에서 중국은 북한을 제재하는 동시에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강조하였다.

이는 한국과 미국의 '제제와 압박을 통해 북한이 직접 핵무기를 포기'하게 하는 기대와는 달랐다. 제4차 핵 실험 이후 북한 제재 문제에서 한국은 중국에 대한 기대가 실망으로 변했고, 이로 인해 사드 배치라는 '선물'로 한미 동맹의 강화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 류제승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오른쪽)과 토머스 벤달 미8군사령관이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주한 미군의 사드(THAAD)를 남한 내 배치하는 것을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

셋째는 국내 정치의 필요이다. 박근혜 정부는 대북 정책과 관련한 여러 구상을 하였고, 이 구상의 실천을 통해 남북 관계를 개선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실현을 원했다. 그러나 3년여의 실천 결과는 원했던 바와는 달리 오히려 남북 관계의 악화와 갈등만 발생시켰다. 남북 관계와 북핵 문제의 악순환이 이루어져 단시일 내에 그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되었다. 이러한 점으로 볼 때 박근혜 정부가 처음 제시했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비핵화 문제 등 대북 정책은 실패로 끝났음을 알 수 있다. 

대북 정책의 계속되는 실패 속에서 정부는 국민에게 해명해야 하는 처지에 이르렀다. 사드 배치는 바로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는 동시에 북한의 위협에서 국민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는 점으로 정부가 국민들의 이해와 지지를 구하려는 수단이다.

위와 같이 한국의 사드 배치는 안보상의 수단이지만, 그 내면에는 복잡한 정치적 내용이 담겨있다. 한국 정부는 사드 배치를 통해 미국의 요구에 부응하여 동맹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함으로써 안전 방어 능력을 높일 수 있다. 동시에 이를 통해 비핵화 문제에서 중국에 압력을 가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국내 정치에서도 국민에게 일종의 '핑계'가 생긴 것이다. 단순하게 본다면 사드 배치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그러나 이러한 선택은 '자본'과 '수익'을 정확하게 평가하지도 못하며, 미래 전략상의 '부작용'도 전망할 수가 없다. 더욱이 '절대 안전'을 추구하는 동시에 더 큰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 

먼저, 전략적으로 볼 때 한국의 사드 배치는 현재의 동북아 지역 군사력 균형을 깨뜨려 군비 경쟁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사드 배치는 한국의 대북 미사일 방어 능력을 일정 정도 높일 것이다. 하지만, 이는 동시에 중국과 러시아의 전력을 낮추게 될 것이며, 이로써 대국 관계에 잠재하는 '공포의 균형(Balance of Terror)'을 깨뜨리게 될 것이다. 불리한 전세를 역전시키기 위해 중국과 러시아는 분명히 부족한 부분을 보충할 것이며, 새로운 대국군비 경쟁이 발생할 수 있다. 이처럼 동북아 지역의 안정이 깨지게 된다면, 한반도 전체가 위험의 소용돌이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한국의 사드 배치는 동북아 지역의 신(新)냉전 대립 구도를 유발할 수 있다. 현재 중국과 미국, 미국과 러시아 간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많은 영역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손을 잡고 미국의 압력에 대항하는 형세가 이루어지고 있다. 사드 문제에서도 중국과 러시아는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 

다른 면에서 사드 배치는 한국이 미국의 MD 체계에 가입을 의미한다. 한-미-일이 군사 정보를 공유한다는 것은 한-미-일이 실질적으로 중국과 러시아를 억제하는 '다변 동맹'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자연히 북한과의 관계를 더욱 강화하여 한-미-일 동맹에 대항할 것이고, 이로서 동북아 지역에는 21세기형 신냉전 구도가 도래하게 될 것이다. 냉전의 구도 속에서 중소 국가들은 자주성을 확보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둘째로, 사드 배치는 한국과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를 직접적으로 무너뜨릴 것이며, 특히 한중 관계는 큰 위기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는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반대를 해왔다. 특히 중국의 반응이 가장 강했으며, 많은 외교적 수단을 통해 한국에 걱정과 불만을 나타냈다. 만약 한국이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에도 사드를 배치한다면 한국과 중국, 러시아의 관계는 파탄날 것이며, 정치 관계도 대폭 후퇴할 것이다. 정치 관계의 후퇴는 반드시 국가 관계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중국과 러시아가 정치·외교·경제·군사 등 여러 방면에서 한미에 반기를 들 것이며, 이러한 반격에서 한국은 가장 큰 '피해자'가 될 것이다. 한중 관계에서 한국의 여론은 중국이 사드 문제로 경제적 제재를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기고 있지만, 이는 매우 심각한 오판이다. 한국이 정식으로 미국과 사드를 배치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중국 국내 여론은 매우 강한 반응을 보였으며, 한국에 대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7월 10일 봉황망(凤凰网)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약 80%에 달하는 중국 네티즌들이 만약 한국이 사드를 배치한다면 중국은 전방위에서 한국에 대해 제재를 해야 한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한국이 최종적으로 사드를 배치한다면, 갈수록 심각해지는 여론의 압력으로 중국 정부는 한국에 대해 보복 조취를 취할 수밖에 없게 되며, 한중관계의 밝은 미래는 다시는 볼 수 없게 된다. 이렇듯 사드 배치는 한국의 일부 정치가들을 만족시키지만, 피해를 입는 것은 한중관계 발전으로 이득을 얻는 일반 민중들이다.

셋째로 장기적으로 볼 때 사드 배치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뿐만 아니라 평화 통일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한국의 사드 배치는 대국들의 군비경쟁과 동북아지역 내에 신냉전 대립 구도를 유발할 것이다. 냉전 구도 속에서 관련 국가 간의 비핵화 협력은 그 의미를 상실하게 된다. 한미일의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을 끌어들일 것이며, 지금껏 북한에 실시했던 비핵화 압력이 백지화 된다.

북한의 핵 포기 가능성이 갈수록 희박한 상황에서, 최근 한국 국내 여론에서 볼 수 있듯이 한국은 핵 보유를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만약 한국이 핵 보유의 길을 걷게 된다면 한반도는 핵무기의 위협 속에 빠지게 될 것이다. 핵무기의 위협은 전면전을 저지할 수도 있지만, 한반도의 분열과 냉전 대립 구도를 더욱 굳어지게 할 것이며, 남북통일은 실현 불가한 정치적 구호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현재의 형세로 볼 때 사드 배치는 중국과 한국의 이득을 직접적으로 저해하며, 미국과 북한이 가장 이득을 보고 있다. 미국은 사드 배치로 한중 관계를 단절시켜 놓아 한국이 다시는 중-미 간에 '균형 전략'을 사용하지 못 하고, 오직 미국이 주도하는 다변 동맹에 가까워질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이는 미국의 동맹국 통제와 대중국 견제·봉쇄에 유리하며, 이로서 미국의 아태 지역의 패권을 유지하게 할 것이다. 

북한은 한국의 사드 배치로 본래 문제가 많은 미사일 공격 능력이 하락할 것이다. 하지만, 사드 문제의 출현으로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지속적으로 받아온 비핵화 압력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더욱이 만약 동북아 지역 내에서 신냉전 구도가 나타난다면, 이는 북한 체제 유지의 강력한 방패가 될 것이다. 북한은 한국의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입장을 취할 것이지만, 실제로는 한국이 계속 사드 배치 문제에서 '실수'하길 원할 것이다.


비잉다 산동 대학교 중한관계연구중심 연구원

(번역 : 임상훈 원광대 한중관계연구원 연구교수) 

위 글은 원광대학교 한중관계연구원과 산동 대학교 중한관계연구센터의 양해각서(MOU) 체결 내용에 근거해 제공받은 원고이며, 필자의 견해는 원광대학교 한중관계연구원의 공식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39075&ref=nav_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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