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김정은 3차례 만남 뒷이야기

환단스토리 | 2020.09.14 18:17 | 조회 360 | 추천 3

트럼프-김정은 3차례 만남 뒷이야기

노컷뉴스 2020-09-14


[정리뉴스]북미 정상회담 막후에서 남한 정부 역할 편지가 두 사람간 신뢰유지 근간 '편지회담' 트럼프 탄핵, 코로나19 국면서도 서신교환

기사 이미지밥 우드워드 기자의 신간 '격노'의 표지 (사진=연합뉴스)

2018년 6월 1차 북미정상회담, 이듬해 2월 2차 북미정상회담, 그해 6월 판문점 남북미 회담의 뒷이야기들이 15일(현지시간) 출간 예정인 미국 언론인 밥 우드워드의 신간 '격노(Rage)'를 통해 공개됐다.

언론을 통해 보도된 이 책의 내용을 종합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1월 취임직후 대외 정책에 가장 크게 신경을 썼던 것은 북핵문제였던 것 같다.

오바마 전임 대통령에게 '가장 큰 문제'로 물려받은 북한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전임자들 보다 비교우위에 서고 싶었던 욕망이 작동한 듯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2개월만에 중앙정보국(CIA)에 코리아미션센터를 설치하고 북한 문제를 챙기기 시작했다.

코리아미션센터장에는 CIA에서 28년간 대북업무를 담당하고 은퇴한 한국계 앤드루 김을 불러와 앉혔다.

하지만 그해 북한 문제는 트럼프의 의도와는 반대로 전개됐다.

◇2017년 한반도서 하마터면 핵전쟁 일어날 뻔 했다

트럼프가 취임하자마자 북한은 중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를 잇따라 성공시키더니 7월 4일에는 급기야 미국 본토 타격이 가능한 ICBM 화성-14형을 시험 발사했다. 7월 28일에도 또 다른 ICBM 미사일을 쏘아 올렸다. 그리고는 9월 4일에는 6차 핵실험까지 단행했다.

이 같은 2017년 상황에서 미국은 북한과 전쟁 개시를 옵션으로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기사 이미지(사진=연합뉴스)

'격노'에는 저자인 우드워드가 "우리가 북한과 전쟁 직전까지 갔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언급하는 장면이 나온다. 기자인 우드워드가 그렇게 알고 있을 정도였다면 대단히 구체적인 계획이 수립됐을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도 우드워드의 언급에 대해 "맞다"면서 "그 누가 아는 것보다 훨씬 가까이 갔었다"고 응답했다.

우드워드는 '격노'에서 2017년 당시 미국은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 있는 미 전략사령부에서 북한 정권 교체를 위한 작전계획 5027을 주의 깊게 검토하고 연구하고 있었다고 썼다.

그 계획엔 북한의 공격에 대한 미국의 대응으로 80개의 핵무기를 사용하는 방안, 북한 지도자 제거계획도 포함돼 있었다고 했다.

8월 29일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 직후엔 매티스 장관이 북한에 확실한 메시지를 주기 위해 북한의 항구를 실제 폭격해야 할지 고민했지만 전면전을 우려해 그만뒀다고도 썼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 한반도에서 핵전쟁이 일어날 뻔 한 상황이었던 것이다.

◇전쟁직전→정상회담...180도 전환 막후 南정부 역할

'격노'에 따르면 이 같은 위기상황을 진전시킨 쪽은 남한 정부다.

2018년 1월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한 정부가 적극적으로 북한과의 대화에 나서는 상황을 주목한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서울에 급파한다.

기사 이미지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차 방한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부인 캐런 여사가 2018년 2월 8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공군 오산기지에 도착해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북한과 비밀 접촉을 하기로 돼 있었지만, 펜스 부대령이 방한 기간 북한 정권을 비방한 듯한 언급이 빌미가 돼 접촉 2시간 전에 만남이 취소됐다고 한다.

하지만 3월 5일 정의용 당시 국가안보실장이 판문점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고 사흘만에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두 사람간의 간접 대화를 성사시킨다.

'격노'는 당시 김 위원장이 미국측에 △비핵화 △추가 핵·미사일 실험 보류 △한미연합훈련 인정 △북미정상회담 희망을 확약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제안 수락을 가지고 문재인 대통령이 4월 27일 김정은 위원장을, 이어 5월 22일 트럼프 대통령을 각각 만나면서 북미정상회담의 의제를 구체화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이 북핵문제에 합의하지 않을 경우 리비아모델로 갈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정상회담의 불길이 사그라져갈 때 이를 돌이킨 것도 남한정부였다는 사실이 이 책을 통해 밝혀졌다.

이 같은 물밑 노력 끝에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1차 북미정상회담을 우드워드에게 이야기하면서 "아카데미 시상식보다 많은 취재진이 왔었다"며 "내 인생에서 가장 큰 규모의 취재진을 본 순간"이라고 털어놨다고 한다.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트럼프-金 '펜팔'로 발전

'격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독특한 '편지회담'으로 두 사람의 관계, 나아가 북미관계를 이어온 것으로 파악된다.

두 정상간 서신 대화가 본격화된 것은 1차 북미정상회담 이후다.

기사 이미지베트남 하노이에서 2019년 2월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 (사진=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의 편지 전달자는 폼페이오 국무장관이었다.

폼페이오는 싱가포르 회담이 열린지 한 달 뒤 평양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친서를 통해 한반도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를 위한 첫번째 주요 조치를 합의하고 싶다고 했지만, 김정은 위원장은 '종전선언'부터 하자는 입장을 견지했다.

결국 폼페이오는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지 못하고 돌아가야 했다.

다음달인 8월 김정은 위원장은 2차 북미정상회담을 공식 요청하는 서한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냈다.

김 위원장은 해당 편지에서 "각하처럼 걸출한 정치가와 좋은 관계를 맺게 돼 기쁘다"고 썼다고 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수락은 나오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9월 6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장 길고 구체적인 친서를 썼다고 우드워드는 '격노'에서 밝혔다.

"우리는 핵무기연구소나 위성발사구역의 완전한 폐쇄, 그리고 핵물질 생산시설의 불가역적 폐쇄와 같이 단계적 방식으로 한 번에 하나씩 의미 있는 조처를 하고 싶다"며 조건부 비핵화를 요구했다는 것이다.

그로부터 10여일 뒤인 9월 19일 남북정상회담이 열렸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동창리 엔진 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영구 폐쇄하기로 천명하고 미국의 상응조치가 나온다면 영변 핵시설도 영구 폐기하겠다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약속했다.

기사 이미지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2018년 9월 18일 오후 평양 목란관에서에서 남북정상회담 환영 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격노'에는 김 위원장이 이틀 뒤인 9월 21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별도의 친서를 보내 "각하에 대한 나의 신뢰와 존경은 절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고 돼 있다.

북미간에 2차 정상회담 개최를 확정짓기 위한 물밑 움직임이 계속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12월 28일 김 위원장에게 다음과 같은 친서를 보냈다.

"김 위원장과 같이 양국(북미) 간에 대단한 일이 성취될 수 있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으며 그렇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두 정상은 당신과 나입니다."

그로부터 20여일 뒤인 이듬해 1월 18일 트럼프 대통령은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예방을 받는 자리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수락하는 편지를 보낸다.

"우리는 아주 역사적인 것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곧 만납시다."

우드워드는 해당 편지에 대해 "타이핑되고 '진심을 담아'(Sincerely)라고 서명된 다른 친서들과 달리 이것은 트럼프의 검은색 사인펜으로 손수 적은 것이었고 '당신의 친구, 도널드 J. 트럼프'(Your friend, Donald J. Trump)라고 서명까지 됐다"고 서술했다.

이후 2019년 2월 27일 하노이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렸지만 영변 핵시설 폐쇄를 제시한 북한과 추가 조치를 요구하는 미국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회담은 결렬되고 말았다.

◇하노이 빈손 이후, 적극적이었던 사람은 트럼프

'격노'에는 하노이 회담 이후 편지를 먼저 보낸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돼 있다.

한달이 다 돼 가던 3월 22일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로의 긴 여행을 한 데 대해 다시 감사하다. 내가 말한 것처럼 당신은 나의 친구이고 항상 그럴 것"이라는 썼다.

김 위원장의 답장은 6월 10일 나온다.

"103일전 하노이에서 나눈 모든 순간은 소중한 기억으로 남은 영광의 순간이었다. 그런 소중한 기억은 우리가 미래 어느 날 다시 서로를 향해 걸어갈 때 내가 발걸음을 내디딜 추동력을 제공할 것이다. 깊고 특별한 우정이 마법의 힘처럼 작용할 것이다. 우리가 위대한 일이 일어나도록 함께 마주 앉을 때가 머지않아 올 것이라고 믿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틀만에 그에 대한 답장을 썼다.

"당신과 나는 독특한 스타일과 특별한 우정을 갖고 있다. 오직 당신과 나만이 협력해 두 나라 간 문제를 해결하고 70년의 적대를 끝낼 수 있다. 이는 역사적인 일이 될 것이다."

기사 이미지문재인 대통령, (오른쪽)트럼프 미국 대통령, (왼쪽)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조선중앙통신 캡처)

다시 그로부터 18일 뒤인 6월 30일 역사적인 판문점 남북미 정상만남이 개최된다.

표면적인 첫 제안자는 트럼프 대통령이었다.

29일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에 온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편지를 보내 비무장지대 회동을 제안했다.

"내가 당신과 매우 가까운 곳에 있기 때문에 내일 오후 국경에서의 회동에 초청하고 싶다. 구체적인 어젠다를 갖고 있지 않지만 우리가 서로에게 매우 가까운 곳에 있기 때문에 당신을 다시 만나는 것은 훌륭한 일일 것이다."

깜짝 판문점 회동을 마치고 돌아간 길에서 트펌프 대통령은 또 다시 김 위원장에게 편지를 썼다.

"오늘 당신과 함께한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 당신 나라의 잠재력은 정말 무한하다. 우리가 계속 함께 협력하면 믿을 수 없는 번영이 당신과 주민을 기다린다고 확신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사람의 사진을 1면에 실은 뉴욕타임스 사본도 동봉했다.

신문 사본에는 "위원장님. 멋진 사진이고 훌륭한 시간이었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월 2일 22장의 사진과 함께 또다시 편지를 보냈다.

"당신의 국가로 가로질러 넘어가고, 중요한 논의를 재개해 영광이었다. 나는 당신과 주민을 위한 엄청난 번영으로 이어지고 당신의 핵 부담을 없앨 큰 합의를 타결할 능력에 엄청난 자신감을 갖고 있다."

지난해 9월 24일 미국 민주당 주도의 하원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 개시를 선언한 이후에도 두 사람 간의 편지 교환은 계속됐다.

북한은 올해 1월 8일 김 위원장의 생일에, 코로나19 국면이 펼쳐진 3월 22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편지를 보내왔다고 했다.

워싱턴=CBS노컷뉴스 권민철 특파원 twinpin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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