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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미사일 지침’ 폐기와 한국 (1)

2021.06.15 | 조회 1162 | 공감 0

‘한미 미사일 지침’ 폐기와 한국 1


상생문화연구소 정원식 박사


지난 2021년 5월 21일(워싱턴 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 공동 기자회견에서 “기쁜 마음으로 ‘한미 미사일지침’ 종료 사실을 전합니다”라고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선언은 바로 우리 대한민국이 드디어 국가의 숙원이었던 ‘미사일 군사주권’을 되찾는 순간이었다.


필자는 이번  ‘한미 미사일 지침’ 폐기가 우리 대한민국에게 실제 어떤 의미가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글 내용 전개는 다음과 같다. 먼저 미사일이 어떤 무기체계인지 자세한 살펴본다. 또한 ‘한미 미사일 지침’이 어떤 배경 하에서 제정 되고 이후 ‘미사일 지침’ 개정과 폐기를 위해 42년 동안 어떤 과정을 밟아왔는지 그 발자취를 알아본다.


그리고 이번 미사일 지침 폐기와 관련한 미국의 속내는 한마디로 미국의 대동아시아 패권 유지 및 강화 차원에서 합의된 것이다. 이는 아시아-태평양 해상에서 대중국 견제의 연장선상에 있음을 간파하고 창(중국)과 방패(미국)의 개념으로 보다 상세히 분석 및 기술할 것이다. 그래야 ‘미사일 지침’ 폐기 합의에 대한 미국의 스탠스를 보다 넓게 깊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폐기가 한국에게 갖는 여러 측면에서 의미를 살펴보는 것을  끝으로 결론을 맺고자 한다. 

 

1. 미사일은 도대체 어떤 무기체계인가?

미사일(missile)은 투사체라는 의미로 돌, 화살 등의 날리기 적합한 물건을 총칭한다. 현대에 와서는 조준 목표물을 정밀 타격하기 위해 유도 기능을 장착한 로켓, 즉 유도탄(誘導彈)을 말한다.


군사적으로 동일한 자체 추진 기능을 가지더라도 유도가 되면 미사일이고, 유도가 안 되면 로켓이다. 그래서 미사일이 한국어로 유도탄(誘導彈)인 이유이다. 미사일은 대표적으로 비대칭 전력, 즉 ‘장비의 규모와 군사력의 강력함이 비례하지 않고, 적은 수량으로도 효과적인 전력’으로 꼽히는 이유가 바로 미사일이 갖는 특유의 명중률에 있다.


추진기관을 로켓이나 제트엔진을 쓰는 실제 현대적 의미의 미사일 시초는 독일이 제2차 세계대전 기간 개발한 V1과 V2라 할 수 있다. 이외에도 유도폭탄 Fritz X와 대공용 로켓 라인트호타, Ruhrstahl X-4와 같은 물건도 개발되었다. 이 셋 다 조종사가 미사일을 눈으로 직접 봐가며 원격조종하는 방식이었다. 그 외에 미국에서 개발된 레이더 유도 방식의 ASM-N-2 BAT 유도폭탄과 AZON 유도폭탄이 있다.


무기체계에 있어 유도기능을 탑재한 것은 미사일로 분류하고 로켓기관을 쓰면서 유도기능이 없는 것은 로켓이라 분류한다. 이러한 분류는 주로 영미권에 이루어지는 것이고 러시아에서는 미사일 또는 로켓이라 부른다. 최근에 로켓에도 유도기능을 추가한 무기체계가 등장하고 있으므로 용어에 있어 미사일과 로켓의 뚜렷한 차이는 모호해지고 있다. 다만, 유도로켓은 기본적으로 무유도무기인 로켓에 유도기능을 추가한 것이라 유도성능에서 미사일과 차이가 날 수밖에 없고, 따라서 일반적인 로켓과 비슷하게 운용되는 탓에 아직까지는 미사일과 구분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미사일이 갖는 매력을 보면, 높은 명중률, 긴 사정거리, 대규모 파괴력, 대응의 어려움이 있다. 특히 ‘대응의 어려움’은 미사일이 실제 발사되기 직전까지 미사일 발사 사실을 알아차리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사일 방어 체제가 가동되더라도 정확한 요격을 보장하지 못하므로 미사일의 보유 자체만으로 상대국에겐 큰 위협을 가할 수 있다는 게 미사일이 갖는 큰 매력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국가마다 고성능 미사일을 개발하고 보유하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나, 미사일이 모든 국가에게 매력 덩어리가 될 수 있는 물건이 되기 위해서는 그 만큼의 고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그래서 군사 무기는 일명 ‘고가 사치품’이라고 말한다. 미사일이 그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먼저, 높은 가격과 연구개발의 어려움 그리고 운용상의 문제를 들 수 있다. 미사일은 그 자체가 상상을 초월하는 전략 무기로서 선진국들마저도 운용하기 버거울 정도로 고비용 무기체계다. 또한 로켓 공학은 기술개발의 첨단에 있는 분야인 만큼 인력 확보와 기술개발에 엄청난 돈이 투자되며, 유도장치와 로켓을 실제로 발사해보는 실험과 데이터 확보에도 굉장히 긴 세월과 비용이 들어간다. 


미사일 연구개발 과정에서 실제 발사과정은 숨기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주변국이 자국의 안보를 위협한다고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고 이는 외교-정치적인 비용의 발생까지 이어지게 된다. 한마디로 말하면, 미사일은 천문학적인 연구개발 비용과 높은 유지비가 드는 무기이다. 때문에 총 살 돈도 벅찬 제3세계는 물론 선진국들도 전차나 대공포 같은 재래식 무기를 버리지 못한다.


미사일을 분류하는 데 사거리를 기준으로 미사일의 유형을 살펴보면 크게 다음 아래 표와 같다.


<표-1>  사거리에 따른 미사일 유형 현황

구 분

한국어 표기   

영어식 표기

타격 사거리

미사일
유형

전술 탄도 미사일

TBM
(Tactical Ballistic Missile)

300km 미만

단거리 탄도 미사일

SRBM

(Short Range Ballistic Missile)

300km
~1000km

준중거리 탄도 미사일

MRBM  

(Medium Range Ballistic Missile)

1,000km
~2,500km

중거리 탄도 미사일

IRBM

(IntermediateRangeBallistic Missile)

2,500km
~3,500km

장거리 탄도 미사일

LRBM

(Long Range Ballistic Missile)

3,500km
~5,500km

대륙간 탄도 미사일

ICBM

(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

5,500km 이상


미사일은 비행방식에 따라 비행기와 같은 원리로 일정한 속력을 내며 날아가는 순항 미사일(Cruise Missile: 예를 들어 토마호크 미사일)과 로켓과 같은 원리로 거대한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는 탄도(彈道) 미사일(Ballistic Missile)로 나눌 수 있다.


한편, 고체와 액체 연료에 따라서도 구분하는데, 미사일은 주로 고체 연료 추진기관을 사용한다. 이는 신속히 발사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으나, 크기에는 일정 제한이 따른다. 상대적으로 액체 연료 추진기관을 사용하는 로켓은 엔진기관과 연료통 장치를 별도 구비해야 하므로 설계가 복잡하고 발사에 앞서 액체 연료를 주입해야하기에 시간이 다소 소요되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요즘은 기술의 진보로 이러한 크게 구별되지는 않는 추세에 있다


2. 미사일 개발을 제한하는 ‘한미 미사일 지침’ 제정 배경

1962년 쿠바사태를 계기로 미소 간의 냉전이 극에 달하고 있을 때인 1964년 여름 어느 날(8월 2일) 미국 군부는 “동아시아 남중국해 북부해역인 통킹만에서 북베트남 경비정으로부터 미국 함정이 공격을 받았다”라고 소위 ‘통킹만 사건’을 조작한다. 5일 후인 1964년 8월 7일 북베트남에 폭격을 가해 베트남 전면 전쟁을 야기하였다. 베트남 전쟁의 전개 상황은 다음 <그림-1>과 같다.


<그림-1> 베트남전쟁 현황



그러나 1968년 1월 30일 음력 설날 구정 대공세를 시점으로 미국은 전쟁에서 승리를 낙관하기 힘들다는 판단과 설상가상으로 미국 내에서 반전여론이 일어났다.  사면초가에 몰린 당시 미국 닉슨 대통령은 1969년 7월 25일 미국령 괌에서 “아시아 안보는 각국이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라는 새로운 대아시아정책인 닉슨독트린을 발표한다.


이 독트린의 불똥은 1971년 4월 2일 경기도 동두천에 주둔하고 있던 미 제7사단에게 튀었다. 이 부대를 본국 워싱턴주 소재 포트 루이스로 철수한다는 미국 정부의 일방적인 통보였다. 당시 한국은 5천 8백여 명을 희생시켜가며 미국의 베트남전쟁을 도왔지만, 결국 미 제7사단 철수라는 뒤통수를 맞는 것으로 귀결되는 형국이었다.


이에 미국을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한 박정희 정부는 자주국방에 전력투구하게 된다. 바로 군 전력 증강 사업인 ‘율곡사업’이다. 이 사업은 비밀리에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을 하는 국가 최고의 비밀프로젝트였다. 이 프로젝트의 보안 유지를 위해  ‘항공공업계획’이란 사업명으로 위장하여 유도탄연구소는 대전 기계창, 충남 태안에 있는 국방과학연구소(ADD) 안흥 비행시험장은 ‘안흥 측후소’로 바꾸어 불렀다.


1978년 9월 26일 박정희 정부는 각고의 노력 끝에 미국의 지대공 미사일 나이키 허큘러스를 개조하여 지대지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인 ‘백곰(NHK-1)’을 공개시험 발사에 성공한다. 이는 세계 7번째 미사일 개발국이 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주변 강대국들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일본 정부는 아사히 신문을 통해 “한국이 핵 개발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내심을 밝혔으며, 소련은 “남한의 핵 개발을 경고 한다”는 외무부 성명을 발표했다. 이에 미국 카터행정부는 한 발 더 나아가 “탄도미사일 개발 뒤에는 핵을 개발할 것이냐”고 한국 정부를 추궁하고 “미사일 사거리를 서울에서 평양 타격이 가능한 180km로 제한하라”고 압박했다.


당시 주한 미국대사, 미국 정부 특사까지 국방과학연구소를 찾아와 미사일 개발 중단을 요구했다. 한국에 대한 이러한 미국의 행태는 주변국에게 군사적 자극은 물론, 군비경쟁의 도화선이 될 수 있음을 경계한 것이다.


1979년 7월 존 위컴 주한미국사령관은 당시 노재현 국방부 장관에게 편지를 보내 미사일을 만들지 말라고 했다. 그해 9월 노 장관은 “미국이 용인 가능한 사거리 180km 이내, 탄두 중량 500kg 이내로 개발하겠다.”고 답신을 보냈다. 이에 10월에 최종 합의가 이루어졌다. 즉 우리 정부의 자율적 정책 선언이라는 성격을 띤 노재현 국방장관 답신 서한이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한미 미사일 지침“이다.


이에 군 예비역 중장 출신으로 국방부 전 정책기획관을 역임하고 현 국회의원(국회 국방상임위 소속)인 신원식은 ’한미 미사일 지침‘이라는 용어는 틀린 것으로 한국이 자율적 선언이기에  ’한미‘를 뺀 ’미사일 지침‘이라야 정확한 표현이라 주장한다.


아무튼,  ’한미 미사일 지침‘ 관련 한미 간의 공식적인 문건은 1979년의 주한미군 사령관의 편지와 그에 대한 한국 국방장관의 답신이 전부라는 사실이다. 한미 양국 공식 기관인 국방부 혹은 외교부(국무성) 간 조약 및 협정 체결이 없는 도깨비 같은 비공식 서신 한 장이 그 동안 41년을 우리 정부의 미사일 개발 제한이라는 군사 주권의 발목을 잡아왔던 것이다. 이러한 사례는 전 세계 어느 국가에도 없다.

     


3. 우리 정부의 ‘미사일 지침’ 개정과 미사일 개발

백곰은 실험에 성공했지만, 실전 배치엔 이르지 못했다. 바로 전두환 정권이 출범하면서 백곰사업을 백지화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1983년 10월 미얀마 ‘아웅산 묘소 폭파테러’ 사건이 터지자 전두환 정권은 미사일 개발 사업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바로 현무-1이다.


현무-1은 백곰을 계승했기에 사거리와 탄두중량은 동일했다. 현무-1은 1987년 실전 배치했다가 ‘현무-2’ 개발 및 전력화로 현재는 모두 퇴역한 상태다. 2001년 1월 김대중 정부 시절 첫 ‘미사일 지침‘ 개정을 통해 사거리 300km와 탄두 무게를 500kg 이하로 줄이는 대신 사거리는 비례해서 더 늘리는 트레이드 오프(trade–off)를 적용하여 현무-2A를 개발했다. 이 미사일은 사거리 300km, 탄두중량 500kg으로 현재 우리 군이 운용 중인 전략 탄도미사일로서 2008년부터 실전 배치됐다. 


또한 명중률을 높인 현무-2B는 2012년 10월 제2차 ’미사일 지침‘ 개정에 따라 사거리 500km, 탄두중량 1톤으로 사양을 바꿔 운용되고 있다. 이때도 탄두 무게를 500kg 이하로 줄이면 사거리는 비례해서 더 늘리는  ‘트레이드 오프’ 방식을 통해 우리나라가 개발한 탄도미사일의 사거리가 800km일 땐 탄두중량을 500kg으로, 500km일 땐 1톤으로, 또 300km일 땐 2톤으로 제한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졌다. 이어 2015년 6월엔 사거리 800km, 탄두중량 500kg의 ‘현무-2C’가 첫 시험발사에 성공했고, 2020년에 사거리 800km-탄두중량 2톤의 ‘현무-4’개발이 완료됐다.


이 사이에 미사일 지침이 2차례 더 개정(아래 표-2 참조)되어 2017년 7월에 우주발사체에 고체연료를 사용할 수 있게 됐고, 작년 10월 개정에선 최대 사거리 800km 제한만 남기고 탄두중량은 무제한이 됐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800km 사거리 제한을 최종 폐기를 끝으로 42년 간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려놓아 미사일 군사주권을 회복을 하게 되었다.  

  



한편, 작년 3월 시험 발사한 현무-4는 사실상 핵무기 수준급의 미사일에 해당하는 것으로 마하 10(시속 1만 2240km)이상의 속도로 목표지점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지상에서 떨어질 때 순간 위력이 전술핵 수준인 TNT 1kt(1,000t의 TNT를 터뜨릴 때 위력)에 해당한다. 이러한 미사일 현무-4는 현재 ‘지대지 미사일인 4-1’과 ‘함대지 미사일 4-2’, ‘함대지 미사일 4-4’ 등 3가지 형태로 개발되고 있다.


현무-3 시리즈는 탄도미사일이 아닌 ‘순항미사일’로서 1990년대 개발이 시작돼 2006년 3A가 처음 배치됐다. 순항미사일은 사거리 제한이 없기에 2012년 전력화된 현무-3C의 사거리는 1,500km에 이른다. 현재 우리 군이 운영 중인 순항미사일엔 ‘현무-3’ 시리즈와 ‘해성’ 시리즈가 있다.


이처럼 우리의 미사일 지침 개정과 미사일 개발은 북한의 핵 개발과 각종 수십 여 차례 미사일 발사 위협에 대응차원에서 지속적으로 발전을 해 왔으며, 이에 미국이 호응한 것이다.


<표-2> 미사일 지침 변화와 주요 미사일 사거리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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