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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역사기행 (1)

2020.12.18 | 조회 541 | 공감 0

오스트리아 역사기행 (1)


상생문화연구소 김현일


한국인들에게 오스트리아는 인기여행지 가운데 하나이다. 오랫동안 유럽의 정치를 주도하던 합스부르크 왕가의 나라로서 그 제왕문화와 귀족문화의 흔적을 자랑할 뿐 아니라 최근에는 동유럽 관광 붐이 불면서 동구의 관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근대 오스트리아는 합스부르크 가문 밑에서 오랫동안 유럽 정치의 중심 역항을 하였으나 원래 오스트리아 땅은 유럽의 변경이었다. 로마제국 시대부터 그러하였다. 오스트리아는 만족蠻族들이 빈번하게 침략하였던 제국의 변경이었다.


로마제국의 국경 역할을 하던 다뉴브 강 너머에는 마르콤마니, 콰티 등의 게르만계 만족들, 야지그족 같은 이란계 유목민이 살고 있었는데 이들은 로마 영토 내에 거주할 땅을 요구하며 자주 로마의 영토를 침략하였다. 로마 제국은 이들의 침략을 막기 위해 다뉴브 강을 따라 곳곳에 강력한 요새를 건설하고 군대를 주둔시켰다.




오스트리아 끄트머리에 위치한 카르눈툼(Carnuntum)이 그러한 요새의 하나였다. 이곳은 군인들 뿐 아니라 군인 가족과 일반 로마시민들이 모여 사는 군사 및 행정 도시였다.


당시 카르눈툼은 인구가 수만 명에 달한 번창하는 도시였다. 그러나 민족이동기인 4세기 말 만족들의 침략으로 황폐화되어 폐허로 버려졌다.




로마인들은 이곳을 버리고 서쪽의 또 다른 요새도시 빈도보나(Vindobona) 즉 비엔나로 이주하였다.


카르눈툼은 최근에 고고학자들에 의해 발굴이 이루어져 로마유적지로 개발되었다. 비엔나 도심에서 비엔나 공항방면 기차를 차고 한 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다.




유적지는 한적한 예쁜 시골 동네 옆에 있다. 기차역에서 내려 10여분 걸어가면 된다. 행정상으로는 페트로넬-카르눈툼(Petronell-Carnuntum)이다. 이곳에서 오스트리아와 슬로바키아 국경까지는 불과 15km 정도밖에 안 된다. 슬로바키아의 수도 브라티슬라라가 바로 그곳에 인접해 있다.


카르눈툼 유적지에는 당시 로마인들의 주거지가 복원되어 있다. 일종의 야외유적 박물관인데 한번 가볼만한 곳이다. 그곳에서 옛 모습대로 복원된 로마인들의 집과 공중목욕탕, 가게 등을 볼 수 있다. 당시 로마인들이 상당히 높은 생활수준을 누렸음을 짐작할 수 있다.





카르눈툼은 철학자 황제로도 유명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재위 161-180)와도 연관이 있는 곳이다. 그는 로마 변경지역을 어지럽히는 만족과 전쟁을 하느라 안락한 생활은 접고 주로 전선에서 생활한 사람이다.




자기 자신과 나눈 대화록 《명상록》도 전선에서 틈나는 대로 저술한 것인데 《명상록》 2권은 이곳에서 썼다고 한다. 그는 171년부터 약 4년간 이곳에서 생활하였는데 만족들과 전투만 한 것은 아니고 그들이 보낸 여러 사절단도 이곳에서 접견하였다.





유럽사에서 중세의 막을 연 것은 소위 민족이동 즉 게르만족의 이동이다. 4세기 말 아시아에서 들이닥친 유목민 훈족의 공격으로 오늘날 흑해 북안의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살던 고트족이 남쪽으로 도주하면서 민족이동의 큰 물결이 시작되었다.


고트족은 여러 집단으로 나뉘어 로마 제국 영토 내로 쏟아져 들어왔다. 고트족의 한 집단은 이탈리아로 들어갔다가 다시 갈리아로 가서 그곳에 정착하여 서고트왕국을 세우고(413) 또 다른 한 집단은 판노니아에 머물다가 이탈리아로 와서 동고트 왕국을 세웠다.(493)




오늘날의 서독 지역에 살던 프랑크족도 라인 강을 건너 갈리아로 들어가 프랑크 왕국으로 불린 나라를 세웠는데 이 나라가 게르만족이 세운 나라들 가운데 가장 성공한 나라였다. 이 나라가 주변의 다른 게르만계 왕국들을 정복하고 오늘날의 프랑스 서유럽과 독일 그리고 이탈리아에 걸친 큰 제국을 세우는 데 성공하였기 때문이다. 중세 프랑스와 독일은 이 프랑크 왕국에서 나온 나라이다.


프랑크 왕국의 수도는 오늘날의 프랑스 땅에 있었지만 그 지배의 손길은 오스트리아까지 확대되었다. 동고트왕국이 세워질 무렵 서유럽은 프랑크 왕국을 통해 정치적으로 안정된 질서가 태동하였으나 동유럽은 아직도 민족이동의 여파 속에 있었다. 권력은 공백지역으로 흐르는 법이라 강력한 세력을 구축한 프랑크 왕국은 독일의 남부에 위치한 바이에른족의 나라를 제후국으로 만들어버렸다.


바이에른족은 엄밀하게 말하자면 하나의 족속은 아니다. 민족이동기에 보헤미아(오늘날의 체코 지역)에서 온 켈트계통의 보이족과 다뉴브 강 북쪽에 살던 마르콤마니, 콰디, 고트 출신의 다양한 게르만인들 그리고 로마제국 붕괴 이후에도 여전히 그곳에 남아 있던 로마인들이 합쳐져 형성된 집단이었다.


프랑크 왕국은 이들을 통솔한 우두머리를 바이에른 공작으로 임명하였다. 라틴어로 공작은 ‘둑스(dux)’라고 하는데 이는 지도자라는 뜻이다. 영어의 ‘duke’라는 단어가 그로부터 기원하였다.


6세기 중반의 초대 바이에른 공작은 아길로핑(Agilofing) 가문으로 알려진 유력가문의 사람이었는데 그는 프랑크 왕국의 왕을 상전으로 모셨다. 바이에른 공국은 그 수도가 남독일의 레겐스부르크에 있었다. 이 바이에른의 세력은 오스트리아 서남쪽의 티롤 지방으로 확대되었다.




한편 6세기 말부터 동쪽으로부터 아바르족과 슬라브족이 서진해 왔다. 아바르족은 그 이전의 훈족처럼 동양유목민으로서 동유럽에서 강력한 세력을 형성하였다. 아바르인들은 다뉴브 강 북쪽의 발칸 지역과 헝가리 평원을 정복한 후 서쪽으로 오스트리아 지역까지 세력을 뻗쳐온 것이다.


당시 슬라브족은 이 아바르인들의 지배하에 있었는데 중세시대의 한 연대기에 의하면 슬라브족은 아바르인들에게 공납과 여자를 받쳐야 할 뿐 아니라 아바르인들을 위하여 최전선에서 싸워야 하는 노예와 같은 신세였다.


오스트리아의 슬라브인들이 세운 나라는 ‘카란타니아’라 하였다. 그 영역은 오스트리아 남동부로서 서쪽으로는 엔스 강을 경계로 하여 바이에른 공국과 접하였다. 오늘날 오스트리아 공화국의 주 이름 카린티아는 바로 이 슬라브 국가의 이름으로부터 온 것이다.




623년에는 슬라브인들이 사모(Samo)라는 이름의 한 프랑크 상인을 지도자로 삼아 아바르인들의 지배로부터 벗어난다. 사모는 슬라브인들과의 교역을 통해 많은 돈을 번 사람으로 슬라브족 부인만 12명이나 되었다고 한다.


역사가들은 보헤미아 땅을 중심으로 한 그의 나라를 사모 제국이라 하지만 여러 슬라브계 부족들의 동맹이었던 것 같다. 카란타니아(카린티아)도 이 동맹에 속하게 되었는데 그러나 여전히 헝가리 평원의 아바르족의 압박에 시달렸다.


8세기 중엽 카린티아 공은 아바르족에 대항하기 위해 서쪽의 바이에른 공국에 도움을 요청하였다. 카란티아는 도움을 받는 대가로 바이에른 공국에 예속되었다. 그리하여 슬라브인들의 카린티아는 프랑크 왕국의 동쪽 끝에 위치한 바이에른 공국의 관할 하에 들어갔다. 788년에는 바이에른 공국의 지배권도 아길로핑 가문에서 프랑크 왕가인 카롤링 왕가로 넘어갔다.


프랑크 왕국은 843년 베르덩 조약을 통해 동서 프랑크 왕국으로 나뉘었는데 동프랑크 왕국은 카린티아 공국에 카린티아 변경령을 설치하였다. 변경령(Mark)은 외적의 위협을 지키기 위해 군사지도자가 배치된 동프랑크 왕국의 관구이다.


9세기 말에는 프랑크 제국의 지배하에 있던 헝가리 평원은 다시 동양유목민인 마자르인들에게 정복되었다. 마자르족은 아바르인들의 예를 따라서 오스트리아 지역과 그 너머 독일까지 빈번하게 약탈원정을 감행하였는데 프랑크 왕국은 카린티아 변경령을 위시하여 여러 변경령을 하나의 변경령으로 통합하여 오스트리아 변경령으로 만들었다. 마자르족의 침입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 변경령은 공식적으로는 라틴어로 ‘마르카 오리엔탈리스(Marcha orientalis)’였지만 동쪽 땅을 뜻하는 중세독일어 ‘오스타리치(Ostarrichi)’라고도 불렸다. 오스트리아라는 나라 이름은 이렇게 생겨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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