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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강철교 2 <춘산채지가>

2024.05.27 | 조회 1032 | 공감 0



본부도장 김남용


※ <춘산채지가>는 동학과 참동학 증산도의 진리를 듬뿍 가사체로 기록한 비결서입니다. 진리 공부에 관심 있는 도생이라면 읽는 재미가 쏠쏠하여 도담道談의 주제로 적격입니다. 수박 겉 핥기 식이라도, 앞으로 다양한 비결 코드를 풀어 가는 데 만능 키 역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필자 주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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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강철교 (1) - 바로가기


[지난 호에 이어 남강철교南江鐵橋 본문 풀이]


고생끝에 영화되고 작지부지(作之不止) 군자(君子)로다

우리 동포(同胞) 건지려고 남모르는 고생지질하다

너와 나와 손길 잡고 같이 가세 어서 가세


*️⃣고생 끝에 영화되고 작지부지作之不止 군자君子로다

흔히 새 시대를 여는 지도자에 대한 표현들을 읽다 보면 마치 손에 물도 안 묻히고 고고한 삶을 영위한 존재로 미화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됩니다. 하지만 이 가사에서 그려지는 지도자상은 다릅니다. 고생이라는 단어가 나오지 않습니까. 그 속 내용이 작지부지作之不止이고 구체적인 것은 우리 동포를 건지려는 것이라고 설파합니다. 일정日政때 나온 문서치고 매우 위험한 선을 넘는 것이죠.


작지부지란 한번 시작하면 그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일심一心으로 무엇을 한다는 것인데 여기서는 구체적인 것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춘산채지가는 각 편마다 독자적 시각으로 후천이 오는 과정을 기술하고 있는데, 여기서는 앞의 가사에서 나온 수원 나그네의 윤곽을 또 다른 관점에서 그려 주고 있습니다.


어서어서 바삐 가세 늦어가네 늦어가네

이 다리는 뉘 다린고 증산도(甑山道)의 놋다릴세

의심말고 어서 가세 일심(一心)으로 건너가세

내 손 잡고 놓지 마라 떨어지면 아니 된다

우리 오빠 매몰하네 왜 이같이 못 오는가

우리 서울 새서울 이리 가면 옳게 가네


*️⃣늦어가네 늦어가네 이 다리는 뉘 다린고

이 다리는 경주 용담에서 시작되어 후천으로 인류를 건네주는 다리입니다. 처음에 동학이 요원의 불길처럼 퍼져 나갈 때에는 누가 나팔을 불고 북을 치지 않아도 시정의 장사치에서 농민, 깊은 산속에서 염불하던 스님들, 그리고 글 읽는 선비까지 ‘시천주조화정 영세불망만사지’를 읽었습니다.


동학혁명 때에는 추수를 마치고 모두 강경 벌판에 모여 오랜 구폐 타파를 결의하고 외세를 몰아내고자 죽창을 들고 서울 진격을 도모하였습니다. 이때만 하여도 당장 후천이 오는 것만 같았습니다. 어찌어찌하여 나라는 일본에 넘어가고 그 혹독한 식민 치하에서도 700만 신도가 모여 시천주를 읽었습니다.


이 가사의 작자는 그것을 차돌 싸서 방천했다고 표현합니다. 나라는 일본에 넘어갔지만 내적으로 ‘시천주주’와 ‘태을주’를 읽는 나라가 따로 있었습니다. 대시국大時國, 차돌(차경석)은 둑이 무너져 물바다에 잠길 제방을 막아 조선의 명운을 연명하게 한 생명돌과 같았습니다.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식민지로 전락한 약소민족 중 독립하여 오늘날 세계 상등국으로 우뚝 설 수 있게 된 대한민국의 건국 뿌리에 보천교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보천교의 신앙 토대를 바탕으로 해방 후 우리 동포를 참동학 증산도로 이끌어 주는 한 인물이 나오게 되는데 여기서는 ‘작지부지군자’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동학 하면 떠오르는 인물이 누구입니까? 동학 창시자 최수운, 동학혁명의 지도자 전명숙, 3.1 만세 운동의 동학 지도자 손병희 등이 손꼽히지요.


그러면 참동학의 지도자는 어떤 시운時運을 타고 이 세상에 출세할까요? 그것은 명부 공사를 먼저 살펴야 합니다. 곧 하늘이 새로운 인물을 낼 때 그 시간의 비밀을 살펴보는 거지요. 손병희 선생은 1922년 5월 19일에 별세합니다. 참동학의 지도자는 손병희 선생이 천상으로 불려 올라간 이후 이 세간에 출세를 합니다.


우리는 그 공사가 천상에서 매우 신속하게 진행되었음을 결과를 통해 알고 있습니다. 그것이 달노래에서는 “소월동산 적벽강에~”로 표현되었습니다. 참동학 증산도 도전道典에는 대인大人에 대한 조목條目이 있습니다. 내용은 지도자 출세에 대한 것인데 아주 간략 명쾌합니다.


* 대인의 행차에 삼초三招가 있느니라. 갑오甲午(1894)년에 일초가 되었고, 갑진甲辰(1904)년에 이초가 되었고, 손병희孫秉熙는 삼초를 맡았나니 삼초 끝에는 대인이 나오리라.”


(도전道典 6:123:1~3)


상제님 말씀입니다. 대인이 이 세상에 나오기에 앞서 삼초三招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일초에 속하는 분이 바로 갑오년의 전명숙 장군이고 삼초를 손병희 선생이 맡았다는 거지요. 갑오동학혁명, 세상에 얼마나 큰 사건이었던가요? 국내는 물론 중국과 일본의 군대가 출동할 만큼 반향이 컸습니다. 3.1 만세 사건은 또 어떻습니까?


그런데 상제님은 그 어마어마한 사건들의 주역들도 대인이 이 세상에 행차를 하시기 전, 하나의 초招였다고 말씀하시는데요. ‘초招’는 지금 사라졌지만 과거 군영軍營에서 대오隊伍에 명령을 내릴 때 나발수가 불어 주는 신호信號라고 보면 됩니다. 뚜~ 일초, 뚜~ 이초, 뚜~ 삼초 이런 식인데 삼초가 지나면 구체적 군령에 의하여 대오가 움직이게 됩니다.


그러면 대인은 어떤 분일까요? 감히 표현하기가 어렵지만 춘산채지가에서는 끈질기게 여러 각도로 설명을 도모합니다. 여기서 상제님은 이분이 언제 태어나시는가에 대한 말씀을 해 주고 계시는 겁니다. 삼초 끝이라면 곧 1922년 5월 20일은 지나서라는 것이죠. 임술생壬戌生이시고 해방이 되었을 때 24세가 됩니다. 참동학 증산도 2변 부흥기는 임술생 지도자가 해방된 조선에서 상제님의 도道를 선포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우리 오빠 매몰하네 왜 이같이 못 오는가

이 구절은 앞날을 알고 있는 깨어진 여성女性의 절규입니다.


서출양관(西出兩關) 무고인(無故人)은 한번 가면 못 오나니

가련강포(可憐江浦) 바라보니 타향타도(他鄕他道) 가지 마라

만국성진 일어날 제 다시 오기 어렵도다


*️⃣서출양관西出兩關 무고인無故人은 한번 가면 못 오나니

tvN에서 방영됐던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을 보면 1907년 일제에 의한 대한제국의 군대 해산이 집행되자 무장 해제를 당한 군인들이 무기고를 탈취하여 한바탕 시가전을 벌이고 이후 의병으로 전환하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그때 지식인을 포함한 많은 동포들이 만주와 연해주로 이주하였습니다.


이주移住라는 말도 적절치 않습니다. 지금처럼 외국으로부터 초청장을 받아 이민 가는 것도 아니고, 나라가 망했는데 무슨 이주라고 부를 여지조차 없었을 겁니다. 그냥 정처 없이 떠나는 거지요. 독립운동을 하기 위해 떠나는 이도 있고, 먹고살기 위한 방편으로 떠나는 이도 있었을 것입니다. 한일합방이 일어난 후에도 그 행렬은 계속되었습니다. 고향 산천을 떠나는 입장에서 보면 피치 못할 사정이 전제되는 것이지만, 이 가사의 작자는 고국을 절대 떠나지 말라고 말립니다. 왜일까요?


*️⃣만국성진 일어날 제 다시 오기 어렵도다

만국성진萬國腥塵 넉 자를 그 이유로 들고 있습니다. 사전적으로 성진腥塵은 비린내가 나는 먼지라는 뜻으로, 어지러운 세상을 이르는 말로 쓰여 왔습니다. 적나라하게 표현하면 피비린내 진동, 전쟁이나 괴질 등으로 시체 썩는 냄새가 코를 찌르는 아수라장을 말하는 것입니다.


만국성진이므로 전 세계가 이런 상황에 처한다는 것이지요. 개벽 상황을 상정하면 적절할 것 같습니다. 동학에서 천명한 12제국 괴질운수가 현실화되는 시간대를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그보다 더 작자가 하고 싶은 말은, 그때 그 환란에서 벗어날 수 있는 법방法方이 외국에는 없고 우리나라에만 있다는 것이 강력하게 밑바탕에 깔려 있습니다. 춘산채지가는 여러 편으로 나뉘어 있지만 중심을 관통하는 핵심은 만국활계남조선萬國活計南朝鮮입니다. 그러면 작지부지作之不止 군자君子는 무엇을 작지부지 한다는 걸까요? 바로 만국萬國의 활계活計를 준비하는 것입니다.


지남지북(之南之北) 하지 말고 앞만 보고 건너가자

자(子)머리에 뿔이 나니 쥐뿔 같은 말이로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을 구멍이 있었구나

알자 하니 창창하고 모르자 하니 답답하다

세상동요(世上童謠) 들어 보소 철천지(徹天之) 포원(抱寃)일세


*️⃣지남지북之南之北 하지 말고 앞만 보고 건너가자

이 가사의 주제는 다리입니다. ‘남조선 뱃노래’는 개벽 시대의 험한 바다를 남조선 배로 건너자는 것이고, ‘남강철교’는 험한 강江에 휩쓸리지 말고 철다리로 건너자는 것이지요. 선악善惡이나 정의正義같은 가치관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생존生存을 주제로 삼고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다음과 같은 심각한 시대적 상황을 맞닥뜨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子머리에 뿔이 나니 쥐뿔 같은 말이로다

십이지지의 첫 번째인 자子는 동물로는 쥐를 뜻합니다. 방위로는 정북正北에 배치합니다. 자오선子午線하면 그 자체로 이미 정북과 정남을 긋는 기준이 되는 거지요? 그런데 자子의 머리에 뿔이 난다? 뭔가 터져 나와 덧붙는다는 겁니다.


방위方位에 대입하면 틀어진다는 말이지요. 쥐뿔이 어디 있나요? 쥐뿔이나 개뿔 같은 건 이 세상에 없는 거지요. ‘쥐뿔도 없다, 개뿔도 모른다.’는 관용구가 있기는 합니다. 지금은 잘 사용되지 않는 말이지만 절대부정을 표현하는 상용구로서, 우리보다 위인 세대는 곧잘 쓰던 말입니다.


그런데 민속놀이에 쥐불놀이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불을 놓아 쥐를 쫓는 놀이였습니다. 그날은 정월 첫 자일子日에 시행되었습니다. ‘자머리’이죠. 작자는 불놀이를 교묘히 뿔이 난다고 말맞춤(punning)을 하고 있습니다. 그럼 쫓겨난 쥐는 어디로 가는 걸까요? 이것은 쥐뿔같이 그동안 한 번도 일어나지 않은 사건, 천지의 방위方位가 바뀌는 파천황적인 상황을 설명할 길이 없어 그냥 민속놀이에 빗대서 설명하려는 것입니다.


작자는 지금 표현할 길이 없어 진땀을 빼고 있지요. 우리가 그것을 알아들을 수 있는 지적知的 수준을 가늠하며 수위 조절을 하고 있는 겁니다. 우리끼리 얘기지만, 결론적으로 쥐가 쫓겨 가면 소[丑]가 그 자리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축丑의 시대가 온다는 겁니다. 우리나라에서 나온 정역正易은 새롭게 바뀌는 우주 질서가 지축地軸이 정립되면서 도래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때 쓸 달력은 120년 전에 이미 나와 있습니다.


“오호라 축궁丑宮이 득왕得旺하니 자궁子宮이 퇴위退位로다.”
(정역)


‘쥐구멍에도 볕 들 날 있다.’는 속담이 비유적 표현이 아니라 실제로 천지의 방위가 바뀌면서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 춘산채지가의 가치는, 그동안 우리나라에 전해 오던 선천先天 비결과는 전혀 차원을 달리하는 후천 비결서의 머리가 됩니다. 너무나 쉬운 노랫말처럼 되어 있지만 지식이 아무리 많아도 풀 수 있는 문서가 아닙니다.


여기에는 선후천이 교차하는 우주 원리가 바탕에 깔려 있고, 이러한 선후천의 교차기에 상제님이 오시는 이야기, 그리고 인사人事로 대인군자大人君子가 역사의 현장에 등장하여 구체적으로 설계 그림을 현실 건물로 지어 올리는 이야기로 꽉 차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진행중(~ing)입니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을 구멍이 있었구나

그동안 설說을 푼 것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이 여기서 드러납니다. 하늘이 무너진다고 하잖아요. 여기에 무슨 말이 필요할까요? 그런데 우리나라 말은 그 자체가 진리 언어입니다. 판소리(춘향가) 대본을 보면 더 기가 막힙니다. ‘천붕우출天崩牛出이라 하였으니 솟아날 궁기가 있느니라.’는 구절이 그것입니다.


한자漢字만 보면 하늘이 무너지면 소가 나온다는 뜻이지요. 솟아난다는 말이 소가 나온다는 의미가 있다는 겁니다. 일단 천지의 방위가 축방丑方을 정북으로 하여 질서가 잡히고, 인간 세상도 축판丑板의 질서가 구축될 것입니다.


소가 나온다. 전통 사회에서 소는 밭을 가는 주인공이었습니다. 그러면 소[牛]는 누구이고, 밭[田]을 가는 것[耕田]은 무엇이고, 그 밭은 어디에 있고 이름[田田]은 무엇일까요. 선천 비결과 후천 비결이 서로 맞닿아 있는 것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와우! 남사고는 소 울음소리가 나는 곳을 찾아야 한다고 힌트만 남겼습니다. 사실 이번 호에 이 모든 것이 다 담겨 있습니다. 다만 비결은 곱씹는 맛으로 읽는 것이므로 더 까발리지는 않으렵니다.


하우(下愚) 말년(末年) 된다더니 하우(下愚)로서 해원(解寃)하네

부(富)하고 귀(貴)한 사람 해원할 게 무엇인고

권(權)이 있고 잘난 사람 그만해도 자족(自足)하고

유식(有識)하고 똑똑하면 그만해도 해원하지

시호시호 이내시호 해원시대(解寃時代) 만났더라

말도 마오 말도 마오 부귀자(富貴者)는 말도 마오

저의 해원(解寃) 다 했으니 들을 리(理)가 어디 있노

하느님이 정(定)한 운수(運數) 알고 보면 그러하지

부(富)하고 귀(貴)한 사람 장래(將來)는 빈천(貧賤)이오

빈(貧)하고 천(賤)한 사람 오는 세상 부귀로다

괄시 마라 웃지 마라 빈천하다 괄시 마라

고단하고 약한 사람 길을 찾아 들어오고

가난하고 천한 사람 도(道)를 찾아 입도(入道)하고

눈어둡고 귀먹은 사람 해원하러 찾아드네

해원시대(解寃時代) 만났으니 해원(解寃)이나 하여 보세


*️⃣하우下愚 말년末年 된다더니 하우下愚로서 해원解寃하네

하우下愚는 아주 어리석고 못난 사람입니다. 어찌해 볼 대책이 없는 사람이란 뜻이겠지요. 원래는 “오직 상지上智(지극히 지혜로운 자)와 하우下愚(가장 어리석은 자)는 변화되지 않는다.”는 공자 말씀에서 유래합니다. 오랫동안 이 말은 치자治者가 피치자被治者를 통치하는 근거처럼 사용되어 왔습니다.


정치인 중에 막말을 하는 사람들의 의식 구조를 들여다보면 마치 자신은 상지上智인 것처럼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일반 대중은 다 제 속마음을 읽고 있는데도 말이죠. 또 좀 배웠다는 사람들에게서도 이런 의식을 다분히 풍기는 언사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하우下愚의 개념을 달리 사용하고 있습니다. 부富하고 귀貴한 사람들은 더 이상 아쉬울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지금이 천국인데 새 세상이 오는 이치를 들을 리理가 있냐는 거지요. 그래서 빈천하고 고단하고 약한 사람이 철천지한徹天之恨을 풀기 위해 입도入道하려 든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하느님이 정한 운수라는 것이지요.


제가 무엇 안다 하고 요리조리 핑계하나

정(定)한 날이 어김없이 별안간에 닥쳐오니

닦고 닦은 그 사람은 해원문(解寃門)을 열어 놓고

육부팔원(六腑八元) 상중하재(上中下才) 기국(器局)대로 될 것이요

비장용장(飛將勇將) 상중하재(上中下才) 기국대로 되는구나

장(壯)할시구 장(壯)할시구 육부팔원(六腑八元) 장(壯)할시구


*️⃣제가 무엇 안다 하고 요리조리 핑계하나

참동학(무극대도) 진리는 선천의 유불선 지식으로 폭을 잡을 수 없습니다. ‘상제上帝님이 오셨다.’는 것은 시대가 상제님이 오시지 않으면 안 되는 한계상황에 도달했다는 전제가 붙어 있는 것이지요.


하늘에서 이슬이 맺고 비가 오는 것을 자연 현상으로 알고 있지만, 최수운은 이것 역시 상제님의 자취라고 포덕문 첫 문장에서 설파하고 있습니다. 선천에 상지上智라고 자처하는 사람이라도 상제님 오시는 소식을 알지 못한다면 하우와 다를 것이 무엇일까요.


*️⃣닦고 닦은 그 사람은 해원문解寃門을 열어 놓고

“새 시대는 새 사람으로 새 역사를 창조한다.” 안운산 태상종도사님 말씀입니다. 바뀌는 세상의 모습은 역사를 창조해 나가는 일꾼들의 모습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육부六府 팔원八元 비장飛將 용장勇將 상중하재上中下才가 모두 새로 도문道門에서 배출된다는 것입니다.


기장(奇壯)하다 기장(奇壯)하다 이내 사람 기장하다

비천상천(飛天上天) 하올 적에 축천축지(縮天縮地) 하는구나

풍운조화(風雲造化) 품에 품고 해인조화(海印造化) 손에 들고

도해이산(渡海移山) 하올 적에 태평양(太平洋)이 평지(平地)로다

무수장삼 無袖長衫 떨쳐입고 운무(雲霧)중에 비껴서서

용천검(龍泉劍) 드는 칼은 좌수(左手)에 높이 들고

고선승(考先繩) 놋줄일레 우수(右手)에 높이 들고

만국문명(萬國文明) 열어놀 제 예의문무(禮儀文武) 겸전(兼全)이라


*️⃣기장奇壯하다 기장奇壯하다 이내 사람 기장하다

육부팔원은 천하를 아우를 수 있는 조직 체계입니다. 그런 조직이 등장하는 이유는 이때가 천하天下의 일을 해야 할 필요성이 절대적으로 대두되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그 일을 운영하는 일꾼들의 자격은 기본적으로 풍운조화風雲造化의 권능權能이 필수적이고, 구체적으로는 해인조화海印造化로 구제창생을 집행합니다.


해인海印은 우리나라에 전설로 전해 오는 상상 속의 보물입니다. 병든 사람에게 이를 갖다 대기만 하여도 병이 낫고, 죽은 사람은 다시 살아난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여의주如意珠와 같습니다. 절대적 신물神物이 아닐 수 없습니다.


*️⃣도해이산渡海移山 하올 적에 태평양太平洋이 평지平地로다

바로 이것이 쥐뿔⋅개뿔과 같은 이야기이며, 아무도 상상조차 하지 못한 새로운 이야기라 할 수 있습니다. 하늘이 무너지고 상전벽해가 되는 대격변 상황입니다.


더군다나 아마겟돈 상황에서는 (공중으로 뜨는) 휴거가 될 줄 알았는데, 사람이 구원의 주체가 되어 사람을 구원하는 시대가 펼쳐집니다! 지금같이 자유로운 영혼들이 만든 게임조차 없던 일정 치하에서 이것이 기록되었다는 것은 믿기 어렵습니다.


*️⃣무수장삼無袖長衫 떨쳐입고 운무雲霧 중에 비껴 서서

온 천하를 누비는 일꾼들의 복장에서부터 일상 업무를 소개하는 단락입니다. 직職은 죽어 가는 사람들을 살리는 것입니다. 업業은 이 과정에서 불의不義를 굴복시켜 항복을 받아 세계를 하나로 만드는 일입니다. 정말 대단합니다.


왜냐하면 이런 주제를 바탕으로 쓴 글이 없었고, 가상현실을 다루는 게임에서조차 본 적이 없질 않습니까? 모두 처음이고 새롭습니다. 우리는 그럴 때 하늘이 처음 열렸다고 합니다. 개벽입니다. 이제 곧 맞이할 것이기에 후천개벽後天開闢이라고 합니다.


우수(右手)에 놋줄 던져 죽는 백성 살려 주고

좌수(左手)에 용천검 (龍泉劍)은 불의자(不義者)를 항복받아

천동(天動)같이 호령하니 강산江山이 무너지고

인의예지(仁義禮智) 베푼 곳에 만좌춘풍(滿座春風) 화기(和氣)로다

장할시구 장할시구 부귀도 장할시구

부귀도 장하지만 도통(道通)인들 오죽할까


*️⃣장할시구 장할시구 부귀도 장할시구

녹祿이 창출되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일꾼들은 천하사만 걱정하면 됩니다. 동학 문서에서는 ‘지질한 그 고생을’이란 문구가 일꾼들을 따라다닙니다. 하지만 여기서 일꾼들은 그런 딱지가 다 떨어집니다. 그리고 마침내 도통道通이 언급되기 시작합니다.


무극대도는 동학에서 시작하여 참동학으로 결실을 맺는데 도통이란 한마디로 씨앗이 발아하여 꽃을 완전히 피우는 것이라고 표현하면 어떨까요? 우리는 지금 도통 수행법이 나온 시간대까지 도착했습니다.


좁고 좁은 도화뜰에 만국병마(萬國兵馬) 진퇴(進退)로다

청천(靑天) 같은 대동세계(大同世界) 화류구경(花柳求景) 더욱 좋다

구경났네 구경났네 도임행차(到任行次) 구경났네

도임행차 하실 적에 천지만물 진동한다

어떤 사람 저러하고 어떤 사람 이러한고

어제 보던 저 사람들 불감앙시(不敢仰視) 어인일고

이내 포원(抱寃) 어이할고 철천지(徹天之) 포원(抱寃)일세

오만년을 정했으니 다시 한번 때가 올까

웃어봐도 소용없고 울어봐도 소용없다

피를 토(吐)하고 통곡하니 애통(哀痛)터져 못 살겠네

철천지 포원일세 다시 한번 풀어볼까

그만일세 그만일세 한탄한들 어이할까

형님형님 사촌형(四寸兄)님 같이 가자 권고할 제

게으르다 칭(稱)탈하고 바쁘다고 칭탈하고

부모말 유(有)하다 칭탈하고 남 비웃는다 칭탈하고

이탈 저탈 비탈인가 오늘 보니 대(大)탈일세

내 꾀에 내가 넘어 사자 하니 포원일세

형님형님 사촌형님 이내 팔자(八字) 어이할고

형(兄)님 형(兄)님 사촌형(四寸兄)님 이내 운수 좋을시고

우리 양반 밭갈더니 오늘 보니 서울양반

우리 양반 초동목수(樵童牧豎) 오늘 보니 어사낭군(御史郞君)

우리 양반 병(病)든양반 오늘 보니 선관(仙官)일세

우리 양반 먼데양반 신선(神仙되어 다시 왔네


*️⃣좁고 좁은 도화뜰에 만국병마萬國兵馬 진퇴進退로다

짧은 구절이지만 많은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우선 좁고 좁은 뜰에 어떻게 병마兵馬들이 진퇴할 수 있을까요? 추측하건대 사람들로 인성人城이 쌓여 겨우 병마兵馬만 출입할 공간이 뚫린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시간을 짐작할 수 있게 하는 말이 ‘도화桃花 뜰’입니다. 춘산채지가의 제목에 나오는 춘산春山, 여기서는 복숭아꽃이 만발한 시기라고 합니다.


그런데 만국萬國 병마兵馬는 왜 여기서 진퇴할까요? 해월 선생의 손자가 살던 충청도 보은 지역의 마을에 가면 벽에 그림이 있는데, 대포에서 꽃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그림 윗부분에 있는 이런 글이 인상적입니다.


“제자들이 묻기를 개벽이 언제 이루어지리이까? 해월 가로되, 산이 검어지고 길에 비단이 깔리며 만국과 통상하며 만국의 병마(군대)가 이 땅에 왔다가 물러갈 때이니라.”


지나다 이 글귀를 보면서 최해월이 꿈꾸었던 개벽을 다시 생각해 봅니다. 이 구절은 제 역할을 못 하는 현 UN이 문을 닫고 새로 세계통일정부가 출범한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장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곳은 저 서양의 노스트라다무스가 말한, 동방의 구세주 앙골모아의 대왕이 창생을 점고하는 곳입니다. 남사고 등이 말한 이재전전利在田田의 성지이구요, 대인大人이 작지부지하며 일구어 온 꿈이 영그는 곳입니다.


*️⃣구경났네 구경났네 도임행차到任行次 구경났네

우리 일꾼들의 도성덕립道成德立이 이루어지는 모습을 살짝 보여 주는 부분입니다. 온 천하를 휩쓸던 병란病亂이 상제님 일꾼들에 의하여 수습이 되고 나면 당연히 상제님 세상이 될 것 아닙니까? 그리고 그 일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그 일을 감당할 만한 신명神明의 도움을 받습니다. 신권神權을 얻는 것이죠.


예전과 다른 권능을 지니게 됩니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도통道通도 받습니다. 그러한 인물들이 임지任地에 도착하면 선천의 공직자들과는 비교 자체를 할 수 없다는 겁니다. 천지만물天地萬物이 진동한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어떤 경계인지, 가 보고 싶지 않습니까?


극락세계(極樂世界) 되고 보니 신명인사(神明人事) 일반(一般)일세

지성감천(至誠感天) 아니려면 만나보기 어렵거든

이내 성심(誠心) 지극(至極)터니 죽은 나무 꽃이 피네

부처님의 도술(道術)인가 하나님의 조화(造化인가

꿈도 같고 생시(生時)도 같네 이런 일이 어디 있나

이 다리가 뉘 다린가 증산도(甑山道)의 놋다리라

천상선관(天上仙官) 전(傳)한 도(道)를 이내 노래 지어내어

너의 창생(蒼生) 건지려고 언문가사(諺文歌詞) 전(傳)해 주니

이내말을 웃지 말고 자세자세 살펴내어

일심공부(一心工夫)하여 가서 해원이나 하여 보소

한번 가면 그만이지 어느 때가 다시 올까

좋은 기운(氣運)이 오게되면 너의 신세 갈까보냐

손을 잡고 놓지 말고 좋은 때를 기대(期待)리세


*️⃣이 다리가 뉘 다린가 증산도甑山道의 놋다리라

이 가사는 춘산채지가의 여러 편 중 가장 미래에 대한 비전을 명확히 보여 주고 있습니다. 증산도의 놋다리 목적지는 선경仙境 세계입니다. 작자는 극락極樂 세계라고 하였는데, 참동학에서는 조화造化 선경, 현실現實 선경, 지상地上 선경이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조화造化는 신명神明과 하나 되는 것이므로 신명神明과 인사人事가 하나가 됩니다. 작자의 붓대는 다시 오지 않을 이 귀중한 천하사 동참의 기회를 절대 놓치지 말 것에 계속 방점을 찍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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