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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고아 3000명 돌본 총독부 관리 딸 윤학자 여사

대선 | 2024.05.10 15:26 | 조회 620

       한국 고아 3000명 돌본 총독부 관리 딸 윤학자 여사

윤 여사의 아들인 윤기 숭실공생복지재단 명예회장과 손녀 윤록 상무이사는 “어머니의 사랑을 기려, 한·일 양국 민간단체가 함께 ‘유엔 세계 고아의 날’ 제정 청원운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윤 여사의 아들인 윤기 숭실공생복지재단 명예회장과 손녀 윤록 상무이사는 “어머니의  사랑을 기려, 한·일 양국 민간단체가 함께 ‘유엔 세계 고아의 날’ 제정 청원운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더불어 살자는 것이 21세기 인류의 화두가 된 것을 생각할 때, 거지대장이라 불렸던 아버지 윤치호와 그 길을 함께 걸은 어머니를 더욱 존경하게 됩니다. 세계적으로 부모 없는 아이는 900만명에 달합니다. 연약했던 제 어머니가 3000명을 키웠다면, 세계의 NGO가 힘을 합해 그 900만을 도울 수 있습니다."

29일 서울 대방동 여성플라자에서 열린 '유엔 세계 고아의 날(UN World Orphans Day)' 제정 추진대회 개회식·심포지엄. 고(故) 윤학자(尹鶴子·1912~1968) 여사 탄신 100주년을 기념해 열린 이날 행사에서, 아들 윤기(70·일본명 다우치 모토이) 숭실공생복지재단 명예회장이 이렇게 호소했다. 윤학자 여사는 일본 총독부 관리의 딸로 목포에 와서 고아를 돌보던 개신교 전도사와 결혼했고, 죽을 때까지 3000명 넘는 고아들을 돌본 '한국 고아들의 어머니'. 그녀의 뜻을 기리기 위해 열린 이날 행사장에는 한국과 일본 각지에서 온 1000여명이 국제회의장을 가득 채웠다. 그 중 절반은 일본에서 찾아온 일본 개신교계 및 민간단체 인사들이었다.

행사장은 한국과 일본의 사람들이 세월을 뛰어넘어 한 여인의 희생과 사랑을 통해 하나로 묶이는 현장이었다. 아베 시로 기념사업회 일본 측 회장(가나가와현 보건복지대 명예학장)은 "한국으로부터 종교·예술·문화·관습 등을 배운 일본의 '답례'는 무력 침략과 창씨개명 등의 후안무치한 '무례'였다. 다우치 여사는 사랑의 힘으로 한국 고아를 위해 헌신했고, 그 뜻에 참여하는 것이 한국에 대한 진정한 답례"라고 했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를 비롯한 일본 측 인사들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여사 탄신 100주년을 기념하며 유엔 고아의 날 제정을 추진하는 분들께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한국에선 기념사업회 박종순 숭실대 재단이사장이 축사를 했고,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 영화배우 안성기 씨 등 각계 인사들의 영상 메시지가 이어졌다.

1960년대 초등학교에 진학하는 목포 공생원 아이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한 윤학자 여사.
1960년대 초등학교에 진학하는 목포 공생원 아이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한 윤학자 여사.

                           ◇목포 '거지대장'과 결혼한 일본인

"저분은 내가 필요하다고 했다. 내가 아무 일도 못 하더라도 저분의 구혼을 그대로 받아들이자. 일본이 범한 수많은 범죄를 조금이라도 속죄하자. 설령 고난의 길이라 해도 공생원 아이들을 내 아이라 믿고 이들을 키우는 데 내 삶을 바치자." 1938년 초 26세의 다우치 지즈코(田內千鶴子)가 '목포 거지대장' 윤치호(尹致浩·1909~?)의 청혼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한 순간을 일본의 저명한 목사·학자 모리야마 사토시는 책 '진주의 노래'(홍성사)에 이렇게 기록했다. 당시 목포에는 버려진 아이들이 넘쳐났다. 피어선신학교를 나온 개신교 전도사 윤치호가 '공생원'을 세워 이 아이들을 길렀다. 개신교 신자였던 다우치는 그곳에서 자원봉사를 하다 윤 전도사의 헌신에 감동해 일생을 함께할 결심을 했다. 다우치와 윤치호는 공생원 창립 10주년 기념일이던 1938년 10월 15일 결혼식을 올렸고, 그날부터 다우치는 윤학자라는 한국 이름을 하나 더 얻었다.

                             ◇日에는 재일교포 노인 '고향의 집'

한국에서 윤학자 여사의 삶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남편은 일본경찰에 48차례 구속되고, 6·25 때에는 북한군과 국군에 번갈아 체포됐다. 남편이 1951년 2월 식량을 구하러 갔다가 실종된 뒤에도 그녀는 목포에 남아 아이들을 길렀다. 1968년 그녀가 별세하고 최초의 목포 시민장으로 장례가 치러질 때까지 한국 고아들은 그녀를 어머니라 부르며 성장했다. 아들 윤기씨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26세 때부터 아이들을 맡아 기르면서, 공생원을 재활원, 직업훈련학교, 자활센터 등 17개 기관을 갖춘 숭실공생복지재단으로 성장시켰다. 1989년부터는 오사카와 고베, 교토 등에 일본 국적이 없어 노인연금 혜택을 받지 못하는 재일교포 노인생활시설 '고향의 집'을 벌써 4곳 세웠다.

윤기씨는 "평생 아버지와 어머니가 가신 길을 쫓아오면서, 국적이 달라도 영혼이 감동하면 못 이룰 일은 없다는 것을 알았다"며 "어머니의 생일이자 기일인 10월 31일을 '유엔 세계고아의 날'로 제정하는 것이 소망"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의 윤학자 탄신 100주년 기념사업회 참석 인사들은 30일 전야제 행사에 이어 31일 본 행사에선 '유엔 세계 고아의 날 제정' 청원 결의문을 함께 채택한다.

                                             <참고문헌>

  1. 이태훈, "일본이 저지른 죄 씻겠다" 한국 고아 3000명 돌본 총독부 관리 딸 윤학자 여사", 조선일보, 2012.10.3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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