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를 제대로 아는가

2010.03.11 | 조회 3095
이홍배<경일대교수>

“천지도 모르는 것이!”

우리들 생활 속에 자주 쓰는 말이다. 분별심도 없이 천둥벌거숭이처럼 행동할 때 던지는 말이다. 그리고 주위 사람을 전혀 배려하지 않고 세상을 마구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쓰는 말이다. 세상을 모르고 어리석은 모습이 역력할 때도 이 말을 쓴다.

이런 말을 쓰는 우리는 천지를 얼마나 제대로 알까? 천지를 어느 정도나 생각하고 있을까?

천지는 우리 인류가 살아가는 삶의 터전이지만, 생활에 바쁜 우리들은 천지를 잊어버리고 살아가고 있다. 그런 삶에 익숙해서 당연시 여기고 있을 것이다. 그러다가 천지가 꿈틀대면 경악하며 다시 원망과 호기심과 공경의 대상으로 생각한다. 인류의 물질문명은 우리를 더욱 더 천지로부터 떼어놓으려 하고 있다.

우리를 천지도 모르는 삶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증산상제께서 “선천 인간 중에 천지의 홍은(鴻恩)을 갚은 사람이 없느니라”고 하며 우리들에게 천지의 크고 넓은 은혜가 있음을 일깨워 주시고 있다.

과연 천지는 무엇일까? 인류의 시작으로부터 천지에 대한 호기심과 경외와 탐구는 끊임없이 전개되어 왔다. 그 중 천지의 순환 변화 원리와 함께 인간 삶의 원리를 담고 있는 동양의 경전이 주역이다. 천지인의 도를 담고 있는 변화 원리가 바로 이 책이기에 오랜 세월 동안 동서양 많은 이들에게 깨달음의 필독서가 되어 왔다.

주역은 천지가 모든 삼라만상 변화의 시작이라고 하였다. 형체로 말할 때 천지라고 하고, 품고 있는 정신, 즉 본성으로 말할 때 건곤이라 하였다. 천지를 도(道)로 말하기도 하고, 신묘한 작용으로 말하여 신(神)이라 하였다. 천지를 주재하는 자리를 상제라고 하였다.

천지는 단순한 행성들의 집합체가 아니라 건곤이라는 정신을 가지고 있으며 그 자체가 도의 세계이며, 신묘한 신의 작용을 하는 영체임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영체인 천지는 그냥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지구가 1년의 순환 주기로 초목 농사를 짓듯이 천지는 우주 1년의 순환 주기로 인간 농사를 짓는다. 영체인 천지가 무한한 정성으로 지어낸 열매가 사람이라는 것이다. 하늘과 땅을 형상하여 생겨나서 만물 가운데 가장 존귀한 작은 천지가 사람이라는 말이다. 사람은 작은 천지이며, 작은 도(道)요, 작은 신(神)이다. 인간에 대한 새로운 비전의 말을 깊이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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