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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인도 탐방단 보고: 불교 유적지 10편

2020.09.15 | 조회 519 | 공감 0

붓다, 미륵에게 ‘대승불교 선언서’

『유마경』을 부촉하다


상생문화연구소 노종상 연구위원



개벽이 무엇인가? 흔히 말로 하기 어려울 정도로 참혹한 사건을 얘기할 때 불쑥 반응하는 한 마디는, “천지개벽이 날 소리를 한다.”고 한다.


이 경우, 세상이 온통 뒤집어진다는 닫힘, 혼돈, 멸망과 같은 부정적인 의미를 깔고 있다. 과연 그럴까. 하긴 동양 우주론에서 얘기하는 ‘개벽’은 총체적 의미의 천지개벽을 일컫는다. 


19세기 중반 이후 이 땅에는 일련의 개혁, 나아가 개벽사상가들이 저 백두산처럼 큰 모습으로 등장했다. 첫 주자는 동학 창시자 수운水雲 최제우崔濟愚다. 그는 〈몽중노소문답가〉에서 이렇게 노래하였다.


십이제국 괴질운수

다시 개벽 아닐런가.


뒤이어 구한말 『정역』의 완성자 일부一夫 김항金恒이 나타났다. 그는  「십일음十一吟」(『정역』)에서 이렇게 노래하였다. 


천지의 맑고 밝음이여. 일월의 새 생명 빛나도다.

일월의 새 생명 빛남이여. 낙원세계 되는구나.

개벽의 세계여. 개벽의 세계여.

상제님이 성령의 빛을 뿌리며 친히 강세하시도다.

天地淸明兮 日月光華  日月光華兮

瑠璃世界 世界世界兮  上帝照臨

-『정역』 「십일음十一吟」




그리고 19세기 말 20세기 초에 나타나 활동한 인물이 증산 상제님이다. 개벽(사상)의 역사에서 당신은 태산북두처럼 우뚝 솟아올라 후천 개벽을 사자후했다. 개벽 사상사에서 당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당신은 개벽(사상)의 알파와 오메가다. 당신에게 오면 개벽사상은 한낱 개념이나 구호가 아니라 실천적 생활이, 현실이 된다. 당신은 그때까지 나타난 개벽사상을 종합, 정리하고 재구성하였다.


안경전 증산도 종도사는 「우주변화의 근본 틀, 생장염장」(월간개벽.2001.3)에서 개벽에 대해 상세히 풀어준다.


생장염장이란 구체적으로 무얼 말하는가? 

생(生)은 우주변화의 맨 처음 단계다. 만유 생명이 처음 태어나는 단계, 이것이 선천개벽이다. 우주는 스스로 생명을 낳는 본능이 있다.


이 우주는 왜 생겨났느냐? 스스로 그렇게 낳는 것이다. 우주의 본능이 생(生)이다. 이게 시간 개념으로는 봄이다. 우리말 ‘봄’은 ‘보다’라는 말에서 나온 것이다. 생명의 씨를 본다는 것이다.


생명을 낳는 것! 이것이 우주의 근본정신 1단계다. 봄! 생의 단계다. 그리고 천지의 봄의 시작, 이것이 선천개벽이다.


생 다음의 변화가 장(長)이다. 우주는 생명을 창조한 것을 기른다. 시간대로는 여름이다. 생겨난 것이 성장하는 단계! 은하계가 됐든 인간이 됐든, 만물이 자기 성숙을 향해 가는, 성장의 계절이라는 리듬이 있다.


지금이 바로 우주의 여름철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여름의 끝 순간에서 가을로 건너뛰는 대전환기다.


그리고 태어나 성장한 것은, 세 번째 단계에서 거둔다[斂]. 천지가 내 생명을 거두는 세 번째 단계, 시간대로 보아 가을철이다. 우주의 가을!  천지가 내 생명을 거둬들인다. 이게 중요한 것이다. 천지에서 인간 생명을 거두는 현상계의 가장 큰 대변혁 사건, 이것이 바로 후천개벽의 실제 상황이다. 가을철에는 우주가 인간 생명을 수렴(收斂)한다!


그리고 그 다음 단계가 장(藏)이다. 겨울. 장은 감출 장(藏)자다. 생명을 추수해서 저장한다는 뜻이다. 현상적으로 보면, 지구에 생명이 일절 못 산다. 풀 한 포기 못 산다. 휴식기다. 


개벽은 우주의 사계절, 각 계절마다 존재한다. 특히 우주의 봄개벽을 선천개벽, 가을개벽을 후천개벽이라고 하여 ‘천지에서 인간 생명을 거두는 현상계의 가장 큰 대변혁 사건’이 일어난다는 경종에 귀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개벽’은 ‘천개지벽天開地闢’의 줄임말이다. 사전적 의미는 원래 하나의 혼돈체였던 하늘과 땅이 서로 나뉘면서 이 세상이 시작되었다는 말로 천지가 처음으로 열림을 이르는 말이다. 이 경우는 위의 닫힘이 아니라 열림, 희망과 같은 긍정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증산도 우주론에서 개벽은, 그 목적은 후자에 위치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시적이기는 하지만, 이미 애기한 대환란이 오고, 또 겪어야 하는 것도 천지 우주와 인류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앞에서 얘기한 불교 우주론에서 얘기한 ‘대겁 때의 삼재’도 다르지 않다. 증산도 우주론에서 얘기하는 개벽 현상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또한, 이것이 앞에서 『유마경』에서 유마거사가 게송으로 애기한 ‘혹은 겁이 다함을 나타내기 위해 천지를 붉게 물들여 불태우는 일이 있다’는 그 사건을 가리킨다고 탐방객은 믿고 있다. 같은 경에서 유마거사의 다음 설법이 더욱 충격적이다. 그는 이때 인류가 겪어야 할 그 참혹한 개벽의 대사건에 대해 이렇게 지적하였다. 




일체 국토 중에 있기 마련인 

지옥과 같은 곳―.

一切國土中  諸有地獄處


개벽의 그날, 그 사건이 모든 국토에서 반드시 있을 것이며, 그 때는 지옥과 같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유마 거사의 고향 바이샬리에서 『유마경』을 읽고 있는 탐방객으로서는 더 이상 후천 개벽사건에 대한 내용을 들여다볼 여유가 없다. 두루뭉술하게 일별해 보면 더욱 중요한 읽을거리는 그 다음 장이다.


인류는 전쟁과 질병, 우주 변동 등으로 대환란을 겪게 되고, 겪을 수밖에 없겠지만, 개벽실제상황 그 뒤에 오는 ‘개벽’은 천지우주의 열림이요, 희망, 구원의 메시지다. 유마거사도, 증산도 우주론에서 증산 상제도 그렇게 가르쳐 주셨다. 다시 말하면 개벽 상황에 대한 처방을 얘기하고 있으나 더 이상의 얘기는 생략한다.  




『유마경』의 마지막 품은 제14 「촉루품」이다. 이 품의 설주는 석가모니 부처님이다. 원래의 설주인 석가모니 부처님이 마지막에 다시 나타나서 무대를 거두어들이는 장면이다. 주로 지금까지 설한 경전 내용을 누군가에게 부촉하는 장면이 묘사된다.


따라서 독자의 눈은 ‘말씀’을 부촉 받은 ‘누군가’에게로 옮겨질 수밖에 없다. 분명히 어떤 유의미한 인물에게 부촉할 테니까. 『유마경』은 미륵에게 부촉된다.


그때에 부처님께서 미륵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미륵이여, 내가 이제 이 무량억 아승기겁에 걸쳐 모아 온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법을 그대에게 부촉하노라. 이 경은 불멸 후 말세에 너희들이 마땅히 신력으로 널리 유포시켜 염부제에서 단절되지 않게끔 하여야 한다.


왜냐하면 미래세 중에는 마땅히 선남자 선여인과 천·용·귀신· 건달바乾達婆·나찰羅刹 등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발하고 대법을 좋아하는 자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런 사람들에게 이에 대해 듣는 기회를 주지 않는다면 아주 큰 손실이 될 것이다.


이 같은 사람들은 이 경을 듣고서 반드시 크게 기뻐하며 믿는 이가 많고 발심하며 회유한 일이라 할 사람이 많을 것이다. 마땅히 이 경을 잘 받들어 받아가지고 중생들이 근기에 따라 이익을 얻는 그 사정을 보고 널리 설하도록 하라.”


於是에 佛告彌勒菩薩言하사대 彌勒이여, 我今 以是 無量億 阿僧祇劫 所集 阿耨多羅三藐三菩提法을 付囑於汝하니라. 如是輩經을 於佛滅後 末世之中에 汝等이 當以神力으로 廣宣流布하고 於閻浮提에 無令斷絕케 할지니라. 所以者何오 하니 未來世中에 當有 善男子 善女人 及 天龍鬼神乾闥婆羅剎 等하여 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하고 樂于大法하리니 若使不聞 如是等經이면 則失善利이리라. 如此輩人은 聞是等經하고 必多信樂하여 發希有心하리라. 當以頂受하고 隨諸眾生 所應得利하여 而為廣說할지니라.


대승불교의 선언서, 개벽을 얘기하고, 그 처방을 제시한 경전이라면 미래의 부처, 구원의 부처, 평화의 부처가 될 미륵에게 부촉하는 것이 당위일 터다.


석가모니 부처님로부터 『유마경』을 부촉 받은 미륵은 약속했다. 


미륵 보살이 이 말씀을 듣고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미증유한 일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제가 마땅히 이와 같은 나쁜 일을 멀리 하겠나이다. 그리고 여래의 무수한 아승기겁 이래 모아오신 아뇩다라삼먁삼보리법을 받들어 간직하겠습니다.


만약 미래세에 선남자 선여인이 대승을 구하거든 마땅히 이 경을 손에 쥐게 하고, 그 염력으로 수지 독송하고 남을 위하여 널리 설하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만약 후세 말법시대에 능히 이 경을 수지 독송하고 남을 위하여 널리 설하는 자 있으면 다 이 미륵의 신력이 건립하는 바라고 생각하십시오."


부처님이 말했다.

"좋구나. 좋구나. 미륵아, 그대가 말한 바와 같이, 내가 너의 기뻐하는 일을 도우리라. “


彌勒菩薩이 聞說葈耳하고 白佛言하사되, 世尊이여. 未曾有也니이다. 如佛所說 我當遠離 如斯之惡하고 奉持 如來 無數 阿僧祇劫 所集 阿耨多羅三藐三菩提法하리니 若未來世에 善男子 善女人이 求大乘者이면 當令手得如是等經하고 與其念力하여 使受持 讀誦하고 為他廣說카 하리니 世尊이여 若後末世에 有能 受持讀誦하고 為他說者면 當知하니 皆是 彌勒 神力之所建立이니이다. 佛言하사되 善哉 善哉로다 彌勒이여. 如汝所說 佛助爾喜이로다. 




유마거사의 고향에 와서 『유마경』을 생각하고, 그 가르침과, 무엇보다도 한국에서 코로나 사태가 터져 팬데믹으로 가는 현장을 두고 온 터라, 이미 2세기 전에 『유마경』에서 가르쳐 준 개벽을 떠올리면서, 붓다의 나라 인도, 그것도 유마거사의 고향 바이샬리에서 설레임 반 걱정 반으로 탐방객은 걸음을 재촉하였다. 


바이샬리를 떠나기 전, 앞잘 박사의 안내를 받으며 한 민가를 찾았던 것은 퍽 행운이다. 인도에 올 때 화두처럼 옆구리에 끼고 왔던, 붓다의 나라 인도에서 붓다의 후예가 살아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터이므로!




참으로 착하게만 보이는, 우리 어릴 적 어머니들의 모습과 같은 아낙이 일행을 맞아 주었다. 그는 우리가 집안을 둘러보는 것을 흔쾌히 허락하였다. 물론 탐방객의 예상도 크게 빗나가지 않았다.


어딜 가나 사람 살아가는 풍경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좀 눈에 띄는 것이 있다면 세간이 너무나 간단하다는 것이었다. 굳이 세속적으로 추측해 보면 가난 탓이거나, 더운 기후에 많은 세간살이가 필요치 않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꼭 그런 생각만은 아닌 것 같다.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를 실천적으로 사는 초연한 모습도 보이고, 살고 있는 모습 그 자체가 문자적 의미 그대로의 공을 실천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면 지나친 수사일까. 오. 거기에 무슨 다른 말이 필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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