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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개벽

2022.04.04 | 조회 6246 | 공감 0



어머니는,

내가 아주 어릴 적에 돈을 벌기 위해 인삼 밭을 다니셨다.

새벽에 나가 저녁 때가 되서야 돌아오시는 어머니..


엉금엉금 기어다니던 때부터, 초등학교도 채 들어가지 않았던 그때까지..

어머니는 일을 하기 위해 새벽이면 집을 나섰다.


초등학생 누나 등에 업힌 나는,

하루종일 어머니가 오는 싸리문 밖을

때론 울고 보채며, 지쳐 잠들며 기다리고 바라봤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어머니는 누나들이 없을 때면, 

몰래 품속에 숨겨두었던 빵 하나를 내어주셨다.


혼자 놀 수 있는 나이가 되어 

하루는 어머니를 따라 인삼 밭에 가보았다.


어머니가 끌어주는 리어카에 타고 간 밭..

밭일은 고되고 고되었다.


점심때가 되자 

인삼밭의 주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아주머니들에게 점심이라고 쥐어 주는 빵 하나와 우유 한 개..


어머니는 늘 그랬듯이 

내게 그 빵을 주시고 우유만 드셨다.


옆에 있던 아주머니가

"오늘도 새끼 주려고 안먹나.. 

그렇게 안 먹고 일하면 허기져서 병나.."라고 말렸지만 소용이 없었다.


어머니가 챙겨왔던 빵은

하루 종일 배고팠을 어머니의 유일한 점심이었던 것..




가족이 모두 잠든 깊은 밤이면 

어머니는 동치미 국물을 퍼 마시며 허기를 달랬다.



  • “부모를 경애하지 않으면 천지를 섬기기 어려우니라. 

  • 천지는 억조창생의 부모요, 부모는 자녀의 천지니라." (증산도 道典 2:26)



개벽 꿈을 꾼 어느날,

산 만큼 거대한 해일이 저 멀리서부터 밀려오고 있었다.


나는 어머니를 등에 업고 뛰고 있었다.


힘이 부쳐 뛰는 속도가 점점 느려지고,

해일이 바로 뒤에 들이닥치려할 때 등에 업힌 어머니가 말했다.



"OO야 .. 내려놓고 가.. "

"..."



잠시 멈춰 숨을 헐떡이다가 

다시 뛰며 말했다.


"죽어도 못 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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