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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양오행으로 보는 문화이야기 - 사람의 일생

2023.08.21 | 조회 1854 | 공감 0

음양오행으로 보는 문화 이야기
- 삼신은 낳고 칠성은 기르느니라


본부 김덕기


들어가는 말

세상에는 수많은 기념일이 있습니다. 국가의 기념일이나 성자들의 탄신일뿐만 아니라 삼겹살 데이(3월 3일), 빼빼로 데이(11월 11일)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기념일 중에서도 인간의 일생을 기리는 기념일만큼 오래되고 근원적인 건 없을 겁니다. 이번 호에서는 삶의 의례에 담긴 음양 문화를 알아보겠습니다.


1. 사람의 일생


사람의 일생을 구분하는 방법

우리가 사는 푸른 행성 지구는 경이로운 일들로 가득합니다. 열대에서 한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환경은 지구를 변화무쌍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각양각색의 생물들은 지구를 살아 숨 쉬게 합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경이로움도 생명의 신비에 비견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 아버지 하늘과 어머니 지구가 낳은 만물의 영장靈長 인간은 신비의 극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의 소중한 일생을 나누어서 하나하나 기념하는 일 자체가 문화를 형성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사람의 일생을 구분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사람의 일생은 태극太極입니다. 일생을 생生하는 시기인 전반생과 성成하는 시기인 후반생으로 나누는 방식은 음양陰陽으로 구분한 것입니다. 생장염장生長斂藏은 우주의 순환 법칙이자 상제님께서 우주를 주재하시는 통치 법도입니다. 사람의 일생도 생장염장하는 사계절에 빗대어 유소년기, 청년기, 장년기, 노년기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이는 일생을 사상四象으로 구분한 것입니다.


나는 생장염장生長斂藏 사의四義를 쓰나니
이것이 곧 무위이화無爲以化니라.

(도전道典 2:20:1)


사람의 일생을 네 마디로 보는 방법으로 ‘태어나서 늙고 병들어 죽는다.’는 불교의 ‘생로병사生老病死’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생로병사에는 삶의 처음과 끝인 탄생과 죽음만 있고, 그 중간 과정을 늙음과 병듦이라는 고통의 과정으로 표현하여 구체적이지 못합니다. 우주 삼계를 괴로움이 가득한 고통의 바다(고해苦海)로 본 불교의 인식이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람의 일생을 십이지지十二地支로 구분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사주명리학에서 사용하는 12포태법胞胎法이 그것으로, 수태受胎에서부터 입묘入墓까지의 일생을 ‘절絶⦁태胎⦁양養⦁장생長生⦁목욕沐浴⦁관대冠帶⦁임관臨官⦁제왕帝旺⦁쇠衰⦁병病⦁사死⦁장葬’의 12단계로 구분합니다.


그리고 60갑자甲子를 한 단위로 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태어난 지 만 60년이 되는 해를 ‘회갑回甲 또는 환갑還甲’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시간의 한 주기인 60년은 본래 음양 짝(양 60년⦁음 60년)으로 120년이 되어야 완성됩니다. 그동안 여러 요인으로 인해서 인간의 수명이 60년이 채 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의료 기술의 발달로 인해 ‘인간의 본래 수명인 120년을 채울 수 있다.’는 희망적인 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오행으로 살펴본 사람의 일생

사람의 일생을 오행五行으로 구분하는 방식도 있습니다. 이때는 사계절의 명칭을 그대로 사용합니다. 유소년기에서 청년기로 넘어가는 마디(土)를 의미하는 사춘기思春期가 그것입니다.*1) 이 규칙을 따른다면, 청년기에서 장년기로 넘어가는 마디는 사하기思夏期라고 할 수 있고, 장년기에서 노년기로 넘어가는 마디는 사추기思秋期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인생은 60부터’라는 말이 있듯이 노년기에서 새로운 삶을 다시 시작하는 마디는 사동기思冬期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1) 사춘기思春期는 ‘지나간 인생의 봄을 추억하는 기간’이라고 풀 수 있다.



『황제내경黃帝內經』에는 사람의 생리 주기를 분석한 글이 실려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여자는 7년, 남자는 8년을 주기로 생리 변화를 겪습니다. 인생의 주기가 사람의 생리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여자는 7세가 되면 이(齒)가 새로 나고 머리카락이 길어지며, 14세가 되면 월경月經을 하여 자식을 둘 수 있게 되며, 21세가 되면 성장이 최고에 이르며, 28세가 되면 근육과 뼈가 단단해지고, 35세가 되면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하며, 42세가 되면 머리카락이 희어지기 시작하며, 49세가 되면 경도가 끊어져 자식을 둘 수 없게 됩니다.


남자는 8세가 되면 머리카락이 자라고 이가 새로 나며, 16세가 되면 정기精氣가 가득 차서 자식을 둘 수 있으며, 24세가 되면 근육과 뼈가 굳세고 강해져서 성장이 최고에 이르고, 32세가 되면 몸이 풍만하게 자라며, 40세가 되면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하고, 48세가 되면 머리카락이 희어지며, 56세가 되면 근육이 잘 움직이지 못하게 되며, 64세가 되면 이와 머리가 빠지고 자식을 둘 수 없게 됩니다.


- 『황제내경黃帝內經』 「소문素問」 <상고천진론上古天眞論>




■ 사춘기思春期

사람은 남녀의 평균 나이인 15세(여자 14세, 남자 16세)를 전후해서 2차 성징性徵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지금은 우리나라에서 성인으로 인정받는 성년 기준 나이가 만 19세(2013년 7월 이후)이지만, 조선 시대까지만 해도 만 15세를 성인의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만 15세는 인생의 봄(생生)에서 여름(장長)으로 주기가 바뀌는 전환기(토土)로 사춘기思春期라고 합니다.


■ 사하기思夏期

남녀의 평균 나이인 30세 전후(여자 28세, 남자 32세)는 인생의 여름(장長)에서 가을(염斂)로 넘어가는 전환기로, 사하기思夏期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때가 되면 대부분 결혼해서 자식을 낳아 세대世代를 형성합니다. 1세世(30년)는 우주의 한 시간으로, 어린아이가 성장하여 부모의 일을 계승할 때까지의 기간입니다.


■ 사추기思秋期

남녀의 평균 나이인 45세 전후(여자 42세, 남자 48세)는 인생의 가을(염斂)에서 겨울(장藏)로 넘어가는 때로, 사추기思秋期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체의 변화가 일어나므로 갱년기更年期라고 합니다. 이렇게 본다면 사춘기나 사하기도 몸이 바뀌는 갱년기입니다.


■ 사동기思冬期

남녀의 평균 나이인 60세 전후(여자 56세, 남자 64세)는 인생의 겨울(장藏)이 끝난 시기로, 사동기思冬期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인생의 한 주기를 마치고 새로운 주기를 시작하는 것을 기념하여 회갑연回甲宴을 치룹니다. 하지만 요즘엔 수명이 길어지면서 ‘6075 신중년新中年’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습니다.


2. 인생의 시작을 축복하는 기념일


사람의 일생을 기념하는 대표적인 문화는 관혼상제冠婚喪祭입니다. 그중에서 성인식에 해당하는 관례와 결혼하는 혼례, 돌아가신 분에 관한 상례는 전 세계 공통입니다. 이렇게 기념일을 네 가지로 보는 것은 사상四象의 관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의 일생은 태어남으로부터 시작됩니다. 따라서 모든 기념일의 으뜸은 첫 생일을 기념하는 ‘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관혼상제에 돌을 합하면 오행五行이 됩니다.


인생의 첫 출발, 탄생

겨우내 갈색으로 물든 산과 들은 마치 모든 생명이 죽어 있는 듯 고요합니다. 그러다 따스한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면 파릇파릇한 새싹들이 온 천지를 뒤덮습니다. 앞으로 꽃을 피울지, 아니면 가시덤불이 될지 알 수 없지만, 새싹은 그 자체로 싱그러움을 선사합니다. 기나긴 인생의 첫출발을 하는 아기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아기가 생글생글 웃는 모습은 모든 사람에게 행복과 희망을 줍니다. 그래서 아기의 탄생을 축복하고 건강과 영화를 누리기를 축원하는 행사는 중요하게 여겨졌습니다.


삼신은 낳고 칠성은 기르느니라.
(도전道典 11:240:10)


하루는 태모님께서 이용기에게 말씀하시기를 “야, 용기야! 오늘 자식 달라고 오는 사람이 있다.” 하시더니 잠시 후 아들이 없어 한恨이 된 어떤 사람이 찾아와 태모님께 아들을 내려 주실 것을 애원하거늘 태모님께서 삼신경三神經을 읽어 자손줄을 태워 주시니라. 이때 용기가 신도神道가 열려 보니 삼신 일을 보고 칠성 일을 보면 두 기운이 합해져서 생명이 잉태되더라. (도전道典 11:58)


아기의 탄생과 관련한 첫 번째 풍습은 아기를 점지해 줄 것을 기원하는 기자신앙祈子信仰입니다. 기원 대상은 삼신⦁산신⦁용신(용왕)⦁칠성⦁부처 등입니다. 태모님 말씀처럼 아기의 탄생과 관련한 일은 삼신三神이 주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아기를 점지해 줄 것을 삼신께 주로 기원했습니다.


삼신三神(산신産神, 삼신할머니)은 아이의 잉태와 해산을 관장하고 7세 이전까지의 성장을 돌봐 주는 보호신保護神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아기가 탄생하면 아기를 점지해 주신 삼신할머니께 감사를 드리는 치성을 올리고, 아기의 건강과 복, 제액除厄을 기원합니다. 산실産室의 윗목에 해산미역, 백미로 지은 삼신밥, 정화수, 실타래 등으로 삼신상三神床을 차려서 삼신할머니께 치성을 올린 후에는 산모가 치성 음식을 남김없이 먹었습니다. 출산 후 3일째와 7일째, 14일째, 21일째 되는 날에도 삼신상을 차려 치성을 올리고 삼신밥과 국을 산모가 먹었습니다.




아기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백일百日

아기가 태어난 지 백일百日이 되는 날에 백일잔치를 벌입니다. 숫자 100은 완성수를 상징하고, 100일은 많은 날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백일잔치는 아침에 흰밥과 미역국으로 삼신상을 차리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삼신상 앞에서 산모가 아기의 건강과 수명, 복록을 삼신할머니에게 빌고 나서 삼신상에 차린 음식을 먹습니다. 아기의 백일상에는 장수를 기원하는 백설기와 부정을 막는 수수팥떡, 인절미, 송편 등의 떡과 과일이 푸짐하게 차려집니다. 여기에 더해 아기의 장수와 복을 비는 뜻으로 흰 실타래와 쌀이 놓입니다.*2)

*2)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백일’ 참고



그런데 백일 의례는 태어나서 어려운 고비를 넘긴 아기를 하객들이 모여서 사회의 일원으로 공인하는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사람은 태어나서 혼자 자립할 수 없는 유일한 동물입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머리의 무게 때문입니다. 누군가 머리를 받쳐 주지 않으면 아기는 머리를 가눌 수조차 없습니다. 신생아가 혼자서 목을 가누는 시기는 일반적으로 3~4개월 사이입니다. 이 기간에 아기의 근육 발달과 움직임의 다양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백일은 아기가 인생을 시작하면서 처음 육체적으로 자립하는 시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동석 선생이 저술한 『우주변화의 원리』 책에는 이와 관련한 내용이 있습니다.


선천은 자축인子丑寅이 동북쪽으로 기울어져 있기 때문이다. 동북은 양생지방陽生之方인즉 동북에 기울어진 축丑과 인寅은 목기木氣의 발생을 너무 강하게 촉진하게 되므로 해亥와 묘卯의 음陰들이 수반할 겨를이 없는 것이다. 

- 한동석, 『우주변화의 원리』 227쪽


동남은 화火의 방위이므로 진수辰水의 분열이 너무 과도하기 때문에 …… 형불급形不急의 위험이 있었던 것이다. 

- 한동석, 『우주변화의 원리』 223쪽


인체에서 정신은 양陽, 육체는 음陰에 배속합니다. 지금 인류가 살고 있는 선천의 봄⦁여름철에는 지축이 동북쪽으로 기울어져 있어서 양의 기운이 강합니다. 그래서 아기가 엄마의 자궁 속에서 자랄 때 양기陽氣가 과도하게 작용해서 온전한 육체를 형성하기가 어렵습니다. 더욱이 아기가 자궁 속에서 다 자라기도 전에 10개월 만에 출산하게 됩니다. 이로써 아기의 정신과 육체는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상극의 투쟁을 벌이며 병고에 빠져 단명하게 됩니다. 따라서 10개월에 100일을 더한 13개월 동안 엄마의 자궁 속에서 자라야 온전한 정신과 육체를 갖춘 사람이 되어 탄생하는 게 아닌가 합니다.


아기의 미래를 점치는 돌

돌은 생후 1년 만에 돌아온 아기의 첫 생일입니다. 돌날 아침에는 삼신상을 차려 삼신할머니에게 올려서 아이의 건강과 무병장수를 기원하고, 가족이 모여 미역국과 쌀밥을 나누어 먹습니다. 돌잔치의 묘미는 아기가 돌상에 놓인 돈, 책, 붓 등의 물건을 잡는 돌잡이 행사입니다. 요즘에는 청진기와 마이크 등을 올려놓기도 합니다. 이때 첫 번째와 두 번째에 집는 물건으로 그 아이의 성격⦁재질⦁수명⦁재복⦁장래성을 점칩니다.*3)

*3)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한국민속대백과사전」 ‘돌’ 참고



돌옷은 이전까지 입던 흰색 위주의 옷에서 벗어나 원색 옷감으로 색동옷을 만들고, 쓰개에서부터 신발, 장신구에 이르는 한 벌을 모두 갖추어서 입힙니다. 남자아이는 색동저고리를 입고 전복에 복건幅巾이나 호건虎巾을 쓰며, 여자아이는 색동저고리에 굴레나 조바위를 썼습니다.


색동옷은 주로 돌부터 6~7세까지의 어린아이가 입었습니다. 그리고 혼례식에서 새 신부가 착용하는 원삼에 색동 소매를 달았습니다. 색동은 황黃⦁청靑⦁백白⦁적赤⦁흑黑의 오방색 옷감을 이은 것입니다. 색동옷을 입히는 행위에는 나쁜 기운을 막는 벽사辟邪와 무병장수의 축원이 깃들어 있습니다.*4)

*4) “궁중에서도 4월 초파일에 어린 왕자가 색동 관사로 지은 두루마기를 입었다는 기록이 있다.”(「두산백과」 ‘색동저고리’), “옛날에는 대처승들이 자신의 자녀를 일반 사람의 자녀들과 구별하기 위하여 입혔다고도 하는데, 이는 아마도 조선 시대의 숭유억불崇儒抑佛 정책에서 비롯된 풍습이었으리라 생각된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 ‘색동옷’)




그런데 어린아이에게 색동옷을 입힌 이유가 벽사와 무병장수에서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 필자의 견해입니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백색 옷을 즐겨 입었습니다. 정확히는 어떤 색도 물들이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흰 소색素色 옷을 입었습니다.


아기가 태어나면 포대기에 싸여 있다가, 태어난 지 3일이 되는 날 아침에 첫 목욕을 하고 흰색의 배냇저고리를 입습니다. 삼칠일이 지나면 배내옷을 벗고 저고리와 풍차바지를 입고, 돌부터는 오방색 옷을 입습니다. 7세 이후로는 흰색과 채색옷을 입다, 죽어서는 흰색의 삼베옷을 입습니다. 흰옷을 입고 삶을 시작하여, 오방색 옷을 입고 삶을 누리다, 다시 흰옷을 입고 삶을 마감한 것입니다.


흰색은 태양의 광명을 상징합니다. 그런데 태양 빛을 프리즘에 통과시키면 일곱 색깔 무지개가 나옵니다. 일곱 색깔은 오방색에 대응됩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에서는 무지개의 색을 다섯 가지로 여겨 ‘오색 무지개’라고 했기 때문입니다.*5)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색동저고리를 만들 때 오방색에 두 개의 색을 더 섞어서 일곱 가지 색으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본다면 흰색은 태양의 광명 자체를 의미하고, 색동저고리의 오방색은 태양의 광명이 실제 드러난 모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광명 속에서 태어나 광명의 옷을 입고 광명 속에 살다 가는 것이, 우리 민족의 삶이자 사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5) 미국에서는 남색을 제외한 여섯 가지 색깔, 마야인은 검은색⦁하얀색⦁빨간색⦁노란색⦁파란색의 다섯 가지 색깔, 아프리카 사람들은 두세 가지 색깔로 무지개가 이루어졌다 여겼다. 무지개의 색깔을 일곱 가지로 정한 사람은 뉴턴이다. 당시에 7을 신성하고 행운을 가져다주는 숫자로 여겼던 것에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 「어린이백과」 “무지개 색깔은 나라마다 달라요?” 참고



일곱 살까지 형성되는 컬처 코드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3세까지의 경험과 행동이 인생 전체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의미입니다. 아이들이 걸을 수 있는 나이가 되면 자신과 다른 성별의 아이가 해부학적으로 다르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리고 어느 문화권에 살든 세 살 때 습득한 언어 문법 안에서 사고하고 행동하게 됩니다.


7세도 일생을 좌우하는 중대한 변화를 겪는 때입니다. 7세는 사람의 문화적 무의식(컬처 코드Culture code)을 결정짓는 분기점입니다. 어릴 때 먹었던 음식에 대해 향수를 느끼고, 같은 사물에 대해서 다르게 생각하며, 한국인, 일본인, 중국인 등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인식하게 됩니다.


우리는 대부분 7세까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물의 의미를 각인한다. 7세 미만의 어린이에게는 감정이 가장 중요한 힘이고, 7세 이후의 어린이는 논리에 따라 움직인다. 그리고 대부분 7세 이전에는 한 가지 문화만 접한다. …… 이처럼 어린 나이에 잠재의식 속에서 이루어지는 강력한 각인은 그들이 어떤 문화에서 성장하고 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 클로테르 라파이유, 『컬처코드』 42~43쪽



이를 통해 7~8세가 남녀의 생리 주기뿐만 아니라, 사고도 바뀌는 때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유교에서는 ‘남녀칠세부동석男女七歲不同席’이라 하여 남녀가 7세가 되는 때부터 같이 있지 못하게 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7세까지 남녀 아이에게 모두 같은 색동옷을 입힌 것도 이와 관계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소학』에 나오는 ‘남녀칠세부동석’이란 성장 과정 중에는 남녀가 결합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성장 과정 중에 성장에 전념하지 않고 결합과 조화를 추구하면 성장이 온전히 이루어지지 않아 조화를 이룰 수도 없다.


- 이기동, 『하늘의 뜻을 묻다』 268쪽


왜 아기가 태어나면 나무를 심었을까?

생일과 관련해서 주목할 만한 점은 나무를 심는 풍습입니다. 스위스에서는 사내아이가 태어나면 사과나무를, 여자아이가 태어나면 배나무를 심었습니다. 독일의 농민들도 아기가 태어나면 나무를 심는 관습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내 나무 심기’라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아들이 태어나면 소나무를 심고, 딸이 태어나면 오동나무를 심었습니다.


소나무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나무입니다. 집이나 배를 만드는 데 사용하고 땔감으로 쓰입니다. 꽃가루로는 다식을 만들고, 솔잎과 부드러운 속껍질은 식용으로 사용합니다. 솔방울로는 술을 만듭니다. 아기가 태어나면 21일 동안 금줄을 치고 남자아이는 빨간 고추와 숯덩이를, 여자아이는 작은 생솔가지와 숯덩이를 꽂아서 나쁜 기운을 막고자 했습니다.


오동梧桐나무는 생장이 빠른 것이 특징입니다. 어릴 때는 1년에 1∼2.5m씩 자라고, 15년 정도 되면 이미 15m가 넘을 정도로 훌쩍 커져 있습니다. 오동나무와 비슷한 것으로 줄기가 푸른 벽오동나무가 있습니다. 봉황은 죽실竹實(대나무 열매)을 먹고 살며 벽오동에만 둥지를 튼다고 합니다. 화투에서 ‘똥’이라고 부르는 것도 사실은 오동나무(동桐) 잎입니다. 그리고 ‘똥광’에 등장하는 새는 닭이 아니라 봉황입니다. 봉황이 세상에 나타나면 천하가 크게 안녕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성천자聖天子의 상징으로 인식되었고, 조선 시대에는 임금의 상징으로 벽오동나무를 많이 심었습니다.




오동나무는 생장이 빨라서 딸아이가 시집갈 때 장롱이나 반닫이 같은 가구로 만들어서 혼수로 보냈습니다. 또 사람이 죽으면 소나무는 주검 밑에 칠성판으로 깔고, 오동나무로는 관棺을 짰습니다. 소나무 중에 굵게 자라서 안쪽의 심재가 황적색을 띤 황장목黃腸木은 왕실 또는 귀족들의 관재棺材로 쓰였습니다.


필자는 남자아이가 태어나면 소나무를 심고, 여자아이가 태어나면 오동나무를 심은 것에도 음양의 원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봄이 되면 새싹의 줄기가 하나의 선으로 곧게 뻗어 나옵니다. 이런 목木의 성질을 직향성直向性이라고 합니다. 여름이 되면 잎이 넓게 평면으로 펼쳐집니다. 이와 같은 화火의 성질을 산포성散布性이라고 합니다. 가을이 되면 입체처럼 동그란 열매가 맺히고, 겨울이 되면 점과 같은 씨앗이 남습니다. 가을철 금金의 성질은 견렴성堅斂性, 겨울철 수水의 성질은 응고성凝固性이라고 합니다. 토土는 음과 양의 기운을 조화시켜 변화를 일으킵니다. 이런 토의 성질을 중화성中和性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오행을 도형으로 표현하면 수는 점, 목은 선, 화는 평면, 금은 입체, 토는 십자十字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소나무의 뾰족한 잎은 선, 오동나무의 넓은 잎은 평면에 해당합니다. 그러므로 소나무는 목木의 기운이 강하고, 오동나무는 화火의 기운이 강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내경內經』에 의하면, 사상四象으로 목은 소음少陰, 화는 태양太陽, 금은 소양少陽, 수는 태음太陰입니다. 따라서 ‘남자는 양에 속하므로 소음인 소나무를 심고, 여자는 음에 속하므로 태양인 오동나무를 심어서 음양의 조화를 이루고자 했다.’고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기가 태어났을 때 나무를 심은 이유가 단지 이런 용도로 쓰기 위해서였는지는 좀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스위스 사람들이 나무를 심은 이유는 ‘나무가 아기의 행복과 신비한 관련이 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 조상들이 나무를 심은 이유에도 이런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기의 탄생과 나무의 관계를 보여 주는 내용은 『삼국유사三國遺事』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웅족 여인이 혼인할 곳이 없으므로 매일 신단수 아래에 와서 아이를 갖게 해 달라고 빌었다. 이에 환웅께서 웅족 여인을 임시로 광명의 민족으로 받아들여 혼인해 아들을 낳으시니 이름을 단군왕검이라 하였다.(熊女者 無與爲婚 故每於壇樹下 呪願有孕 雄乃假化而婚之 孕生 子 號曰壇君王儉) - 『삼국유사』 「기이紀異」


기자 신앙祈子信仰의 대상은 큰 나무나 산과 내, 기암괴석이나 기자암, 기자석에 치성을 드리는 형태로 오늘날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웅씨녀가 신단수에 빌어 단군을 잉태한 것은 기자 치성祈子致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신단수 아래에서 아이를 갖게 해 달라고 빌었다.’는 것은 곧 신수神樹에 깃들인 신령스런 힘을 빌려 아기를 낳고자 한 행위로서 수목 숭배樹木崇拜의 일종입니다.*6)

*6)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기자신앙’ 참고


성수聖樹 신앙은 1만 년 전 인류 문명의 초창기인 환국 시대에 시작되어 세계 곳곳으로 전파되었습니다. 그래서 천상과 지상을 이어주는 성수 신앙을 전 세계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세계수世界樹(위그드라실Yggdrasil)는 거대한 물푸레나무로 우주를 뚫고 솟아 있어서 우주수宇宙樹라고도 합니다. 퉁구스 만주족의 일파인 나나이Nanai족도 ‘천상과 지상에 각각 한 그루씩 세계수世界樹가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세계수는 우주의 축으로서 신神이 하늘과 지상을 오르내리는 신의 통로입니다. 성수 신앙은 지금도 서낭나무, 당산나무, 오월주五月柱(메이폴Maypole)라는 이름으로 세계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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