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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의 원형 찾기- 일본 큐슈 답사기1 묘견궁

2023.08.28 | 조회 1926 | 공감 0

지난 7월 3~6일까지 3박 4일 동안 일본 큐슈 역사답사를 다녀왔습니다. 짧은 답사였지만 현장에서 보고 느끼고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답사에서 본 많은 것들 중에서 고구려·백제·신라·가야 4국이 일본 열도에 한국문화를 전수한 과정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유물과 유적지를 소개합니다. (글: 박덕규)


밝은 땅, 하카타




후쿠오카의 본래 이름은 하카타입니다. 하카타는 한자로 박다馎多라고 쓰는데요. 박다는 우리말 밝은 땅을 뜻하는 '박달'에서 유래한 말입니다.


후쿠오카(福岡)라는 지명은 에도 시대(1603~1868)부터 사용한 것으로, 그 전까지 하카타였다. 1601년 지금의 미야자키 현 후쿠오카 한(옛 지명)의 첫 영주였던 구로다 나가마사가 하카타로 옮겨와서 후쿠오카 성을 쌓으면서 후쿠오카라는 지명이 큐슈 지역에서 시작되었다. (후쿠오카 시청 홈페이지 참조)


박달의 유래는 5,600여년 전 환웅천왕께서 3천명의 무리를 이끌고 동방으로 이주해서 태백산 아래 세운 나라 이름 '밝달'에서 온건데요. 한자로 쓸 때는 배달培達로도 씁니다. 

이것을 알 수 있는 예가 있습니다. 『일본서기』에서 고구려를 박국狛國(밝국)으로 불렀던 것입니다. 


한마디로, 하카타는 우리 밝달 사람들이 일본 열도에 정착해서 살았던 땅이고 우리 지명 '박달'을 쓴 것입니다. 또 다른 예로는 오사카 옆의 나라(奈良, なら)인데요. 우리말 '나라(國)'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태일신과 칠성신을 모시는 묘견궁    

답사팀이 처음 간 곳은 묘견궁입니다. 구마모토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면 야쓰시로(八代)시가 나오는데 이곳에 묘견궁이 있습니다. 이 묘견궁은 가야와 관련 있는 신사입니다.




묘견궁 안에는 묘견의 유래를 알려주는 비석이 있는데, "묘견신은 성스러운 북극성·북두칠성의 상징이다"라는 문구로 시작합니다. 한마디로, 묘견은 북극성 또는 북두칠성을 뜻하는 신을 말하는데요. 



이렇게 북극성(太一), 칠성을 모시는 문화를 일본열도에 가져온 사람을 '묘견공주'라고도 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건 묘견공주가  거북이를 타고 바다를 건너왔다고 전해지는 설화입니다. 

거북이하면 뭐가 떠오르시나요? 바로 김해의 구지봉입니다. 




『삼국유사』를 보면, 가야의 시조 김수로가 하늘에서 구지봉으로 내려왔고 9간(干)이 받들어서 수로왕과 다섯 형제들이 각각 6가야를 세웠다고 합니다. 


[북쪽 구지(龜旨)에서 이상한 소리가 부르는 것이 있었다. 백성 2, 3백 명이 여기에 모였는데 사람의 소리 같기는 하지만 그 모습을 숨기고 소리만 내서 말하였다. “여기에 사람이 있느냐.” 아홉 간(干) 등이 말하였다. “우리들이 있습니다.” 또 말하였다. “내가 있는 곳이 어디인가.” 대답하여 말하였다. “구지입니다.” 또 말하였다. “황천(皇天)이 나에게 명하기를 이곳에 가서 나라를 새로 세우고 임금이 되라고 하여 이런 이유로 여기에 내려왔으니, 너희들은 모름지기 산봉우리 꼭대기의 흙을 파면서 노래를 부르기를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밀어라. 만일 내밀지 않으면 구워먹으리’ 라고 하고, 뛰면서 춤을 추어라. 그러면 곧 대왕을 맞이하여 기뻐 뛰게 될 것이다.” (삼국유사 가락국기)]


구龜는 거북이를 뜻하는데요. 김수로왕의 구지봉과 거북이를 타고 온 묘견공주는 뭔가 연관이 되어 보이죠?



야쓰시로 묘켄 마츠리


그래서, 묘견공주를 가야 김수로왕의 딸로 보기도 하고, 2대 거등왕의 아들과 함께 떠났다는 신녀(神女)로 보기도 합니다. 


[“거등왕 기묘년, 서기 199년에 왕자 선(仙)이 더럽혀진 세상에서 쇠하고 약해진 모습을 보고, 신녀(神女)와 구름을 타고 떠나갔다. 거등왕이 도강 석도암에 올라가 왕자 선을 부르고 그림자라도 새기려 하였다. 그러므로 세속에서는 왕이 선을 부르는 대라서 초선대라고 전해 온다.(居登王己卯王子諱仙見塵世衰葬與神女乘雲離去王欲登都江石島巖招仙銘影故俗傳王招仙臺)” (편년가락국기編年駕洛國記)]



김수로에게 가야를 세우라고 명한 이는 누구인가?

가락국기에서 중요한 것은 김수로의 말인데요 '황천(皇天)의 명으로 구지봉에 내려와 가야를 세우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황천은 높고 크고 밝은 하늘, 하느님을 뜻하는 말입니다. 


이 황천이 어디인지, 어떤 존재인지 알 수 있는 해답이 묘견궁에 남아있는데, 묘견궁 비석에서 황천은 바로 북극성과 북두칠성을 말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일본 열도에 처음으로 북극성과 북두칠성을 모시는 하느님 문화가 전해진 곳이 묘견궁이 위치한 야쓰시로입니다.


가야 묘견공주(좌)와 신라 선도산 성모(우)


왜 묘견공주인가?

고대에는 남성보다 여성의 생명 출산과 신성함을 추앙하는 여신 문화 시대였습니다.

신라 시조 혁거세왕의 어머니 '선도산 성모'나, 가야 수로왕의 어머니 '정견모주'를 모시는 문화처럼, 묘견의 신녀로서 여신을 공주로 높인 것입니다. 


2세기 후반 이후 일본 최초의 통일국가 형성에 기초를 다진 야마대국의 통치자는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무녀(巫女)인 여왕이었다고 합니다. 묘견공주를 떠오르게 하는데요. 일본에서 시조신으로 섬기고 있는 아마데라스 오미카미도 여성입니다. 



나뭇가지는 무엇인가?

흥미로운건 묘견공주가 들고 있는 나뭇가지입니다. 

후지산신(山神)이자 벚꽃 여신으로 불리는 고노하나 사쿠야비메(이 꽃을 들고 웃는 공주님이란 뜻)도 나뭇가지를 들고 있는데요. 나뭇가지는 무엇을 뜻할까요?


나뭇가지는 신을 모시는 히모로기(熊神籬, 검·신의 울타리라는 뜻) 즉, 신단수를 상징하는 것입니다. 




히모로기는 신라 왕자 천일창이 일본으로 가져간 신단(神壇, 신을 모시는 제단)으로 전해지는데요. 신라뿐만 아니라 가야에서도 묘견신을 모시는 신단수 신앙을 가져간 것이 묘견궁이 전하는 진실입니다. 

다시말해, 가야에서도 북극성·북두칠성을 하느님으로 모시는 묘견신앙이 있었고 이것을 일본열도에 가져가면서 새로운 나라를 세운 것입니다.


북극 3성

묘견궁의 본전을 보면 중앙에 거울을 모셔놨는데요. 

거울은 태양, 태양의 광명을 상징합니다. 神은 본래 해를 뜻하고 밝게 빛나는 신성을 의미합니다. 



거울 뒤에는 세 개의 나뭇가지가 있는데요. 이것은 신의 본래 모습이 삼신(三神)이라는 것입니다. 

밤하늘을 보면, 유일하게 움직이지 않고 중심에 있는 별이 있는데요. 바로 북극성입니다. 




고구려와 고려시대까지 우리나라 사람들은 북극성을 하나의 별이 아니라 세 개의 별로 그렸습니다. 이걸 '북극 3성'이라고 하는데요. 중국은 다섯개의 별 '북극 5성'으로 그렸습니다. 

그런데, 천문을 관측해보니 북극성은 실제로 하나가 아니라 세 개의 별로 구성되어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신기하죠? 바라 볼때는 하나의 별인데, 들어가보니 세 개의 별이었던 것입니다.

이런 신의 섭리를 알았던 우리 조상들은 온 우주를 다스리는 하느님을 '삼신三神'이라고 했습니다.



북극성의 주재신 태일

북극성의 주재신은 '태일(太一)' 신으로 불렸는데요.




일본의 8만개 신사중에서 가장 높은 위격을 가진 신사를 이세신궁이라 합니다. 이곳에서는 매년 '태일 마츠리' 행사를 하는데요. 

'마츠리'는 우리말 '맞으리'에서 유래한 말인데요. '신을 맞아 모신다'는 뜻입니다. (부여의 '영고迎鼓'도 맞이한다는 뜻을 갖고 있다) 또한, 마츠리 행사에서 수십명의 가마꾼이 가마를 메고 '왓쇼이'를 외치는데요. 그 뜻은 '(신이) 오셨다(お出になった)'라는 우리말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이세신궁에서는 북극성의 태일신과 북두칠성의 칠성신을 모시는데요 북두칠성은 우주를 다스리는 옥황상제께서 거하시는 곳으로 여겨집니다. 



영부 신사

묘견궁 바로 옆에는 영부신사가 있습니다. 낮은 산의 정상에 영부를 모신 신전이 있는데 영부는 태일신을 뜻하는 '태상신선 진택영부'에서 따온 말입니다. 즉, 태일신을 모신 신사라는 뜻입니다.




삼신문화의 흔적

일본에는 우리 고유의 삼신문화가 남아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시조, 삼신을 우리는 국조삼신(國祖三神)이라고 하는데요.  황해도 구월산 삼성사에는 국조삼신이신 환인-환웅-단군의 어진을 모신 삼성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 히코산에도 우리 국조삼신을 모시는 상궁(환인)-중궁(환웅)-하궁(단군)이 있습니다. 


궁(宮)은 임금이 머무는 곳인데 묘견궁이라 부르는 것도 이유가 있겠죠?  


묘견궁 근처에도 상-중-하궁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오래된 표지판에는 표시되어 있는데요. 새로 만든 표지판에는 안타깝게도 보이지 않더군요.




오늘은 가야에서 태일신과 칠성 신앙을 일본열도로 전해준 첫 관문, 묘견궁과 여신문화 등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전방후원분에 묻힌 피장자는 누구일까?'를 주제로 알아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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