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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 싸고 유럽여행 떠난 도깨비] - 도통을 내려주는 신

2023.10.10 | 조회 1513 | 공감 0

<가방 싸고 유럽여행 떠난 도깨비 - 5>


글 오동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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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도통을 내려주는 신

도깨비는 자연질서의 중심에서 즉 우주의 중심에서 우주를 다스리는 자연신입니다. 그런데 이런 도깨비가 유라시아 대륙 끝 유럽과 태평양 건너 아주 먼 라틴아메리카에서도 도깨비 문화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네팔 카트만두 힌두 사원 입구에 올려진 뱀을 물고 있는 키티무카) 


인도나, 네팔,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태국 등지에 있는 사원에 가면 도깨비 형상을 어렵지 않게 발견하게 됩니다. 여러 지역의 힌두 사원이나 해탈을 목표로 하는 인도 라자스탄에 있는 자이나교 사원 벽면에도 많이 보입니다.


그 형태는 입에 뱀을 물고 있는 형상, 입에서 어떤 기운이 쏟아져 나오는 형상, 해탈했음을 의미하는 소를 탄 구도자의 윗부분 또는 아랫부분에 도깨비가 있습니다. 그리고 소가 아닌 코끼리 위에 득도한 구도자가 등장하기도 합니다. 

 


왼쪽) 인도 동쪽 오리샤 주 사원의 도시 부바네수와르에 있는 힌두 사원 파라슈라메수바라 키티무카

오른쪽) 인도 하베리 주 시드헤수바라 힌두사원의 키티무카. 12세기


남아시아 또는 동남아시아 도깨비를 일반적으로 키티무카(kirtimukha)라 불리지만 인도네시아와 캄보디아에선 칼라(kala)라 부르기도 합니다. 키티무카는 산스크리트어인데 무카(mukha)는 얼굴을 의미하며, 키티(kirti)는 명예 또는 영광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키티무카는 ‘영광의 얼굴’을 뜻합니다.



(캄보디아 오루오스에 있는 신성한 소 사원의 도깨비 칼라Kala와 그 위에 있는 구도자-9세기)


신화에 따르면 금욕주의로 주체할 수 없는 힘을 키운 위대한 왕 잘란다라(Jalandara)는 시바(Siva)신에게 도전하기 위해서 그의 괴물 라후(Rahu)를 보내서 시바신의 빛나는 신부인 파바티(Parvati)를 데리고 가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시바신은 자신의 괴물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 괴물 자신의 발과 몸통 그리고 팔을 먹으라 했습니다.


그리고 꼬리부터 먹기 시작했는데 얼굴만 남았을 때 시바신이 멈추게 했습니다. 결과에 만족한 시바신은 그 얼굴을 보고 ‘명예로운 얼굴(kitimukha)’이라는 이름을 주었고 항상 사원 앞에 있으라고 명했습니다.



(인도 서쪽 암뉴새퓨라(Amruthapura)에 있는 암류테스바라 사원의 시카라 탑에 있는 도깨비 키티무카)


시바신이 제3의 눈을 통해서 만든 키티무카는 시바신 자신을 상징합니다. 힌두교의 삼주신(三主神)인 브라흐마, 비슈누, 시바가 일체화된 삼신일체(三神一體) 또는 삼위일체(三位一體) 중 세번째인 시바신은 원래 부와 행복, 길조를 의미했으나 세상의 종말과 동시에 재생성을 상징합니다.


요가 명상을 하고 있는 시바의 모습은 목에 뱀을 감고 삼지창을 들고 있습니다. 시바는 주로 창조원리를 상징하는 링가(linga)라는 남근상이나 모든 것을 삼켜버리는 불로도 묘사합니다. 남근상 링가와 남성의 생식기를 표현한 로마인들이 팔루스(Phallus)는 고대부터 전세계 거의 모든 민족들 사이에서 엄청난 경외감과 숭배의 대상이었습니다.


우리의 민속에서도 흔하게 발견되는 것이 남근 숭배이기도 합니다. 남근상은 나중에 솟대가 되고, 이집트의 오벨리스크가 되기도 하고 지금까지 서양에서 5월1일 세우는 오월주로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그런 링가는 창조원리의 상징으로 창조주 신과 그 신의 이름으로 권력을 행사했던 모든 존재들이 가지는 가장 핵심적인 속성으로 간주되었습니다. 링가가 주술사에게 가면 요술지팡이가 되고, 사제에게 가면 지위를 표시하는 도구가 되고, 왕에게는 왕의 상징인 홀이 되었습니다. 시바신이 남근상을 상징하거나 남근상을 들고 있는 모습을 보면 우리 전래이야기 속에서 생산적인 도구인 도깨비 방망이를 연상하게 합니다.



(캄보디아 바푸온, 앙코르 스타일 키티무카. 11세기. 소를 타고 해탈한 구도자 아래 있는 도깨비)


카티무카의 역할은 악귀를 물리치는 벽사의 상징이지만 무엇보다 도통(道通)을 주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우리의 불교 사찰에 있는 도깨비의 역할과 같다고 하겠습니다.


그것은 키티무카가 득도한 구도자의 위 또는 아래에 자리하거나, 해탈을 의미하는 소를 탄 구도자의 위 또는 아래에 있는 장면들이 많다는 점입니다.

 


(노자가 득도를 하고나서 자신이 기르던 물소를 타고 사라지는 장면)


 소를 탄다는 의미가 도를 통했다 또는 도를 얻었다는 의미로 전해진 것은 도가의 창시자 노자가 자신이 기르던 물소를 타고 주나라를 떠나서 함곡관 서쪽으로 사라졌다는 이야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모티브로 득도하는 과정을 그린 도가의 8우도(牛圖) 또는 불가의 10우도가 탄생했습니다. 소를 찾는 것은 도(道)를 찾음을 의미하며, 8우도의 6번째 그림에서 동자가 소를 타고 있는 모습은 도(道)와 하나가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소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피리를 부는 모습은 번뇌의 업에 이끌리지 않고 스스로 잘 조절할 수 있는 상태로 도를 얻었음을 상징합니다. 한편, 득도를 한 구도자가 소가 아닌 코끼리를 탄 모습으로도 나타나며, 중국에선 말을 탄 모습으로 등장하기도 합니다. 또한 불교의 육도 윤회도 뒤에서 지켜보는 커다란 존재도 도깨비입니다.

 


캄보디아 반티 스라이(Banteay Srei)사원 동쪽 입구 장식

코끼리 위에 올라탄 인드라 아래 도깨비 키티무카가 있다.


남아시아 또는 동남아시아에서 볼 수 있는 도깨비가 벽사의 상징과 도통신이라면 유럽에서 만나는 도깨비는 전쟁의 신, 벽사의 상징, 도통의 상징으로 등장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볼 수 있는 상징이어서 유럽이 아시아의 영향을 오래전부터 받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징들은 어떻게 유럽으로 이동했을까요?


계속)

다음이야기 - 6. 유럽으로 간 도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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