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7년 “조선은 야만인”에 맞선 청주고의 동맹휴학

대선 | 2025.04.14 20:48 | 조회 326

청주중학교와 청주고등학교가 개교 100주년을 맞았다. 두 학교는 교정과 청주실내체육관에서 잇따라 기념행사를 열고 있다.


청주중과 청주고는 일제강점기인 1924년 4월 19일, 설립을 인가받아 5년제 10학급을 편성했다. 그해 5월 5일 개교 당시 이름은 ‘청주고등보통학교’였다. 옛 청주농업학교 건물을 1년간 첫 교사로 썼다.

이듬해인 1925년, 청주시 상당구 영동에 교사를 신축·이전하고 공립으로 개편해 교명을 ‘청주공립고등보통학교’로 바꿨다.

1938년 청주공립중학교(4년제), 1939년 청주제일공립중학교(6년제), 1943년 중학교(4년제)로 학제 개편이 이어졌다. 광복 이듬해인 1946년에는 청주공립중학교(6년제)로 다시 변경됐다. 1950년 6월, 학제 개편에 따라 3년제로 청주중과 청주고로 분리됐다.


이래서 원탑이다. 1961년 원형 교사.
청주고는 1960년, 청주시 사창동 140번지 원형 교사(이른바 원탑)로 이전했다가 1974년, 현재의 위치(복대동 869)로 옮겼다. 청주중은 3만5687명, 청주고는 3만5210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일제강점기의 ‘청년학도’는 고등학생들이었다. 청주고 학생들이 항일운동에 떨쳐나섰던 두 개의 장면을 소개한다.

 

#1. 1927년 “조선은 야만인”에 맞선 동맹휴학

청주고보에는 개교 직후부터 일본인 교장들이 부임해 왔고, 이들은 수시로 우리 민족에 대해 모욕적 언사를 내뱉었다.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동맹휴학은 1927년에 일어났다.


우리민족을 모욕하는 내용이 실린 잡지 '문교의 조선' 사진=청주고100주년사 편찬위원회
역사를 가르치는 일본인 교사가 <문교의 조선>이라는 잡지에 “조선인은 야만인”이라는 내용의 글을 기고하자, 학생들이 동맹휴학으로 맞섰다.

이 사건으로 청주고보 학생은 아흔아홉 명이나 징계를 당한다. 지금도 보존하고 있는 학적부에는 여든네 명이 무기정학, 근신 등의 처벌을 받았고 무려 열다섯 명이 제적을 당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청주고보 동맹파업을 보도한 당시 동아일보. 사진=청주고100년사 편찬위원회
당시 청주고보 학생들의 동맹휴학은 전국을 떠들썩하게 한 중대한 사건이었다. 동아일보는 12월 12일 첫 보도에 이어 24일에는 속보를 통해 청주고보 학생들의 동맹휴학을 상세히 보도했다.

 

#2. 1929년, 청주학생운동의 횃불을 들다

1929년 11월 3일, 전남에서 광주학생운동이 일어나자, 청주고보 학생들이 그 횃불을 이어받았다. 청주고보 학생들은 청주농업학교 학생들과 함께 거사할 것을 모의하고 12월 20일 청주 장날을 기해 일제히 궐기했다.

당시 구호는 “백의혼(白衣魂)을 싸고도는 흑운(黑雲)을 격파하여 광명한 자유로운 길을 밟자”였다. 구호를 외치며, 당시 만세 시위에 참여한 학생은 수백 명에 달했다. 학교는 이듬해인 1930년 4월에야 문을 열고 수업을 재개할 수 있었다.


청주고보 학생들의 시위를 보도한 당시 조선일보.
일제에 항거하는 학생운동으로 청주고보에서는 주동자 일곱 명, 청주농고는 열두 명이 퇴학을 당하고, 이들 열아홉 명의 학생들은 5개월에 걸쳐 옥고를 치러야 했다. 현재 청주중학교 교정에는 이들의 의거를 기념하는 학생운동기념비가 세워져 있고, 독립기념관 전시실에는 당시 주동자들이 감옥에서 출소한 직후 함께 찍었던 기념사진이 자랑스럽게 걸려있다.


청주고보 학생들의 출옥 기념사진.

출처 : 미디어 날(https://www.medianal.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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