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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겨레 박물관' 우리 역사에 심취한 사학자 복기대 교수

대선 | 2025.08.09 00:41 | 조회 434

[기획] '우리겨레 박물관' 우리 역사에 심취한 사학자 복기대 교수

이지웅 기자
  • 입력 2025.07.22 07:50
  • 수정 2025.07.22 11:15

국경사(國境史) 연구 중 ‘철령위‧고려 국경선’에 빠져
고느넉한 시골 폐교에 설립한 ‘우리겨레 박물관’
사비 털어 개관…지원 기관 없어 주민과 운영
고교 은사인 김소영 만나 역사학자 길 들어서

홍성 갈산면 갈산서길 우리겨레 박물관 전경/이지웅 기자
홍성 갈산면 갈산서길 우리겨레 박물관 전경/이지웅 기자

[기획]이지웅 기자= 농과 대학을 졸업한 후 농촌지도소 지도원이 되는 게 꿈이었던 시골의 학생이 고등학교 은사(恩師)인 김소영 선생을 만나 학창 시절 꿈과는 정반대인 역사학자의 길로 들어서면서 순탄하지 않았던 삶을 살아온 사학자 인하대학교 복기대 교수가 걸어온 발자취를 돌아봤다.

1963년 충남 홍성에 태어나 단국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중국 요녕 대학교에서 역사학 석사 학위와 길림대학교에서 고고학계 역사학 및 박물관학 박사 학위를 받은 고고학에 정통한 학자 복기대 교수가 최근 국경사(國境史) 연구로 주목받는 인물이 됐다.

그는 광복 이후 아무도 언급하지 않았던 역대 국경에 대한 연구 발표로 기존에 설정된 국경사를 통째로 흔들어 놨기 때문이다. 그는 당시 중고등학교 국사 시간에 암기까지 하면서 시험을 치렀던 ‘철령위(鐵嶺衛, 철령 지구에 배치된 군사기구)’의 위치와 고려 국경이 일본학자들에 의해 조작됐다는 사실과 복원된 고려 국경선(國境線) 발표가 언론과 역사학계에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여기서 철령위 위치에 대한 인식을 돕기 위해 문헌을 참고하면, 고려 말 명나라를 창업한 주원장이 철령위 설치를 통보하면서 명나라와 고려가 전쟁 직전까지 갔던 사건으로, 주원장은 “철령 이북은 원나라가 다스리던 영토였던 만큼 명나라 영토에 귀속시켜야 한다”고 통보했었다.]

이 같은 사건을 알게 된 복 교수는 사학 연구라는 평범한 길을 버리고 연구 방향을 논쟁이 됐던 국경사 정립으로 전환하게 됐다는 것이다. 고교 시절 자신의 삶의 방향을 바꿔버린 김소영 선생에 의해 고려 철령위 국경사에 심취하게 되면서 중국으로 유학의 길을 떠나게 된다. 

당시 4년 비자를 받아 중국에서 공부하는 동안 귀국 압력을 받는 등 어려움도 있었지만, 그의 역사학 연구에 대한 열정은 중국 명문대 가운데 하나인 길림대학교에서 고고학과 임운 선생을 지도교수로 만나 박사 학위를 받게 된다. 

복 교수는 요서 지역(중국 랴오허강 서쪽)의 고고학 연구로 성과를 내면서 해외 대학교에서는 그를 찾는 곳이 많았으나, 복 교수는 국내로 들어와 집필한 ‘요서지역의 청동기 시대 문화연구(2002년)’는 중국 학계에서도 중국어로 번역해 교재로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복 교수는 한국으로 돌아와 문헌과 고고학을 바탕으로 국경사에 관한 많은 연구와 논문을 발표하면서 기존 사학계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준 인물로 알려져 있다. 한국 사하계의 국경사 틀은 이미 조선 중‧후기 모화 사관이 유학자들과 그들의 논리를 학문화시킨 조선총독부 일인(日人) 학자들의 반도 사관 논리로 정형화돼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복 교수는 이러한 조작된 국경 역사를 증명하고 확인시킬 수 있는 박물관을 설립하려고 지자체에 심사를 요청했지만, 업무 담당자가 현장 심사 평가도 하지 않고 불허하는 등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그의 열정은 막지 못했다. 

복기대 교수는 “왜곡된 한국의 국경사를 바로잡는 과정이 험난했어도 대학교 은사인 윤내현 교수에게 배운 ‘고조선사의 중요성’과 고교 은사인 김소영 선생에게서 배운 ‘민족과 정신문명의 중요성’, 채현국 선생으로부터 배운 ‘무엇보다 사람을 사랑하고, 격의 없이 살아야 한다’는 가르침이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해줬다”고 술회했다.

복기대 교수는 권력과 돈에는 관심이 없고, 사람 관계는 냉정하리만큼 맺고 끊음이 분명한 사람이라고 한다. 이런 분명함 때문에 살아가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어느 때는 성격이 외골수라서 차디차 보이지만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어서 한국과 중국의 수 많은 제자들과 지금도 교류를 갖고 있다고 한다.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모 인사는 “복 교수의 매몰찬 성격에 밥은 제대 먹고 사는지, 가정은 제대로 꾸리고 사는지 걱정스럽다”는 말을 했을 정도라고 한다.

하지만 복 교수는 대한민국 500년 동안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는데 누가 뭐래도 가장 중요하고 큰 역할 한 사람이라고 칭찬한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돈으로 환산했을 때 계산이 쉽지 않은 어려운 길을 닦아 놓은 학자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사재를 털어 폐교를 활용해 건립한 우리나라 역사의 산실이 될 수많은 고서와 유물들을 전시할 공간인 ‘우리겨레박물관’을 설립해놓고도 지자체 등의 지원을 받지 못해 지역 주민들과 근근이 운영하면서도 고향을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타 지자체로부터 이관을 요구하는 유혹을 뿌리칠 수 있는 고향 사랑이 투철한 역사관을 가지고 있는 고향지킴이라는 것이다.

복기대 교수가 설립한 ‘우리겨레박물관’은 수많은 고서와 유물들이 전시돼 있어 학계에서도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그동안 타 지자체에서 ‘우리겨레박물관’을 이전해 오면 행정‧재정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많은 제안을 받았으면서도 고향을 지키고 싶고, 고향을 떠나기 싫은 마음에 모든 유혹을 뿌리치고 초라하기 그지없는 폐교를 활용한 박물관을 고집하는 이유도 복 교수 나름의 고향 사랑이 몸에 배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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