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한 지도자의 조건

신상구 | 2026.04.17 23:34 | 조회 54

현명한 지도자의 조건


北 꿰뚫어본 사단장 한명

춘천 통한 남침계획 저지

다시금 전쟁의 시대 도래

평화로울 때 안보 챙기는

냉철한 판단력 필요한 때


"현명한 자라면 평화로울 때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는 라틴어 속담이 있다. 역설적이지만 사실 평화와 전쟁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약육강식'은 과학과 문명의 발달에도 변함이 없는 냉혹한 원리이다.

 

일주일이면 끝날 것이라 호언장담했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은 개전 5년 차이다. 2023년 10월 7일 토요일 아침에는 하마스가 국경을 넘어 이스라엘을 기습했다. 이날 어린이 30명을 포함해 1200명이 사망했다. 국적과 관계없이 251명이 인질로 가자지구에 잡혀갔고, 소수는 귀환했지만 상당수는 사망했다. 그동안 가자지구는 이스라엘의 보복공격으로 초토화됐다.

 

올해 2월 28일에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 군사기지 및 수뇌부를 공습하면서 전쟁이 터졌다. 중동은 일촉즉발의 화약고가 됐고 세계 경제는 큰 위기를 마주했다. 결국 전쟁의 피해자는 애꿎은 부녀자와 어린이들과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이다.

 

얼마 전 한 젊은이들 모임에 갔더니 "신부님, 전쟁이 자꾸 동쪽으로 오는 것 같은데 우리나라도 위험한 것 아닌가요"라고 물었다.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봤을 것 같다. 우리나라는 1953년 7월 27일 이후 지금까지 휴전 국가이다. 전투를 잠시 쉬고 있을 뿐, 오늘 전쟁이 재개돼도 이상하지 않다. 우리가 한껏 누리고 있는 자유와 평화는 누군가 목숨을 바쳐 피흘리며 희생한 대가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휴전국가라서 스스로 나라를 지키는 준비를 꾸준히 해왔다. 한국전쟁 때 유엔의 도움이 없었으면 대한민국은 세계 지도에서 사라졌을지도 모른다.

 

역사에서 만약은 없지만 과거는 반성의 눈으로 복기할 필요가 있다. 비밀 해제가 된 문건을 통해 보면 한국전쟁 초기 풍전등화의 위기에서 국군 제6사단이 북한군의 진격을 사흘간 저지한 춘천 전투(1950년 6월 25~30일)가 나라를 구한 중요한 순간이었다. 북한의 한국전쟁 공격명령 암호명 '폭풍'은 히틀러가 구사했던 전격전과 비슷한 면이 많다. '폭풍'처럼 하루 만에 춘천을 점령하고 수원 쪽으로 우회기동해 서울 남쪽으로 밀려난 국군 병력을 토끼몰이하듯 포위해 궤멸시키는 것이었다.

 

한국전쟁 전날 국군은 대부분 외박·외출을 해 농번기 일손을 돕도록 했다. 그런데 부임한 지 며칠 안 된 춘천 지역의 한국전쟁 영웅인 김종오 6사단장(당시 대령)은 북한의 움직임을 꿰뚫어보고 장병들의 외출·외박을 금지했다. 학생들과 시민의 도움도 받아 진지를 견고하게 구축했다. 당시 38선은 춘천 시내를 기준으로 거의 맞닿아 있거나 수 ㎞ 내외의 가까운 거리였다. 한국전쟁 초 타 부대들이 속절없이 무너질 때 제6사단만 철저한 준비 대응작전으로 방어해 북한군은 오히려 혼비백산 후퇴했다. 서울은 계획대로 3일 만에 점령하고 국군을 한강 이남으로 밀어냈지만 춘천에서 북한 전진이 막히는 바람에 북한군의 '폭풍' 작전은 처음부터 틀어져 버렸다. 전쟁에서 한 지휘관의 역할과 결단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나타내는 중요한 사건이다.


대화는 평화를 위한 중요한 길이다. 그런데 대화도 힘과 능력이 있을 때 의미 있고 가능하다. 위험, 특히 국가안보에 대한 준비는 과할수록 더 좋을 것 같다. 나라나 사람이나 타인이나 타국에 의존성이 강할수록 올바른 나라나 어른으로 성장하기는 어렵다. 특히 오늘날처럼 숭고한 인간의 가치보다 먼저 자국의 이익을 따지는 세계 정세에서는 더욱 그렇다. 우리가 경험하듯 정치지도자들이 중요한 이유가 그들의 판단이 가져오는 결과 때문이다. 그래서 국민을 진정 사랑하고 분쟁을 조정할 능력이 있는 평화의 장인, 현명한 사람이 지도자가 돼야 한다.<허영업,"현명한 지도자의 조건", 매일경제, 2026.4.1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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