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의 오적(五賊)

신상구 | 2026.06.16 13:43 | 조회 13


                                           보수의 오적(五賊)

 

      보수의 실패는 리더십의 실패 尹은 대통합 대신 대분열 조장 배신자論은 심각한 적반하장

      張대표에겐 국민이 레드카드 부정선거 음모론은 敗因 왜곡 李정권에 五福 선물 주는 결과

  보수 대통령이 연거푸 탄핵으로 물러났지만, 보수 유권자들은 흩어지지 않았다. 2017년 대선에서 보수 총득표율은 52%(홍준표+안철수+유승민)로 진보 47%(문재인+심상정)보다 높았다. 지난해 대선에선 49%(김문수+이준석)와 50%(이재명+권영국)로 대등했다. 6·3 선거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광역의원 비례대표 정당별 득표율을 보면 국민의힘이 5.32%포인트 뒤졌지만, 보수 결집률이 낮았음을 고려하면 실망할 수치는 아니다. 따라서 보수의 위기는 정치 리더십의 실패에 기인한다.

  보수는 결과로써 응답한다. 진보는 추구하는 가치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있지만, 보수는 당대의 시대정신을 추구한다. 보수주의는 이념이 아니라 현실주의 정치 노선이라고도 한다. 때로는 친미·친일·독재·야합 비난도 감내하면서 건국과 호국(이승만)·산업화(박정희)·민주화(김영삼) 등 시대적 사명을 완수한 이유다. 그래서 선거 승리와 집권이 더없이 중요하다.

  그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대통합이다. 세계 최장수 정당인 영국 보수당(1670년대 토리당 창당)과 미국 민주당(1828년)·공화당(1854년)의 역사는 내분의 역사라고 할 정도로 파란만장하다. 그럼에도 살아남은 비결은 ‘빅 텐트’ 정당이었기 때문이다. 공화당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MAGA 계열 이외에 남부의 기독교 보수, 동부 금융자본, 중서부 농민, 안보 보수, 재정 보수(티파티), 낙태·이민을 지지하는 중도파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이 병존하지만, 제명(除名) 형태로 서로를 내치진 않는다.

   보수의 위기가 특정인의 탓만은 아니다. 그래도 가장 책임이 무거운 사람과 세력을 찾아내 일선에서 물러서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보수 재건과 재집권의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첫째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다. 원래 윤 전 대통령은 보수 인사도 아니었는데 ‘구원투수’로 영입됐다. 그런데도 당 대표 경선에 ‘감별사’처럼 관여하는 등 대통합보다 대분열을 조장했다. 김건희 스캔들, 의대 증원 등 총선 패배 책임이 자신에게 있는데도 당 책임으로 몰아붙였다. 12·3 계엄은 정치적 자살이었고, 이재명 대통령을 만든 1등 공신이 됐다. 한동훈 당시 대표 등이 계엄에 반대하고 탄핵에 찬성했기 때문이라는 ‘배신자론’은 적반하장이다. 계엄이 즉각 해제되지 않았더라면 4·19 같은 혁명이 일어났을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이 탄핵되지 않고 계속 버텼다면, 국민의힘 정권은 ‘국민의 힘’에 의해 퇴출됐을 것이다.

   둘째,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폐해다. 한동훈 전 대표 제명은 선사후당(先私後黨) 아니고는 설명하기 어렵다. 느닷없는 단식과 흐지부지 중단, 6·3 선거 직전의 미국 방문, 마스크 차림의 참정권 집회 참석 등은 정상적 판단력조차 의심케 한다. 장 대표와 맞섰던 오세훈·한동훈의 생환은 장 대표에게 던진 국민과 당원의 ‘레드카드’이다.

   셋째, ‘공천=당선’ 선거구에 안주하는 특정 지역, 특히 대구·경북(TK) 국회의원들이다. 당의 최대 수혜자이자 주력임에도 당의 위기에 수수방관한다. 어느 한쪽 편을 들었다가 공천에서 불리해질 것을 염려하기 때문일 것이다. 넷째,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다. 선거 관리에 문제점이 심각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광범위한 투·개표 부정이 있었고, 심지어 이로 인해 이긴 선거를 도둑맞았다는 주장은 차원이 다르다. 사실과 달리 선거 패배 책임을 호도하고, 선거 승리를 위한 변화를 가로막는 게 가장 중대한 잘못이다. 다섯째, 극단적 유튜버들과 거기에 환호하는 세력이다. 일부 유튜버들은 근거가 있든 없든 초강경 주장을 창작해낸다. 갈수록 수위를 높이지 않으면 구독자가 급감하고 수입도 사라지기 때문이다.

   다섯 갈래 세력은 입으론 보수를 외치지만, 실제론 보수에 기생하면서 자산을 훔치고 있다. 보수의 오적(五賊)은 이재명 정권의 오복(五福)이다. 보수 정치의 당면 과제는 명확하다. 한동훈·이준석 등과 ‘빅 텐트’를 펼치고, 정책은 인공지능(AI) 시대에 맞춰야 한다. 윈스턴 처칠도, 박근혜 전 대통령도 한때 보수 정당을 떠났던 적이 있다. K양극화에 대응해 ‘스마트 분배’ 등 정책 대전환도 불가피하다. 2030 세대의 공정 요구까지 담아내면, 기득권 노조에 발목 잡힌 진보 진영보다 앞설 수 있을 것이다.< 이용식, “보수의 오적(五賊)”, 문화일보, 2026.6.15일자. 30면.>

twitter facebook me2day 요즘
412개(1/28페이지)
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글이 잘 안 올라갈때 [1] 환단스토리 220479 2025.09.15
공지 [회원게시판 이용수칙] [4] 관리자 724727 2023.10.05
공지 상생의 새문화를 여는 STB 상생방송을 소개합니다. 환단스토리 896935 2018.07.12
409 [시사정보] 청주고 교정에 포암 이백하 선생 기념비를 건립하자 사진 new 신상구 13 2026.06.16
>> [시사정보] 보수의 오적(五賊) new 신상구 14 2026.06.16
407 [시사정보] 이란전쟁 종전 합의…‘포스트 워’ 리스크에 철저한 대비를 new 신상구 12 2026.06.16
406 [시사정보] 30년 성지 ‘선약국 화상연고’ 드디어 정체 밝혀졌다! new 신상구 24 2026.06.16
405 [시사정보] AI가 무너뜨리는 중산층 사다리 신상구 36 2026.06.15
404 [시사정보] 2000조 육박하는 가계부채… 근본적 대책 마련을 신상구 39 2026.06.15
403 [시사정보] 독립유공자예우법 개정과 후손들 책무 신상구 65 2026.06.14
402 [시사정보] 님의 침묵 100년, 가이아의 역습 신상구 73 2026.06.14
401 [시사정보] AI 시대에 인문학은 무엇인가 신상구 57 2026.06.14
400 [시사정보] 화성 가는 머스크의 꿈 신상구 83 2026.06.12
399 [시사정보] 성전자, 연간 90조 투자로 세계 반도체 기업 ‘1위’…SK하이닉스 4위 신상구 110 2026.06.10
398 [시사정보] 안전사고, 피할 순 없어도 줄일 수는 있다 신상구 96 2026.06.10
397 [시사정보] 책방의 재발견 신상구 94 2026.06.10
396 [시사정보] 냉철한 전략가 젠슨 황 신상구 107 2026.06.09
395 [시사정보] <특별기고> 제71회 현충일을 추모하며 사진 신상구 103 2026.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