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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신고三一神誥」가 인도하는 진아眞我(16)

2021.04.15 | 조회 4601 | 공감 1

18경계로 펼쳐지는

감식촉感息觸 삼도三途 (2)


상생문화연구소 연구원 문계석


‘마음의 방[心房]’, ‘기운의 방[氣房]’, ‘몸의 방[身房]’에는 세 가지 진실한 것, 즉 ‘선善ㆍ청淸ㆍ후厚’와 세 가지 망령된 것, 즉 ‘악惡ㆍ탁濁ㆍ박薄’이 서로 마주치어 뒤섞이는데, 이것들이 출입하는 세 길[三途], 즉 ‘감感’ㆍ‘식息’ㆍ‘촉觸’ 삼문三門이 있다.


세 문을 통해서 출입하는 표징들은 각기 6가지씩 총 18가지 경계로 전개된다. ‘감’의 문으로는 ‘희喜ㆍ구懼ㆍ애哀ㆍ노怒ㆍ탐貪ㆍ염厭’의 마음이, ‘식’의 문으로는 ‘분芬ㆍ란爛ㆍ한寒ㆍ열熱ㆍ진震ㆍ습濕’의 기운이, ‘촉’의 문으로는 ‘성聲ㆍ색色ㆍ취臭ㆍ미味ㆍ음淫ㆍ저抵’의 접촉이 표출된다.



생각의 문

먼저 ‘감感’의 문으로 드나드는 구체적인 것은 무엇인가?

생명체는 마음의 ‘선善과 악惡’이 마주치며 뒤섞이는 곳이다. 진실한 성[眞性]은 마음을 통해 ‘선’을 확장하려고 하지만, ‘악’이 외부로부터 자극을 받아 ‘선’을 물들임으로써 ‘진실한 성’을 파괴하려 한다.


‘마음의 방’에는 자극이 들어오는 6가지의 문이 있는데, 그 문은 ‘희ㆍ구ㆍ애ㆍ노ㆍ탐ㆍ염’으로 구분된다.


여기에서 ‘희’는 기뻐하고 즐거워하고 행복해하는 생각이 드나드는 문이고, ‘구’는 두려워하고 무서워하고 당황하는 생각이 출입하는 문이고, ‘애’는 슬프고 불쌍하고 가련해하는 생각이 드나드는 문이고, ‘노’는 노여워하고 짜증내고 성내고 화내는 생각이 출입하는 문이고, ‘탐’은 탐내고 좋아하고 욕망하는 생각이 출입하는 문이고, ‘염’은 싫어하고 괴로워하고 미워하는 생각이 드나드는 문이다.


삼신에서 받아 나온 진아眞我의 심성心性은 6가지 의식작용을 통해 ‘선’을 실현하려 하지만, 마음에는 외부의 자극으로 ‘악’이 ‘선’을 방해하고 파괴하여 변질된 사고思考가 자리한다.


기쁨[喜]의 문은 외부의 자극으로 ‘선’이 ‘악’에 물들어 다양한 각도의 즐거움이 넘나들고, 두려움[懼]의 문은 외부의 자극으로 ‘악’에 물든 여러 가지의 근심 걱정이 왕래하고, 슬픔[哀]의 문은 외부의 자극으로 ‘악’에 물든 갖가지 애련과 슬픔이 드나들고, 노여움[怒]의 문은 외부의 자극이 들어와 ‘악’에 물든 여러 방식의 성냄과 화냄이 출입하고, 탐욕[貪]의 문은 외부의 자극으로 ‘악’에 물든 갖가지 탐욕이 드나들고, 싫어함[厭]의 문은 외부의 자극으로 ‘악’에 물든 다양한 정도의 증오가 표출되어 출입한다.


‘감’의 문을 넘나드는 생각들은 현실적으로 실재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와의 접촉을 통해 마음 안에서 끊임없이 생겨나고 사라지는 일시적인 의식에 지나지 않는다. 이것들은 모두 생멸계生滅界에 근거를 두기 때문에 충동적이고 허망한 생각들이다.


따라서 ‘진아’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외부와의 접촉을 끊고 생각의 흐름을 멈추는 것이다. 이를 ‘지감止感’이라고 하는데, 생각의 움직임을 멈춘다는 뜻이다.


‘지감’은 ‘희ㆍ구ㆍ애ㆍ노ㆍ탐ㆍ염’ 6가지 마음의 문을 통해 넘나드는 생각을 그침으로써 마음의 요동을 멈추는 것이고, 궁극으로는 무념무상無念無想의 경계로 들어가 마음의 평정平靜과 적정寂靜에 도달하는 것이다. ‘지감’은 불가佛家에서 마음에 들끓고 있는 욕정을 끊어내고 삼매경三昧境에 드는 선정주의禪定主義에 대비하여 이해해볼 수 있을 것이다.




호흡의 문

다음으로 ‘식息’의 문으로 드나드는 구체적인 것은 무엇인가?
생명체는 기운의 ‘맑음[淸]과 탁함[濁]’이 마주치며 뒤섞이는 곳이다. 진실한 명[眞命]은 생명기운을 통해 ‘맑은 기운’을 확장하려고 하지만, ‘탁한 기’가 외부로부터 자극을 받아 ‘맑은 기’를 물들이고 교란함으로써 ‘진실한 명’을 파괴하려한다.

생명기운의 방[氣房]에는 ‘기’가 들고나는 6가지의 문이 있는데, 그 문은 ‘분ㆍ난ㆍ한ㆍ열ㆍ진ㆍ습’으로 구분된다. 여기에서 ‘분’은 초목草木에서 나오는 향기가 넘나드는 문이고, ‘난’은 시체가 썩어 문드러져 나오는 죽음의 기가 출입하는 문이고, ‘한’은 원활한 생명활동을 방해하는 차가운 기가 드나드는 문이고, ‘열’은 생명활동을 죽이는 뜨거운 열기가 왕래하는 문이고, ‘진’은 바싹 마른 기운이 드나드는 문이고, ‘습’은 음습하고 축축한 기운이 넘나드는 문이다.


삼신에서 받아 나온 진아眞我의 기명氣命은 6가지 호흡작용을 통해 ‘맑은 기’를 확장하려 하지만, ‘생기生氣’에는 외부의 자극으로 ‘탁한 기’가 ‘맑은 기’를 물들이고 교란하여 변질된 기운이 자리한다. ‘생기’는 호흡을 통해 ‘맑고 탁한 기’의 흐름과 강약을 조절할 수 있는데, 더럽고 탁한 기를 정화하고 변질된 기를 배출하여 깨끗하고 맑은 기를 지속해나갈 수 있다.


향기[芬]의 문은 생명활동에 필수적인 산소를 흡입하여 ‘탁한 기’를 정화淨化하고, 순수하고 맑은 생명의 향기를 유지할 수 있게 하고, 문드러짐[爛]의 문은 생명을 구성하는 세포가 썩어 문드러져 나오는 기를 정화하여 생명활동을 지속할 수 있게 하고, 차가움[寒]의 문은 냉철한 한기를 조절하여 온화한 생명체를 유지할 수 있게 하고, 뜨거움[熱]의 문은 광분狂奔한 몸의 열기를 조절하고, 마름[震]의 문은 몸의 건기를, 축축함[濕]의 문은 몸의 습기를 조절하여 순수한 생명의 기를 유지할 수 있게 한다.


‘식’의 문으로는 호흡작용을 통해 몸 안에 있는 탁한 기[濁氣]를 중화하여 내보내고, 밖에서 신선한 기를 몸 안으로 받아들여 ‘맑은 기[淸氣]’를 확장하는 것이다. “(맑은 기가 몸에서) 순환이 잘 이루어지면 병이 없고, (맑은 기가 몸에서) 순환되지 못하면 병이 든다[通卽不痛 不通卽痛]”(『東醫寶鑑』 「雜方篇」)고 하였듯이, 몸에서 맑은 기운이 원활하게 순환해야 생명활동이 왕성하게 이루어질 수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생기’가 병이 들어 생명체의 수명이 단축되거나 요절하게 된다. 따라서 ‘진아’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호흡조절을 잘 하여 몸 안의 탁해진 기운을 정화하고 맑은 기운이 순환하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조식調息’인데, 숨을 조절한다는 뜻이다.


‘조식’은 호흡법呼吸法을 통해 ‘분ㆍ란ㆍ한ㆍ열ㆍ진ㆍ습’ 6가지 문으로 들고 나는 기운을 조절하여 생명활동이 원활하게 운행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삼신으로부터 받은 ‘진아’의 수명을 온전하게 지킬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조식’의 호흡조절법은 대표적으로 ‘양기연성養氣煉性’을 위주로 하는 도교계통道敎系統의 수련법에 비유하여 이해할 수 있다.




접촉의 문

마지막으로 ‘촉觸’의 문으로 드나드는 구체적인 것은 무엇인가?
생명체는 정기의 ‘돈후[厚]’와 ‘천박[薄]’이 마주치며 뒤섞이는 곳이다. ‘진실한 정[眞精]’은 몸을 통해 ‘진실한 성性’과 ‘진실한 생명[命]’을 조율하고 주재하여 ‘정기精氣’의 돈후함을 확장하려고 하지만, 외부로부터 자극을 받아 ‘천박’이 ‘돈후’을 물들이고 ‘진실한 정’을 교란하고 파괴하려 한다.

몸의 방[身房]에 외부의 자극이 들어오는 문은 6가지가 있는데, 그 문은 ‘성ㆍ색ㆍ취ㆍ미ㆍ음ㆍ저’로 구분된다.

여기에서 ‘성聲’은 귀를 통해 들어오는 자극으로 은은한 소리도 있지만 괴성怪聲이나 기괴奇怪한 소리도 있고, ‘색’은 눈을 통해 들어오는 자극으로 온화한 색도 있지만 현란眩亂한 색감이나 암울暗鬱한 색감도 있고, ‘취’는 코를 통해 들어오는 자극으로 부드러운 냄새도 있지만 악취惡臭나 독취毒臭도 있고, ‘미’는 혀를 통해 들어오는 자극으로 달콤한 맛도 있지만 신랄辛辣한 맛도 있고, ‘음’은 성적인 교접을 통해 들어오는 자극으로 자연스런 것도 있지만 음란한 것도 있고, ‘저’는 살과의 저촉抵觸을 통해 들어오는 자극으로 감미로운 접촉도 있지만 고문拷問과 같은 압박도 있다.


삼신에서 받아 나온 진아眞我의 신정身精은 6가지 접촉작용을 통해 정기의 ‘돈후’를 확장하려 하지만, ‘천박’이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자극은 ‘천박’이 ‘돈후’를 물들이고 교란하고 파괴하기 마련이다. 이는 ‘천박’이 ‘돈후’를 침범하여 몸의 정기가 마르거나 변질될 수 있다는 뜻이다.


소리[聲]의 문으로는 외부로부터 은은한 소리기운[音氣]이나 날카롭고 현란한 소리기운이 드나들어 진기를 훼손한다. 색[色]의 문으로는 아름다운 색기色氣나 추한 색기가 출입하여 진기를 교란한다. 냄새의 [臭]의 문으로는 은은한 향내[香氣]나 취기臭氣가 넘나들어 진기를 감소시킨다. 미[味]의 문으로는 달콤하거나 해로운 맛의 기운[味氣]이 출입하여 진기를 감축減縮한다. 음란[淫]의 문으로는 자연스런 성교性交나 지나친 난교로 진기를 파괴한다. 저촉[抵]의 문으로는 부드럽거나 지나친 압박으로 말미암아 진기를 훼손한다.


‘촉’의 문을 출입하는 자극은 몸으로 들어와 ‘천박’이 ‘돈후’를 압도하여 몸의 정기精氣를 교란하거나 훼손하거나 소진시킨다. ‘진아’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내 몸이 외부와의 접촉을 금禁하여 ‘돈후한 정’의 요동을 막고 가능한 한 몸 안에 비축된 ‘진기’의 소모를 줄이고 보호하여 생명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이를 ‘금촉禁觸’이라고 하는데, 외부와의 접촉을 금한다는 뜻이다


‘금촉’은 몸으로 들어오는 ‘성ㆍ색ㆍ취ㆍ미ㆍ음ㆍ저’ 6가지 자극을 차단하여 몸의 ‘정기’를 보호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삼신으로부터 받은 ‘진아’의 ‘신정’을 온전하게 지키고 보존할 수 있는 것이다. ‘금촉’은 신체적인 욕망을 절제하는 금욕주의禁慾主義나 견인주의堅忍主義에 비유하여 이해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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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인 생명체로 살아가는 인간은 누구나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욕망에 따라 쾌락快樂을 추구하면서 생명활동을 할 수밖에 없다. 이것이 생명활동의 존재이유일지도 모른다. 그렇다 보니 뭇 인간은 조물주 삼신으로부터 받은 진아眞我를 그대로 유지하지 못한다.


즉 “마음[心]의 ‘선과 악’, 생명기운[氣]의 ‘맑음과 탁함’, 정기[精]의 ‘돈후와 천박’이 서로 뒤섞여 18경도에 따라 제멋대로 내달리면서 나고, 자라고, 늙고, 병들고, 죽는 고통으로 떨어지게 될 수밖에 없다[善惡 淸濁 厚薄 相雜 從境途任走 墮生長消病歿 苦]”(「삼일신고」)는 것이다.


이러한 고통의 나락에서 벗어나 진아로 살아갈 수 있는 길은 없는가? 진아가 되는 첩경은 바로 「삼일신고」에서 제시한 “지감”, “조식”, “금촉”의 수행법에서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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