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를 들고 오신 아버지

2014.11.11 | 조회 6118

소고를 들고 오신 아버지


김숙이(59세) / 인천주안도장

5월 21일 수요치성 때 도장에서 인터넷 방송에 맞춰 도공을 했습니다. 열심히 지기금지원위대강을 읽으면서 도공을 하는데 10여 분이 지나자 어릴 적 바닷가에서 제祭를 지내던 광경이 그림처럼 지나갔습니다. 저는 친정이 경상북도 바닷가라서 어렸을 적부터 정월 대보름과 2월 초하루에 바닷가에서 제祭를 지내고 떡도 먹고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는 돌아가신 선친先親께서 옆에 와 앉으셨습니다. 평상시에도 태을주 도공이나 수행을 할 때면 아버지께서 옆에 오셔서 같이 하는 것을 느끼곤 합니다. 아버지는 갓을 쓰셨고 하얀 도포를 입고 손에는 소고를 들고 계셨습니다. 저와 함께 한창 도공을 하다가 아버지께서 ‘이거 들고 한번 쳐볼래? 이걸 들고 치면 도공이 잘 될 거다’ 하시며 저에게 소고를 건네주셨습니다. 소고를 받아들고는 직접 손에 들지는 않았지만 마치 손에 든 것처럼 쳤습니다. 좀 있으니까 ‘네가 요즘 감기가 걸려 기침을 많이 하는구나. 가슴을 두들겨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한참 가슴을 치고 있는데 가래가 뭉쳐 올라왔습니다. 중간에 화장실에 가서 가래를 뱉어내고 입을 헹구고 다시 성전에 들어와 도공을 시작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다시 ‘네가 천도식을 준비하고 있구나. 고맙다’고 말씀하시며 매우 만족해하셨습니다. 저는 7월에 천도식을 하려고 날짜를 잡아둔 상태입니다. 아버지는 자손에게 벌어지는 일들을 훤히 알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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