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서 가을 상생의 세상을 열어 주신 상제님


여름에서 가을로 다리를 놓아 주신 상제님


‘왜 천상의 상제님이 꼭 오셔야 했는가?’


이제 상제님이 오시지 않으면 안 되었던 필연적인 이유를 우주 변화의 이법 차원에서 살펴보겠습니다.

봄철은 오행으로 목木입니다. 아래에서 위로 솟구치며 생명을 탄생시키는 봄기운이 목입니다. 그리고 거기서 지엽枝葉이 나와 분열하는 여름은 불[火]기운입니다.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것은 목생화木生火이기 때문에 이때는 그다지 큰 변혁이 없습니다. 내내 같은 양도陽道 변화로, ‘생장·분열 운동’을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름에서 가을로 갈 때는 ‘질적인 대변화’가 일어납니다. 여름은 양기로 분열 · 성장을 하지만 가을은 음기로 수렴· 통일을 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오행의 변화로 말하면, 여름철 화기와 가을철 금기가 충돌하여 화극금火克金이 됩니다. 불기운이 서방 금 기운을 이깁니다. 실제로 불과 쇠가 만나면 쇳덩어리가 불에 완전히 녹아 버리지 않습니까? 때문에 조화가 안 일어납니다. 여기서 질적인 대변화가 일어나는데 그것이 바로 가을개벽 상황입니다.




이때는 음양을 조화하여 통일시키는 토土가 개입하여 화를 받아들임으로써 화생토火生土·토생금土生金 해서 가을로 들어갑니다.


천지조화의 중심 토 자리에 계시는 분이 우주의 주재자이신 상제님이십니다. 그 상제님이 화생토·토생금으로 다리를 놓아 주시기 위해 인간 세상에 오신 것입니다. 이것은 오직 여름에서 가을로 건너갈 때 단 한 번 일어나는 ‘우주적인 사건’입니다.



가을 우주의 질서, 상생


앞에서도 말했지만, 상제님이 오셔서 선천의 상극 질서를 끝맺고 새로 열어 주신 가을철 신천지의 질서, 그것이 바로 상생입니다.


나의 도는 상생相生의 대도이니라. (2:18:1)


상생은 후천 가을 세상의 창조 법칙으로서 조화의 질서요, 평화의 도요, 대통일의 원리입니다.


내가 이제 후천을 개벽하고 ‘상생의 운’을 열어 선善으로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리라. (2:18:3)


선천은 천지비天地否요, 후천은 지천태地天泰니라. 선천에는 하늘만 높이고 땅은 높이지 않았으니 이는 지덕地德이 큰 것을 모름이라. 이 뒤에는 하늘과 땅을 일체로 받드는 것이 옳으니라. (2:51:1~3)


상생 질서로 돌아가는 가을 세상인 후천에는 억음존양, 남존여비 문화가 사라지고, 정음정양正陰正陽, 남녀동권을 바탕으로 하는 새 문화가 열립니다. 후천은 조화와 화합의 세상으로 남녀 차별, 인종 차별, 빈부 차별 같은 모든 불평등이 없어지고 모두가 나름대로 대접받는 세상이 됩니다.


후천에는 대자연도 ‘정음정양’의 변화를 합니다. 1년의 날수가 365¼일에서 360일로 바뀌고, 음력 양력이라는 개념이 없어집니다. 달력을 잘 만들어서 어린애가 태어날 때 선물로 주면 그것 하나로 평생을 쓰게 됩니다. 그리고 춘하추동의 구분이 사라져 사계절이 늘 따뜻한 봄이 됩니다. 극한과 극서가 없어져서 지구촌은 청화 명려淸和明麗한 낙원으로 바뀝니다. 참으로 멋진 세상이 아닙니까?


천지와 인간이 완전한 조화를 이루는 이 가을 세상이 바로 기독교에서 외친 하나님의 왕국이며, 불교에서 소망해 온 용화 낙원이고, 도교의 유토피아인 삼청三淸 세계이며, 유학자들이 꿈꾸어 온 대동 세계입니다.


그 세상은 한마디로 ‘열린 우주’입니다. 이 열린 우주에서는 인간의 영성과 마음 문이 활짝 열립니다. 인간의 의식이 전 우주에 울려 퍼져서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 인간과 신명이 자유롭게 소통을 합니다. 그리하여 모든 존재는 ‘모두가 하나’라는 생명 의식으로 우주적 차원에서 살아갑니다.

사실 지나간 선천 세상은 닫힌 우주였습니다.


선천은 삼계가 닫혀 있는 시대니라. (4:6:1)


이 말씀과 같이 그동안 선천에는 인간의 마음, 언어, 사회 제도, 신앙생활에 이르기까지 현실 문화 속의 수백, 수천 가지가 다 닫혀 있었습니다. 그래서 선천에는 무엇을 깨달았다고 해도 결국 닫힌 세계 속에서 성취한 제한적인 깨달음에 그칠 뿐입니다. 지금 인간과 인간, 인간과 신명, 그리고 각 문화권이 서로 소통이 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장차 후천의 열린 새 우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닫힌 우주의 신앙관, 세계관, 자연관을 뛰어 넘어야 합니다. 여름에서 가을로 갈 때는 막혀 있는 모든 벽을 넘어서는 것이 참으로 중요합니다.


그런데 이에 대해 증산 상제님께서는 “선천 관습 고치기가 죽기보다 어려우니라”(9:208:5)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기존의 관념을 철저하게 버린다는 것이 죽기보다 어렵다는 말씀입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여름철 상극 문화권의 닫힌 틀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비로소 가을 우주를 건설하는, 천지성공으로 가는 문턱을 넘어설 수 있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