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제님이 밝혀 주신 신명 세계


상제님이 밝혀 주신 신명 세계


천지간에 가득 찬 것이 신


대우주의 중심에는 상제님이 계십니다. 그리고 천지신명이 있고 각 개인의 조상신도 있습니다. 이 모두가 신의 세계를 이룹니다. 증산 상제님은 성자들 신명을 비롯한 천지 안에 있는 모든 신의 존재를 밝혀 주시고 다 인정해 주셨습니다.


따라서 증산도의 신관은 다신관입니다. 다신관이면서도 우주의 통치자 하나님을 최고 조화주 하나님으로 섬깁니다. 한마디로 유일신 문화와 다신 문화가 통합되어 있는 ‘일원적 다신관一元的多神觀’입니다.

그럼 인간 세상만큼이나 다양하게 분화되어 있는 신명 세계에는 어떤 신명들이 있을까요?
신명은 크게 사람으로 살다가 죽은, 사람의 형상을 한 ‘인격신’ 과 천지만물에 내재하는  ‘자연신’ 이 있습니다.




인격신으로는 우선 인류 문명을 발전시킨 종교가, 수행자, 철학자, 과학자 들의 영신인 문명신文明神과 도통신道統神이 있습니다. 공자, 석가, 예수, 마테오 리치 신부, 진표 율사, 최수운 대신사 같은 분이 여기에 속합니다.


그리고 각 민족이 창세 하나님으로 받들고 있는,  ‘각 민족 시원 문화의 창조자’인 지방신이 있습니다. 동방 한韓민족을 주재하는 지방신은 삼성조三聖祖(환인 천제, 환웅 천황, 단군왕검)이며, 중국 한漢민족의 주신은 반고이고, 일본 민족의 주신은 천조대신(아마테라스 오미가미)입니다. 유대족이 모시는 창조주 ‘만군萬軍의 야훼’도 사실은 중동의 지방신입니다. 유대 민족만의 하나님이란 말입니다.


이 외에도 깊은 한을 품고 죽은 자의 신명인 원신寃神, 실패한 혁명가의 신명인 역신逆神, 각 집안의 조상신인 선령신先靈神 등이 있습니다. 원신 중에서 가해자와 그 후손들에게 앙갚음하기 위해 사람에게 붙어 다니는 신을 특별히 척신隻神이라 합니다.


상제님은 천지의 기강을 바로잡는 신병과 신장으로 구성된 천상의 군대[天軍] 조직도 말씀하셨습니다. 특히 24장將과 28장, 그리고 개벽의 실제 상황에서 하늘과 땅과 인간 역사의 모든 불의와 죄악을 뿌리 뽑고 기강을 바로잡는 48장의 역할을 강조하셨습니다. 48장은 천상 옥추문玉樞門을 지키는 신장들입니다.


그런데 인격신만이 아니라 자연신의 세계를 알아야 인간의 위치에서 자연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나아가 자연 속에서 인간의 존엄성도 제대로 깨칠 수 있게 됩니다.
고구려 벽화를 보면 자연신의 모습이 등장합니다. 동·서·남·북 방위를 주장하는 신, 봄·여름·가을·겨울의 사계절을 주관하는 신, 해신, 달신, 바람신, 구름신 등 실로 다양합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유목민이나 농경 사회에서는 보편적으로 이러한 자연신에 대한 인식이 있었습니다. 고대 그리스 문화에도 자연신들의 다양한 활약상이 나오지 않습니까?
어떤 사람은 자연신을 미개한 신, 저급한 신, 심지어 악마 같은 신으로 취급하는데, 이것은 신의 세계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한 것입니다.


여기서 여름철 말대를 살며 천지성공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꼭 알아 두어야 할 신이 있습니다. 상극 질서로 돌아가는 선천에는 신명계에도 상극 기운이 작용하여 남을 해치려고만 하는 신이 존재합니다. 인간의 삶을 흔들고 어지럽혀 죽음으로 떨어뜨리는 사악한 신명인 복마伏魔가 그것입니다. 복마는 항상 엎드려서 기회만을 노리고 있기 때문에, 상제님께서 엎드릴 복伏 자를 써서 복마라고 하셨습니다. 복마는 ‘사악하다’ 하여 사신邪神, ‘일이 잘 안 되게 해코지를 한다’ 하여 마신魔神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복마가 우리 삶을 어떤 모습으로 괴롭히고 파괴하는지, 복마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제7장에서 자세히 이야기하겠습니다.



천상 신명 세계의 구조
그러면 이렇게 다양하고 무수한 신명들은 천상에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요?


하늘로 올라간 신명은 각기 비슷한 생활환경이나 의식 구조를 가진 신명들끼리 모여 삽니다. 그러다 보니 영적 수준에 따라 여러 계층이 생기게 됩니다. 신명 세계는 세상에서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천국과 지옥, 천당과 연옥 등으로 단순하게 구별되는 세계가 아닙니다. 오히려 인간 세계보다 구조가 훨씬 복잡한 곳입니다.


상제님은 김송환 성도를 통해 천상 신명계가 영적 수준에 따라 9천九天으로 펼쳐져 있음을 밝혀 주셨습니다.


송환이 ‘하늘 위에 무엇이 있는지 그것만 알면 죽어도 소원이 없겠습니다.’ 하니 상제님께서 ‘하늘이 있느니라.’ 하시니라. 송환이 다시 여쭈기를 ‘하늘 위에 또 하늘이 있습니까?’ 하니 말씀하시기를 ‘있느니라.’ 하시매 또 여쭈기를 ‘하늘 위에 또 하늘이 있습니까?’ 하니 말씀하시기를 ‘또 있느니라.’ 하시고 이와 같이 아홉 번을 대답하신 뒤에 ‘그만 알아 두라.’ 하시니라. (4:117:2~5)


9천으로 벌어진 신명 세계는 저층으로 내려갈수록 의식 수준이 더 낮고 이기적이며 자기중심적인 신명들이 모여 삽니다. 반대로 상층으로 올라갈수록 영적인 경계가 우주적 차원으로 더욱 확대되어 천지와 더불어 함께하는 성신聖神들이 살고 있습니다.


1천과 2천은 지옥, 연옥의 세계이고, 3천은 아스트랄계, 4천은 순미純美의 세계입니다. 심령 종족psychic tribe 집단, 유교·불교·기독교 같은 종교 문명권은 6천과 7천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주의 최고 주재자이신 증산 상제님은 선천 시대 동안 9천에 있는 옥경玉京에 계십니다.



그런데 상제님께서는 대우주가 횡적으로도 광대무변하게 열려 있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하늘도 수수천 리이고, 수많은 나라가 있어 이런 평지에서 사는 것하고 똑같다. (5:280:7)


‘하늘에도 수많은 나라가 있다’, 이 말씀은 광활한 우주에 하늘나라 문명권이 헤아릴 수 없이 펼쳐져 있음을 밝혀 주신 것입니다.


광활하게 펼쳐진 우주! 별을 관찰하는 천문학자들에 의하면 1천억 개의 별이 모여 하나의 은하를 이루고, 그 은하가 다시 1천억 개 이상이 있다고 합니다. 물론 그 속에는 다양한 영적 세계도 존재합니다.


도교의 경전에 따르면 천상에는 서른 세 개의 하늘[33천]이 있습니다. 즉, 동서남북에 각각 8천이 있어 횡적으로 32천이 펼쳐져 있고, 그 중앙 최고 정상에 대라천大羅天이 있습니다. 32천에는 각 하늘을 다스리는 천주天主가 있고, 대라천에 있는 하늘나라의 수도, 옥경에는 횡적으로 펼쳐진 하늘과 종적으로 펼쳐진 하늘을 모두 통합해서 다스리시는 대우주의 통치자, 옥황상제님이 계십니다.


인간으로 오신 우주의 통치자 증산 상제님께서 신도적 차원에서 볼 때 이 우주가 33천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밝혀 주셨습니다.(5:208) 상제님께서 드러내 주신 천상의 구조를 생각해 보건대, 이 우주는 물질계와 신명계가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다차원의 복합 문명 세계임을 알 수 있습니다.



열째 하늘, 지구
이제 후천 가을개벽과 함께 신명 세계에도 대전환이 일어납니다. 가을 개벽기는 모든 것이 근원으로 돌아가 결실을 맺는 때로서, 이때 신명의 영적 진화도 열매를 맺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그 열매는 우주 가운데 어디서 맺어지는 것일까요?


우주의 모든 공력은 땅에서 결실을 합니다. 신명들도 하늘이 아닌 땅에서 열매를 맺습니다. 신명이 인간으로 살던 지구가 바로 영적 진화의 완성처가 됩니다.


선천은 건도乾道 시대로서 양 기운이 지배하는 때입니다. 만물의 분열이 양수[天數][1·3·5·7·9]의 끝수인 9까지 벌어집니다. 그래서 신명계도 수직으로 9천까지 벌어져 있고, 지존 무상하신 상제님이 9천에 계시는 것입니다.


그러나 곤도坤道의 시대인 우주의 가을철에는 상제님께서 지상에 내려오심으로써 지상이 열째 하늘이 됩니다. 지구가 음수[地數][2·4·6·8·10]의 끝수이며 완전수인 10수 하늘[10천]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후천이 되면 신명계와 인간계가 하나로 합쳐진, 곧 신인神人이 합일合一하는 세상이 지구상에 펼쳐집니다. 후천 통일 문명이 지상에 열리는 것입니다.

그때는 신명들이 손에 손을 잡고 전부 지상으로 내려옵니다. 조상신이 일제히 자손 줄을 찾아 내려와 자손과 함께 영원한 복락福樂을 누리며 조화선경 세상에서 살아갑니다.


 

진리 구성의 삼박자, 이理·신神·사事
동서양 종교, 철학, 과학에서 탐구해 온 진리의 근본 틀을 들여다보면,  ‘이理·신神·사事’로 압축이 됩니다.



그 중에서 현실 세계를 보는 밑바탕이 이理, 즉 ‘우주 변화의 이법理法’입니다. 이 우주 변화 원리에는 “하늘과 땅과 인간과 만물이 어떻게 태어나 살아가는가?” 하는 물음에 대한 답이 들어 있습니다.


그 핵심이 바로 상제님께서 밝혀 주신 우주 1년 순환 주기입니다. 우주 1년의 주기적인 변화로 현실 세계가 열리고 닫힙니다. 밤이 되면 잠을 자고 낮이 되면 일을 하는 인간의 하루 생활이든, 선천 5만 년 동안 인류 역사가 전개되어 온 큰 틀이든, 모든 것이 우주 섭리를 바탕으로 전개되는 것입니다.

 
오늘날 문명은 그동안 수많은 사람이 대자연 속에 깃들어 있는 변화 질서를 찾아내어, 더욱 행복하고 밝은 세상으로 만들어 나가기 위해 노력한 결과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삶이란 이법을 발견해 나가는 끊임없는 탐구 과정인 것입니다.


그런데 이법만으로는 인간의 삶과 죽음, 인류 문명사에 일어난 모든 문제를 제대로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진리에 대한 인간의 갈급증이 결코 충족될 수 없다는 말입니다. 이 때문에 인간의 마음속에는 ‘진리의 또 다른 얼굴’을 보고 싶어 하는 욕망이 있습니다. 그 ‘또 다른 얼굴’이 바로 신神의 문제입니다.


우주 이법이 하늘에서 그냥 툭 떨어져서 인간과 자연이 태어나고 현실 역사가 전개되는 것이 아닙니다. 이법 세계와 현실 세계 사이에 신이 들어야 합니다. 신이 중간에서 매개 작용을 하여 이법이 현실로 실현되는 과정이 바로 이 세상의 사건, 인사人事입니다.


인간 역사에 전개되는 크고 작은 모든 사건은 반드시 신명이 개입하여 일어나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에 대해 도를 통할 수 있는 상제님 말씀이 있습니다.


천지간에 가득 찬 것이 신이니 풀잎 하나라도 신이 떠나면 마르고 흙 바른 벽이라도 신이 떠나면 무너지고, 손톱 밑에 가시 하나 드는 것도 ‘신이 들어서’ 되느니라. 신이 없는 곳이 없고, 신이 하지 않는 일이 없느니라. (4:62:4~6)


손톱 밑에 가시가 드는 것, 길을 가다가 누구와 부딪혀 자빠지는 것, 교통사고가 나는 것 등 크고 작은 모든 사건은 신이 들어서 일어나는 것입니다.
물론 이들 신은 사건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인격신도 있고 자연신도 있고, 사신邪神도 있고 정신正神도 있고, 보호신도 있고, 조상신도 있습니다. 『도전』을 정성들여 읽어 보면, 신도 세계에 대해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눈을 뜰 수 있습니다.


이와 신은 진리의 두 얼굴입니다. 이는 공부를 해서 이치로써 깨달을 수 있습니다. 이는 인간이 이성적, 합리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세계입니다. 그러나 신의 세계[神道]는 인간이 제 아무리 지식이 많아도 결코 알 수 없는 세계입니다. 신도神道는 오직 직접적인 체험을 통해서만 알 수가 있습니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수행과 기도입니다.


한마디로 인간 역사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천지 이법도 알아야 하고 신도에 대한 인식과 깨달음도 있어야 합니다.  진리의 두 축인 ‘이법과 신도’를 음양 일체로 볼 수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래야 우리 인간이 태어나서 살아가는 인류의 역사 과정을 바르게 인식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