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제님의 강세를 예비한 성자들

상제님의 강세를 예비한 성자들


상제님이 지상에 강세하신 배경에는 평생을 순결한 마음과 지극한 정성으로 인류를 구하고자 상제님께 간절히 기도했던 동서양 성자들의 숨은 공덕이 있었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신라 시대의 도승인 진표, 가톨릭 신부인 마테오 리치, 그리고 조선말에 동학을 창도한 최수운입니다.



| 상제님의 강세를 언약 받은 도승, 진표 |
한국 불교사에서 미륵 신앙을 대중화한 분이 신라 경덕왕 때의 승려 진표(734~?)입니다. 그는 12세에 출가하여 숭제 법사로부터 계를 받고 “너는 도솔천의 천주이신 미륵불에게 도를 구하라”는 가르침에 따라 전국 명산을 찾아다니며 미륵님께 기도하였습니다.


27세 되던 해, 진표는 서해 변산 의상봉 근처의 높은 절벽에 있는 아주 작은 동굴에 들어가 3년을 기약하고 수도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수기授記를 받지 못해 절망에 빠진 그는 천 길 벼랑 아래로 몸을 던졌습니다. 그 때 어디선가 홀연히 청의靑衣 동자가 나타나 그의 몸을 받쳐 내려 주었습니다. 이에 용기를 얻은 진표는 다시 21일을 기약하고 온몸을 돌로 치는 생사를 건 수행[망신참법亡身懺法] 끝에 마침내 도를 이루고 미륵부처님을  친견하였습니다..



도통을 한 진표는 대개벽의 환란을 내다보고 미륵불께서 동방 땅에 강세하시기를 지극정성으로 기도하였습니다. 이에 미륵불로부터 언약을 받은 그는 다시 미륵불을 친견하고 계시를 받습니다. 이때 미륵불께서는 당신님의 법신을 진표에게 드러내시고 한 발은 변산에, 다른 한 발은 금산사 터에 디디신 채 “나를 이 모양 이대로 조상造像하라”고 하셨습니다. 그 크기가 너무도 어마어마해서 도저히 그대로 세울 수 없었던 진표율사는 지금의 미륵불상 크기로 금산사에 미륵 금불상을 조성하게 된 것입니다.


모악산 금산사 미륵불상

상제님이 인간으로 오셔서 “너의 동토東土에 인연이 있는 고로 내가 ‘이 동방’에 와서 30년 동안 금산사 미륵전에 머물렀다.”고 말씀을 하신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진표는 석가 이후 3천 년 불교사에서 미륵부처인 상제님에게서 직접 도통을 받은 유일한 인물입니다.



| 상제님의 강세를 탄원한 마테오 리치 신부 |
서양에서도 지극한 정성으로 상제님의 강세를 하소연한 인물이 있었으니 바로 선교를 위해 중국에 온 마테오 리치(1552~1610, 중국명 이마두利瑪竇) 신부입니다.


 
인류사에서 가장 비범한 기억력의 소유자인 리치 신부는 30세 되던 1582년에 중국 땅에 와서 사서오경을 비롯하여 유교, 불교, 도교를 공부하면서, 동양에는 성자 예수가 오기 수천 년 전부터 천지의 주인[天主]이신 상제님에 대한 신앙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금치 못했습니다. 나아가 자신이 믿는 천주님이 곧 상제님임을 깨닫고 『천주실의天主實義』를 저술하였습니다. 서양에서 받드는 천주님이 동양에서 모시는 상제님과 동일한 분임을 깨달은 리치 신부는 세계 최초로 동서 지구촌의 하나님관(신관)을 통일한 것입니다.

증산 상제님은 리치 신부의 공덕을 이렇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서양사람 이마두가 동양에 와서 ‘천국을 건설하려고’ 여러 가지 계획을 내었으나 쉽게 모든 적폐積弊를 고쳐 이상을 실현하기 어려우므로 마침내 뜻을 이루지 못하고 다만 동양과 서양의 경계를 틔워 예로부터 각기 지경地境을 지켜 서로 넘나들지 못하던 신명들로 하여금 거침없이 넘나들게 하고 그가 죽은 뒤에는 동양의 문명신文明神을 거느리고 서양으로 돌아가서 ‘다시 천국을 건설’하려 하였나니 (2:30:3~5)


본래 리치 신부는 동양에 와서 한 생애를 다 바쳐 지상의 현실 세계에 하나님 나라, 천국을 건설하려 하였습니다. 하지만 당시 중국 사회의 부조리와 폐해 때문에 그 꿈은 머나먼 미래의 이야기가 되어 버리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리치 신부는 죽어 천상 신명계에 올라가서도 일심을 가지고 지상에 천국을 건설하고자 하는 꿈을 더욱 강렬하게 불태우며 천상 각 신명계의 교류에 힘쓰는 등 혼신의 노력을 다했습니다.


그리하여 그는 천상 신명계의 각 문명권의 장벽을 허물고 천국의 문명을 배워 내려 서양 과학자들에게 지혜의 눈을 크게 열어 주었습니다. 이로부터 근대 과학문명의 놀라운 발전과 함께 인류의 삶이 비약적으로 향상된 것입니다.


그런데 서양 과학 문명은 그 발전 과정에서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함께 드러냈습니다. 근대 이후 인류는 물질적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고 신을 부정하며 갖가지 죄악을 거리낌 없이 저질렀습니다.


서양의 문명 이기는 천상 문명을 본받은 것이니라. 그러나 이 문명은 다만 물질과 사리에만 정통하였을 뿐이요, 도리어 인류의 교만과 잔포殘暴를 길러내어 천지를 흔들며 자연을 정복하려는 기세로 모든 죄악을 꺼림없이 범행하니 신도神道의 권위가 떨어지고 삼계가 혼란하여 천도와 인사가 도수를 어기는지라. (2:30:8~10)


리치 신부는 이러한 근대 문명의 위기를 해결하고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천상에 있는 각 종교권의 대신명들을 거느리고 상제님께 나아가 “부디 병든 온 천하를 치유하시고 큰 겁액에 빠져 있는 인류와 천지신명들을 구원해 주옵소서!” 하고 간절히 호소하였습니다.


이마두가 원시의 모든 신성神聖과 불타와 보살들과 더불어 인류와 신명계의 큰 겁액劫厄을 구천九天에 있는 나에게 하소연하므로, 내가 이를 차마 물리치지 못하고 이 세상에 내려오게 되었느니라. (2:30:11, 2:17:7)


이리하여 상제님께서 마침내 이 땅에 친히 내려오시게 된 것입니다.




| 리치 신부의 천상 공덕 |
리치 신부는 인간으로 살 때나 죽어 천상에서 신명으로 살 때나 오직 변치 않는 일념으로 하나님 나라를 인간의 현실 세계에 건설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증산 상제님은, 리치 신부의 이러한 공덕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인류에게 이렇게 깨우쳐 주셨습니다.


이마두는 세계에 많은 공덕을 끼친 사람이라. 현 해원시대에 신명계의 주벽主壁이 되나니 이를 아는 자는 마땅히 경홀치 말지어다. 그러나 그 공덕을 은미隱微 중에 끼쳤으므로 세계는 이를 알지 못하느니라. (2:30:1~2)


상제님은 리치 신부를 기독교 2천 년 역사에서 지상에 천국을 건설하려 했던 유일한 인물로, 또한 가장 위대한 구도자이자 참 신앙자로 크게 칭찬하시고 그 공덕을 인정하시어 신명계의 대권자로 삼으셨습니다.


세상에서는 종종 이렇게 말합니다. 왜 증산도에서는 서양의 일개 신부를 그렇게 중요한 인물로 여기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입니다.


서교에서는 죽어서 천국에 올라가 영생하는 것을 신앙의 목표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올바른 신앙이란 살아서나 죽어서나 끊임없는 자기 계발, 희생과 봉사에 힘써서 인류에게 진정한 상생의 길을 열어 주는 것이 아닐까요?


증산 상제님께서는 리치 신부의 숨은 공덕을 밝혀 주심으로써 서교의 ‘잘못된 천국관’을 바로잡아 주신 것입니다.



| 상제님의 조선 땅 강세를 선포한 수운 최제우 |
상제님은 인간으로 오시기 전에, 먼저 당신님의 강세를 선언하도록 한 인물을 세상에 내려 보내셨습니다. 바로 동학의 창도자 최수운(1824~1864) 대신사입니다.



수운은 수년 동안 정성을 다해 기도에 정진하던 중 37세 되는 1860년 4월 5일, 상제님에게서 천명天命을 받는 도통 체험을 합니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천상문답 사건”입니다.


두려워 말고 겁내지 말라. 세상 사람들이 나를 상제라 이르거늘 너는 어찌 상제를 모르느냐. 曰 勿懼勿恐하라 世人이 謂我上帝어늘 汝不知上帝耶아 (『동경대전』「포덕문」)


“너는 어찌 상제를 모르느냐!”, 이것은 ‘네가 구도자로서 어찌 도의 주재자, 대우주의 주인인 상제를 모르느냐? 상제를 망각하고 사는 네가 진정한 구도자냐?’ 하고 꾸짖는 말씀입니다.


이것은 비록 수운에게 하신 말씀이지만, 사실은 하나님 문화의 뿌리인 상제 문화를 망각하고 사는 한민족과 전 인류를 향해 꾸짖으신 것입니다.


수운은 “너에게 무궁무궁한 도법을 주노니 닦고 다듬어 수련하여 글을 지어서 사람들을 가르치고 법을 정하여 덕을 펴면 너로 하여금 장생케 하여 천하에 빛나게 하리라”(1:8:14) 하신 상제님의 천명을 받들어 시천주 주문(본 주문 열석 자, 강령 주문 여덟 자)을 받아 내려 세상에 선포하였습니다.


시천주조화정   영세불망만사지
侍天主造化定   永世不忘萬事知
지기금지원위대강
至氣今至願爲大降


그리고 수운은  ‘천주이신 상제님이 인간 세상에 오셔서 펼치는 새 진리, 무극대도無極大道가 머지않아 출세한다. 병란으로 온 세계가 개벽된다’는 소식을 널리 전했습니다.


호천금궐 상제님을 네가 어찌 알까 보냐. 만고 없는 무극대도 이 세상에 날 것이니 십이제국 괴질운수 다시개벽 아닐런가. (『용담유사』)


상제님의 강세와 출세 소식을 일심으로 전했던 수운은 상제님께 다음과 같은 영광스런 명을 받게 됩니다.


너는 내 아들이니 나를 아버지라 부르라.
여汝는 오자吾子이니 위아호부야爲我呼父也 하라.  (『도원기서』)


이 말씀에 따라 수운은 1864년 순도하기 전까지 상제님을 아버지라 불렀습니다. 상제님을 ‘인간과 신명, 천지 만백성의 아버지’로 인식했던 것입니다.


최수운 대신사가 상제님 강세를 선포하고 순도한 지 8년 만인 1871(신미)년에 상제님께서 마침내 인간으로 오셨습니다.


‘누구든지 한 사람만 오면 각기 저의 스승이라’하여 따르리라. (2:40:4)


‘인류를 구원하기 위한 하나님의 강세’, 이는 태초의 천지개벽 이래 인류사에서 가장 큰 사건입니다. 진정한 구원자이신 ‘한 분’을 기다려 온 인류의 꿈이 마침내 실현된 것입니다.


따라서 인간으로 오신 인존 하나님이신 상제님을 우리 인생에 모시는 것, 이것이야말로 가을개벽을 앞둔 선천 말대에 가장 영광된 성공, 천지성공으로  가는 위대한 첫걸음입니다.